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1월 5일 (수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 박성우 특허청 심사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동네 가게의 상호나 메뉴가 유명해지면서 그대로 비슷한 가게를 열어서 문제가 되는 사례를 잊을만하면 한 번씩 접하게 되는데요, 이런 소상공인들의 지식재산권을 침해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특허청이 나섰습니다. 매주 우리의 지식재산권을 지켜주는 박성우 심사관 모시고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성우 심사관(이하 박성우): 안녕하세요. 지식재산권 지킴이 특허청의 박성우 심사관입니다. 슬라생 청취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 이현웅: 가게가 잘되면 그대로 옮겨다가 똑같은 가게나 메뉴를 만들어 파는 사례, 정말 잊을만하면 한 번씩 들려오는 일인데, 어떻게 막을 수 있습니까, 얘기 좀 시작해보죠.
◆ 박성우: 오늘은 한 소상공인의 사연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저는 부산에서 50년째 '해운대갈비'라는 유명한 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 한 손님에게서 '서울에 분점을 냈느냐'는 문의를 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저희집 특유의 조리방법과 사이드메뉴, 그리고 '해운대갈비'라는 상호까지 그대로 딴 집이 서울에서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따로 레시피 특허나 상표 등록을 해두지 않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런 사연입니다. 이런 경우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현웅: 레시피부터 상호까지 똑같으면 도용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요. 한편으로는 '해운대갈비'라는 이름이 좀 흔하게 느껴져서, 상표 등록을 안 했다면 보호 받을 수 있을지 걱정되긴 하네요.
◆ 박성우: 그렇죠. 이 사례는 실제로 있었던 '해운대암소갈비집'의 사연인데요. 최근에 한 예능프로에서 가수 이상순 씨의 친척이 한다고 해서 또 한 번 화제가 됐죠. 이곳은 1964년부터 58년째 영업을 해오면서 연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유명 맛집인데요. 이곳의 조리방법과 상호 등을 그대로 따라한 집이 서울에 나타난 겁니다.
◇ 이현웅: 그 정도면 소상공인이 아니라 거의 대기업 수준인 것 같은데 이런 곳도 지식재산권 분쟁에 휘말리는군요.
◆ 박성우: 그렇습니다. 이곳은 갈빗살 양쪽에 칼집을 내는 '다이아몬드 칼집' 방식의 갈비구이와, 독특한 무쇠 주물 불판 가장자리에 제공되는 '감자사리' 등이 대표메뉴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조리방법과 사이드메뉴, 상호는 물론이고 간판의 글씨체까지 똑같았다고 합니다.
◇ 이현웅: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서울에도 생겼네?’ 하겠어요,
◆ 박성우: 네, 그래서 소비자들이 이 집을 부산 '해운대암소갈비집'의 서울 분점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했는데요. 하지만 상표나 특허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고소를 하게 됐어요.
◇ 이현웅: 지식재산권을 등록하지 않았어도, 다행히 보호받을 방법이 있네요.
◆ 박성우: 그렇습니다. 하지만 1심에서는 부산 해운대암소갈비집이 패소를 하게 되는데요. 아까 아나운서님이 말씀하셨듯이 '해운대'라는 지리적 명칭에 서비스 제공 내용을 의미하는 '암소갈비'가 결합한 것이라서, 다른 집과 다르게 차별화된 뭔가가 있다, 라는 식별력이 미약하다고 본 겁니다.
◇ 이현웅: 그러게요.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부족하다고 할까, 참 안타까운 경우인 것 같아요.
◆ 박성우: 하지만 부산 해운대암소갈비집에서는 이에 불복해서 항소를 했는데요. 1천 명의 소비자를 상대로 설문조사까지 해서, 해운대암소갈비집을 누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확인한 끝에 결국 승소를 하게 됩니다.
◇ 이현웅: 그럼 서울에 생긴 가게는 더 이상 해운대암소갈비집 상호를 사용할 수 없는 건가요?
