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박정호 / 명지대 특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전 세계 투자자 재산 48조 원이 증발한 '루나 사태 '의 파장이 큽니다.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도 막대한 것으로 우려되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도 쉽지 않은데요. 이번 사태가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쇼 미 더 경제'에서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정호]
안녕하세요.
[앵커]
루나·테라 폭락 사태. 일주일 사이에 재산가격이 99.999% 폭락했다고 하죠. 하루아침에 휴짓조각이 된 건데 사실은 그렇게 폭락 보도가 나오고 나서 그 이후에도 더 떨어진 것 같아요.
[박정호]
맞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셨습니까?
[박정호] 사실 전문가들 중에서는 언젠가 한번 이런 상태가 일어날 것 같다는 우려를 참 많이 했었고요.
[앵커]
경고의 목소리가 많이 있었습니까?
[박정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난다면 피해 규모가 적은 형태로 아니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인식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지금 가상자산은 규제가 없는 곳이기 때문에 과거 규제가 없었던 시절에 많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 또는 비공정한 관행들의 돈거래들이 여기에서도 고스란히 목격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우리나라에서 1980년대 주식시장이 조금 더 활성화되기 시작한 초반에 있었던 여러 가지 불공정 관행들 중에서 일부 여기에서도 적지 않은 형태로 비슷한 형태가 목격되고 있고요.
예전에 역사적으로 동인도회사 일어나고 주식투자의 어떤 거래문화가 형성됐을 때도 여러 가지 불편부당한 행태들이 있었는데 그 모습들이 이번 코인시장에서도 일부 목격된 것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투자규모의 피해나 피해 인원 규모가 너무 커서 다들 되게 놀란 상황입니다.
[앵커]
국내에만 이 코인에 투자한 분이 28만 명 정도 된다고 하죠. 저는 코인에 투자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리고 루나와 테라가 처음에 보도가 나왔을 때는 굉장히 소규모의 영세한 부분이 아닐까 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전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손꼽히는 가상화폐였고요.
그런데 이게 이름은 스테이블코인이라고 하는데 전혀 안정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작동하는지 가상화폐인지 간단하게 설명해 주시죠.
[박정호]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스테이블 코인은 여타 코인이 변동성이 큰 것에 반해서 이건 가치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코인입니다. 그래서 테라 같은 경우에는 1테라라는 테라를 1달러에 무조건 고정시키겠다는 건데요.
그러면 그 코인이라는 가상자산을 어떻게 1달러로 환율에 고정시킬 수 있느냐. 이걸 고정시키기 위해서 다른 스테이블 코인 같은 경우에는 금이라든지 실제 달러를 준비자산으로 실제 사놔서.
[앵커]
실물자산을 담보로 하는 거군요.
[박정호]
맞습니다. 그걸 해놓고 그 가치를 유지시키는 담보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요. 루나, 테라는 그렇게 실물자산을 매입한 것이 아니라 테라라는 것의 코인의 가치를 1달러에 유지시키기 위해서 루나라는 또 다른 코인을 발행하는 겁니다.
그래서 테라 가치가 떨어질 경우에는 루나를 발행해서 그렇게 해서 모은 돈으로 테라의 가치를 다시 올려놓고 반대로 테라 가치가 너무 높아졌을 때는 오히려 많이 발행됐던 루나는 다시 거둬들이는 이런 형태로 테라를 1달러에 유지시키겠다는 전략인데요.
실질적인 가치가 없는 또 다른 코인으로 또 다른 코인의 담보를 잡는다? 여기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의구심을 가졌던 분들도 많습니다.
[앵커]
지금 화면에도 간단한 도식이 나왔습니다마는 알고리즘으로 테라와 루나를 여동시켜서 테라를 1달러에 고정시킨다는 그런 원리죠.
[박정호]
그런데 이게 깨졌던 가장 큰 이유는 갑자기 한 2~3일 만에 테라의 가치가 40% 가까이 떨어져서 0.6달러까지 폭락한 겁니다. 그랬더니 많은 사람들이 이거 루나도 가치가 떨어지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양쪽 코인의 시세가 동시에 떨어지다 보니까 이번에 이렇게 99% 가까운 폭락에 이른 거죠.
[앵커]
왜 폭락한 건가요, 그러면?
[박정호]
여기에 대해서 여러 가지 설들이 있습니다. 원래부터 이런 것들이 워킹할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었는데 코인을 코인으로 담보한다는 것이 전 세계적인 달러가치 상승 속에서 이것의 허상이 드러난 것이다, 이렇게 진단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또 일부에서는 일순간 너무 많은 매도자금이 동시에 일어난 것들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코인 시장에서도 한순간에 많은 자산가치가 떨어져도 돈을 벌 수 있는 경로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일부에서는 나름대로 이걸 단기간에 폭락시켜서 돈을 벌려는 또 다른 세력들의 장치가 과도하게 작용한 게 아닌가 이렇게도 보기도 합니다.
