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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촬영 중 "내가 죽였지" 자인...21년만에 죄값 받았다

2021.10.16 오전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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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큐멘터리를 찍다가 화장실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살인을 자인했던 미국의 부동산 재벌 3세가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해 재판을 6년이나 끌었지만 법의 심판을 피하진 못했습니다.

호준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겨우 앉아있는 78세의 부동산 재벌 3세 로버트 더스트.

자산이 수조 원대입니다.

지난달 배심원단은 더스트가 친구를 살해한 것이 맞다는 평결을 내렸고, 마침내 재판부가 형량을 선고하는 날입니다.

[마크 윈덤 / 미 로스엔젤레스 고등법원 판사 : 더스트씨. 법에 따라 가석방이 불가능한 종신형을 선고합니다.]

더스트의 아내 캐슬린은 지난 1982년 갑자기 실종됐습니다.

2000년에는 그의 오랜 친구 수전 버먼이 살해됐습니다.

캐슬린 실종에 대해 뭔가를 알고 있던 친구를 더스트가 살해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지만 증거는 없었습니다.

2013년에는 이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졌습니다. 더스트는 인터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로버트 더스트 / 2013년 HBO 다큐멘터리 촬영 중 : 도대체 내가 뭔 짓을 했던 거야? 물론 내가 다 죽여버렸지.]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화장실에서 내뱉은 이 말로 더스트는 2015년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리고 6년 만에 친구 살해의 죄값을 선고받은 겁니다.

[그레이스 버먼 / 수전 버먼의 친척 : 저 사람이 아주 오래 살길 바랍니다.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살인자로 기록돼야 해요.]

드라마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변호인단은 항소할 계획이고, 검찰은 아내를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도 기소를 준비 중입니다.


그래도 피해자 가족들은 21년 만에 조금이나마 한을 풀었습니다.

[데이비 버먼 / 수전 버먼의 사촌 : 오늘 아침 수전에게 찾아갔어요. 이제 편히 쉴 수 있다고,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해줬습니다.]

YTN 호준석입니다.

YTN 호준석 (junes@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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