◆ 박성우: 그렇습니다. 재판부는 "피고 식당은 원고 식당의 명성, 신용, 고객흡인력, 품질에 대한 신뢰도에 무단으로 편승한 것”이라고 보았고요. 결론적으로 피고가 서울에서 '해운대암소갈비집'을 사용하는 것은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이현웅: 그렇군요. 그럼 해운대암소갈비집 상표권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 박성우: 제가 키프리스에서 확인해보니 부산 '해운대암소갈비집'의 또 다른 이름인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집'이 2020년 12월에 상표 등록이 되어있고요. '해운대암소갈비집'은 엊그제 1월 3일에 출원 공고되었고, '해운대 암소갈비집 SINCE 1964'는 출원만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 이현웅: 그렇군요. 다행히 승소하긴 했지만, 상표나 레시피를 미리 등록해뒀더라면 고생을 좀 덜 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드네요.
◆ 박성우: 그렇습니다. 그래서 제가 항상 지식재산권 출원을 빨리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을 드리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상표권을 비롯해서 제품의 모양이나 포장에 대한 디자인권을 등록하는 방법도 있고요. 조리방법에 대해서는 특허권 또는 영업비밀로 보호가 가능합니다.
◇ 이현웅: 그렇군요. 또 아까 얘기 중에 나온 부정경쟁방지법을 통해서도 보호받을 수 있는 거죠?
◆ 박성우: 물론입니다. 지식재산권을 등록하지 않은 경우에도, 부정한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탈취하거나 영업비밀을 침해할 경우 부정경쟁방지법을 통해 보호가 가능한데요. 하지만 역시 가장 좋은 건 소상공인 스스로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겁니다.
◇ 이현웅: 그러게요. 그런데 요새 코로나 상황이기도 하고, 소상공인들이 먹고 살기 바쁘시니까 지식재산권까지 신경을 쓰기가 쉽지 않겠어요.
◆ 박성우: 네, 그래서 특허청에서는 소상공인들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서 여러 가지 지원사업을 준비해두고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올해부터 신설되는 '소상공인 IP 역량 강화' 사업입니다. 전국에 있는 지역지식재산센터에서 지식재산 기초교육을 진행하구요. 상표나 디자인, 레시피 등을 출원해서 권리화할 수 있도록 전문가 컨설팅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 이현웅: 그럼 모든 지식재산권에 대해서 한 번에 지원하는 거네요?
◆ 박성우: 그렇습니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진행했는데, 그중에 춘천 감자빵 피해 사례가 있었어요. 혹시 들어보셨나요?
◇ 이현웅: 소상공인 제품을 대기업에서 따라했다는 사례 아닙니까?
◆ 박성우: 네, 이 피해 사례에 대해서도 컨설팅을 진행했는데요. 이 소상공인이 가지고 있던 상표 '카페 감자밭'은 원래 카페, 식당 등의 오프라인 분야에서만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사업이 온라인으로 확장되면서 상표의 권리범위도 확대될 필요가 생긴 거죠. 그래서 인터넷 판매 등 다른 분야에서도 상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추가 출원을 도와드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과 차별화되는 ‘토마토 바질 감자빵’ 신규 레시피를 개발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여 특허도 출원하였습니다.
◇ 이현웅: 오 정말 반가운 소식이네요. 이런 사업은 더 널리 알려야 될 것 같은데, 어디서 어떻게 신청할 수 있나요?
◆ 박성우: 지역지식재산센터 홈페이지 또는 대표번호 ☎1661-1900으로 신청하실 수 있고요. 전국 지역지식재산센터에 직접 방문하셔도 자세한 안내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이미 지식재산권 피해를 입었다 하는 경우에는, '공익변리사 특허상담센터'를 통해서 무료상담과 국선대리인의 소송대리 등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소상공인 여러분의 많은 이용을 바랍니다.
◇ 이현웅: 알고 보니까 이런 독특하고 기특한 지원 사업들이 많이 마련돼 있었네요. 소상공인들이 오늘 방송 많이 들으셨기를 바랍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박성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