[앵커]
일종의 작전세력이 개입했을 수도 있다는 그런 얘기인가요?
[박정호]
그렇죠.
[앵커] 그래서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불렸던 루나, 테라 폭락 사태를 보고 이게 결국에는 일종의 사기 아니었나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박정호]
사실 루나, 테라에서 가장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던 파트는 이 코인을 구매한 사람에게 연수익률 20%의 수익률을 고정해서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요즘 사실 20% 이자를 고정이자로 지급해 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거거든요.
바로 무리한 어떻게 보면 확정이자 수익에 대한 약속. 이것 때문에 일종의 폰지 사기가 아니냐라는 우려를 하고 있는 건데요. 폰지 사기라고 하면 앞서 받은 투자자들에게 약속된 이자를 뒤의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그 이자를 대신 납부해 주는 거예요.
이렇게 해서 계속 순환적으로 대응하는 건데. 이번에도 그런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닌가라고 지금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데요. 사실 제가 이렇게 명확하게 말씀드리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코인시장은 어떠한 제도나 정책이 가미된 곳이 아니기 때문에 공권력에서 이런 문제가 있었을 때 수사를 한다든가 아니면 그동안 이러한 경로까지 흘러가는 과정에서 여러 공시자료를 통해서 왜 이렇게 됐는지를 추적할 수 있는 근거가 아무것도 없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여러 설들만 난무한 상황이죠.
[앵커]
작동 과정도 불투명하고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고 그렇군요. 그런데 루나, 테라를 만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한국 사람이 개발한 거죠. 그런데 테라를 부활시키겠다면서 또 다른 블록체인을 만들겠다고 했어요. 이게 어떤 의미입니까?
[박정호]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우리가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CEO로서 본인이 어떻게 보면 도덕적인 책임을 느끼고 실제 뭔가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목소리였는지 아니면 더 큰 뭇매를 피하기 위한 면피용 발언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이런 지금 테라라는 또 다른 코인을 가지고 다시 그런 걸 만들어서 이전에 피해 본 사람들에게 그 코인을 다시 갱생시켜서 다시 뭔가 벌충시켜주겠다는 것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도 그리고 이렇게 큰 실패를 한 사람에게는 그런 기회를 과연 또 다른 줄까라는 의구심들이 많기 때문에 사실 여기에 또 너무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는 혹시 피해자가 있다고 하신다면 저는 조금 조심스럽게 접근하실 것을 권해 드리고 싶어요.
[앵커]
워낙에 가상화폐 시장 자체가 기존의 금융시장과는 전혀 다른 논리로 작동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여기에 투자를 하거나... 물론 투자하시는 분들도 작동원리를 잘 모르고 투자하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을 것 같기는 합니다.
기존에는 은행이 있거나 금융당국이 개입하고요. 서로 간의 신용을 기반으로 해서 움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에는 은행도 없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것이죠. 그렇다 보니까 더더욱 이렇게 폭락사태가 벌어졌을 때는 신뢰가 흔들리게 되고 불안감이 확산될 것 같습니다.
이번 사태가 가상화폐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게 바로 그런 맥락인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박정호]
저도 비슷하게 진단하고 있습니다. 흔히 뱅크런이라고 하죠. 어떤 은행이 파산을 하게 될 경우 혹시 내가 거래하는 은행도 파산하는 거 아니야라는 의구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예금을 다 인출해 가고요.
그래서 그게 실제 다른 은행의 파산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테라 사태로 인해서 많은 분들이 가상화폐 시장, 가상자산시장에 대해서 크게 실망하신 분들이 있고요. 그뿐만 아니라 좀 더 확산해서 직접투자, 자신이 여러 가지 직접적으로 투자하기 위한 노력을 했던 분들에 대한 큰 회의감을 가져왔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불과 2~3년 전만 하더라도 주식시장에 투자하시는 분들과 코인시장에 투자하는 분들이 구분이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한 2~3년 지난 지금 보면 주식시장과 코인시장에 동시에 투자하는 이런 분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코인시장에서 어떻게 보면 불편부당한 일들이 생기고 또 최근에는 주식시장에서도 불공정거래와 관련된 여러 가지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런 것들은 우리나라의 건전한 투자문화를 저해시키고 개인들이 이런 자본시장 또는 금융시장에 직접 투자하려는 문화를 앞으로 크게 훼손하는 것 같아서 좀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게 가상화폐시장 앞으로 어떻게 될 건가 이게 관심인데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게 오히러 전화위복이 될지 아니면 이 시장에 대한 신뢰가 많이 흔들려서 오히려 신뢰를 잃어버리는 계기가 될지 잘 지켜봐야 될 것 같은데요.
