[앵커]
오는 24일 개막을 앞둔 도쿄 패럴림픽에 학생들이 단체 관람하는 문제를 놓고 일본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교육적 목적이 크다고 해도 지금 같은 최악의 감염 상황 속에 아이들이 위험을 감수하게 할 수는 없다는 건데요.
도쿄에서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도쿄 올림픽이 개막한 지난달 23일 일본 신규 확진자 수는 4천200명대였습니다.
불과 한 달 만에 일본의 전국 감염자는 2만 명을 훌쩍 넘어 6배나 늘었습니다.
올림픽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그야말로 '감염 폭발' 속에 패럴림픽 조직위원회도 비상입니다.
[나카무라 히데마사 / 도쿄패럴림픽 조직위 운영총괄 : 지금 상황을 보면 대단히 어려운 가운데 개최하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감염자가 나왔을 때 어떻게 할 지 그리고 중증화 했을 때 병실이 크게 부족한 가운데 어떻게 해 나갈지….]
패럴림픽도 올림픽과 같이 무관중 개최가 이미 결정됐습니다.
문제는 학교 차원의 단체 관람입니다.
함께 사는 사회를 배운다는 목적으로 도쿄도 등 3개 지자체가 학생들이 직접 경기장에서 볼 수 있도록 한 겁니다.
단체 관람이 예정된 학생들은 약 17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이케 유리코 / 도쿄도지사 : 패럴림픽 선수들의 퍼포먼스, 경기를 향한 도전 등을 직접 보는 것은 대단히 교육적 가치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침을 놓고 반발 여론이 거셉니다.
일본 정부 전문가들조차 지금의 감염 상황을 '재해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 이동을 최대한 억제해야 할 때 학생 단체 관람을 추진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오미 시게루 / 일본정부 코로나19 대책 분과위원장 : 상황이 상당히 나빠졌기 때문에 이런 가운데 관객을 입장시키는 것이 어떤 일이 될 지 생각한다면 당연한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봅니다.]
단체 관람을 강행하려는 코이케 도지사는 그러나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수학여행은 중단할 것을 각 학교에 요구했습니다.
SNS 등에는 수학여행은 가지 말라면서 감염 위험 속에 패럴림픽을 보러 가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아이들을 통한 가정 내 바이러스 확산 사례가 일본에서 전례 없이 늘고 있다며 단체 관람 추진을 비판했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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