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대선은 적잖은 유권자들에게 '더 좋은 후보'가 아니라 '덜 나쁜 후보'를 고르는 씁쓸한 선거이기도 했습니다.
후보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 막말이 오가는 상호 비방전에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녔습니다.
황보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정확하게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덮었지 않습니까?]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그래서 특검하자니까요!]
대선 기간 이어진 네거티브 공방은 마지막 TV 토론에서 거친 신경전으로 요약됐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성남시장 재직 시절 추진된 대장동 개발사업을 둘러싼 의혹은 핵심 인물들의 녹취록과 검찰 진술 내용이 나올 때마다 아전인수식 진실공방으로 번졌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난달 26일 의정부 유세) : 진짜 몸통이 엉뚱한 사람 잡아놓고 적반하장…. 이런 걸 후안무치라고 해요, 그렇죠? 얼굴이 두꺼워 가지고, 그래도 그렇게 두껍진 않더라고, 색깔 변하는 거 보니까.]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난달 24일 수원 유세) : 8,500억 김만배 일당 몇 사람 호주머니에 들어가고 다 없어진 걸까요? 아니면, 많은 공범이 나눠 먹었을까요? 이런 사람이 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습니다.]
각 당 지도부와 선대위도 가세해 상대 후보의 인격과 능력을 깎아내렸습니다.
[송영길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22일 논산 유세) : (윤석열 후보는)어디 술자리 앉아서 소주, 맥주, 폭탄주 먹을 때 막 신이 나서 눈이 반짝반짝하는 게 보입니다. 그런데 우리 서민들의 경제 문제 물으면 몰라요. '아몰랑'입니다.]
[이준석 / 국민의힘 대표 (지난달 17일 부산 유세) : 소고기는 왜 그렇게 좋아합니까? 소도둑 아닙니까, 여러분! '소탐대실', 소고기를 탐하다가 대통령 자리를 잃는다는 소리가 우스갯소리로 등장하는 게 지금의 선거입니다.]
후보 배우자들이 각각 허위 이력과 주가조작 가담, 과잉의전과 공금 유용 의혹에 휩싸여 차례로 대국민 사과 회견을 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습니다.
[김건희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배우자 :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습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김혜경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배우자 (지난달 9일) :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이후 양강 후보 배우자들이 사라진 선거판에서는 마지막까지 부동시와 장모 땅 투기 의혹, 대장동 추가 녹취와 문건 보따리에 주술 공방까지, 난타전이 이어졌습니다.
[심상정 / 정의당 대선 후보 (지난 1일 고양 유세) : 정당성 없는 후보들이 대통령이 되면 더더욱 지금 이 삿대질이 5년 내내 더 극단적인 진흙탕 정치로 치달을 겁니다.]
여야가 진흙탕에 나뒹군 20대 대선.
국민은 더 좋은 대통령보다 덜 나쁜 대통령을 고심하고, 희망보다 실망을 먼저 본 씁쓸한 선거로 기억하게 됐습니다.
YTN 황보연입니다.
YTN 황보연 (hwangb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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