이를테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교수 같은 경우에는 이번에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글이 있더라고요. 이번 루나 폭락 사태를 보고 기존에도 비트코인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던 학자로 유명합니다마는 과연 십 몇 년 동안 가상화폐가 이렇게 발전했지만 투기 이상의 의미가 있느냐.
이 화폐로 식료품 하나 살 수가 없는데 굉장히 부정적으로 진단했습니다. 피해자만 양산되고 있고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박정호]
사실 우리가 가상자산을 바라볼 때 꼭 기억하셔야 될 게 있습니다. 이건 일종의 자연법칙이 아니에요. 원래 자연적으로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인위적인 노력에 따라서 그것의 형질과 형태, 특성이 계속 달라지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이 가상자산에 대해서 뭔가 이렇다 할 뚜렷한 성과라든가 부가가치, 또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한 것이 아직까지 목격되지는 않고 있어요.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많은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들이 이 가상자산이라는 형태를 활용해서 뭔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려는 노력들은 루나 사태 이후에도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가상자산이 지구상에 완벽하게 없어지는 세상은 당연히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요. 그렇다면 이렇게 엄연하게 수많은 사람들이 투자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자금이 들어간 시장을 오히려 우리가 양성화하거나 안정적으로 발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여기에 적합한 규제가 들어가야 된다고 판단되고요.
이번에 대통령의 공약에 보면 가상자산시장을 제도화해서 안정적인 투자문화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인 보완을 빠르게 하겠다는 공약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사태를 타산지석 삼아서 조금 더 빠른 제도적 안착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제도적 보완책이 있나요?
[박정호]
지금 이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거래들을 공정하게 하는지 또는 불공정하게 하는지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혀 없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어떤 특정인 두 사람이 시세를 인위적으로 올리는지, 그리고 인위적으로 떨어트리는지 아니면 사전에 누군가가 거래와 관련된 정보를 먼저 아는지 이런 것들을 다 제어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규제가 전혀 없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조금 정보를 앞서서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적잖은 자본을 가지고 각 코인시장의 가격을 교란할 수 있는 세력들이 분명 유리한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예전에 70~90년대 증시에도 이런 것들을 없애기 위해서 수많은 제도적 보완이 일어났는데 이제 가상자산시장에서도 그런 제도적 보완들이 좀 더 들어가야 될 것 같아요.
[앵커]
그런 일종의 규제책 그리고 지금 얘기되고 있는 것들을 보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라든가 여러 가지 논의가 앞으로 구체적으로 이루어지겠죠. 이제 마지막으로 그러면 투자하시는 분들 입장에서 이 점만은 유의하시고 투자해야겠다, 그런 점 있습니까?
[박정호]
이번 테라, 루나 사태가 이렇게 많은 피해가 일어났던 이유는 한국인들이 너무 좋아하는 요소들이 많았었어요. 한국인들은 안정적인 확정적인 수익을 좋아하는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 코인은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안정성을 강조했던 코인이고요. 그리고 확정이자 20%를 주겠다고 또 다른 형태로 고정적인 수익을 약속해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 그것도 굉장히 많은 학력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 전도유망한 사람이 만든다.
여러 가지로 이 코인에 대해서는 기대가치를 품을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았던 것이죠. 그런데 제가 지금 말씀드렸던 그런 요소는 실제 이 가상화폐가 실제 워킹하는지, 실제 그런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췄는지를 하나도 설명해 주지 않는 요소들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가상자산에 계속 투자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정말 단순히 CEO가 누구라더라, 이건 고정적이라더라. 이런 문구에만 현혹되지 마시고 실제 그것이 어떤 비즈니스모델로 작동하는지를 좀 면밀히 바라봐주시기 바라고요.
그리고 가상자산시장은 아직까지 투명한 시장이 아닙니다. 조금 노골적으로 말하면 이런 시장에는 악당들이 꼭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여기에 굳이 투자를 하실 때는 큰 손실도 볼 수도 있다, 이런 마음 각오까지 갖고 투자하셨으면 합니다.
[앵커]
본인 투자액을 굉장히 소액만 하는 그런 접근법도 유효하겠네요.
[박정호]
그럴 수도 있겠죠.
[앵커]
알겠습니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이런 가상화폐 시장. 물론 여러 가지 미래의 가능성도 함께 갖고 가는 그런 미지의 세계입니다마는 여러 가지로 리스크도 동반되니까 유의해서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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