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 줄곧,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면서 국민의힘 내홍에 선을 그어왔습니다.
취임 100일 기점으로 민생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와중에 여의도 발 '대형 악재'가 길어지면서, 국정 동력을 어떻게 마련할지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 우연한 기회에 윤석열 대통령의 속내가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이후 꼭 18일, 침묵하던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을 거칠게 직격 했습니다.
[이준석 / 국민의힘 전 대표 (지난 13일) :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의 위기입니다. 저에 대해서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당 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문자 파동'에도 윤 대통령은 단 한 차례 관련 언급을 한 적이 없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지난 17일 기자회견) : 다른 정치인들께서 어떤 정치적 발언을 하셨는지 제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고!]
길어진 국민의힘 내홍 속에, 어렵사리 비대위 체제가 첫발을 뗐고, 윤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연찬회까지 찾아 '당정 원팀,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는 물론 여성가족부 폐지, 3대 개혁 논의 등 첨예한 숙제가 빼곡한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심기일전도 다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 25일) : 국민의 어려운 부분들을 제대로 긁어드리고, 제대로 고쳐드릴 수 있는 그런 유능한 정당과 정부라고 하는 것을 제대로 보여드리기 위해서….]
하지만 이튿날 주호영 비대위원장에 대한 직무정지를 하라는 가처분 인용 판결이 나오며 집권 여당은 다시 한 번 격랑에 빠져들었습니다.
당정대가 하나가 돼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겠다는 다짐이 무색하게, 당장 집안 갈등부터 해결해야 할 처지가 된 겁니다.
게다가 '이재명 원톱 체제'로 새 출발을 눈앞에 둔 거대 야당 민주당은 진작 맹공을 시작했습니다.
[우상호 /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 지금 윤석열 대통령, 잘하고 있습니까? (국민은) 취임한 지 100일 만에 대한민국이 이렇게 엉망이 됐냐고 한탄하고 있습니다.]
20%대 지지율로 고전하는 윤 대통령은 연일 민생 행보에 힘을 쏟고 있지만, 여의도가 새 정부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모습입니다.
당무에 수차례 선을 그은 데다, 뾰족한 해법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실은 국정 동력을 어떻게 확보할지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법이 아닌 정치로, 일정 부분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도 보수 원로를 중심으로 나오는 분위기입니다.
YTN 조은지입니다.
YTN 조은지 (zone4@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