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인종차별의 온상 골든글로브의 주요 부문 후보에 올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발표한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에서 '오징어 게임'이 주요 부문을 석권했다. '오징어 게임'은 '텔레비전 시리즈-드라마 작품상'을 비롯해 '텔레비전 부문 남우주연상'(이정재)과 '텔레비전 부문 남우조연상'(오영수) 후보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발표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애플TV+ '더 모닝쇼', 넷플릭스 '뤼팽', FX '포즈', HBO '석세션'과 경쟁한다. 이정재는 '석세션'의 브라이언 콕스, '포즈'의 빌리 포터, '석세션'의 제레미 스트롱, '뤼팽'의 오마 사이와 경합을 펼치며, 오영수는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 '석세션'의 키에란 컬킨, '더 모닝쇼'의 마크 듀플라스, '테드 라소'의 브렛 골드스타인과 경쟁한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등이 출연한 드라마는 전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며 넷플릭스 최고 흥행 작품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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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최초로 가장 영예로운 TV 시상식인 에미상에서의 활약이 점쳐지고 있는 '오징어 게임'이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른 건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미 한국 영화 '기생충'이 골든글로브 후보에 올라 수상까지 이뤄낸 바 있다.
이 가운데 여러 차례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던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신드롬에 걸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올해 2월 개최된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미국 영화 '미나리'를 외국어영화로 분류해 인종차별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당초 골든글로브는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인 영화만 작품상에 오를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대사의 대부분이 한국어인 '미나리'를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렸지만, 미국 영화사에서 제작하고 미국인 감독이 연출한데다 출연진 대부분이 미국인인 지극히 미국적인 작품을 외국어영화상으로 분류했다며 외신으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해 4관왕을 달성했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역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외국어영화로 분류돼,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는데 그쳤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을 비롯해 '미나리'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던 스티븐 연은 골든글로브 연기상 후보에는 오르지도 못했다.
78년 골든글로브 역사상 아시아 감독과 배우가 후보에 오른 건 단 3명 뿐이다. 지난 1957년 일본 배우 우메키 미요시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후 63년간 아시아 배우들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다. 지난 제78회 골든글로브에서도 백인 배우들이 주로 후보 명단을 채워 비판을 면치 못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 과연 '오징어 게임'이 골든글로브에서 낭보를 울릴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한편, '오징어 게임'은 앞서 고담어워즈 작품상 수상, 크리틱스 어워즈 3개 부문 노미네이트 되는 등 미국 현지 시상식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YTN 이유나 (ly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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