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용사인 90대 할아버지가 네일숍을 찾은 사연이 전해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손톱 깎으러 네일숍에 찾아오신 할아버지'라는 제목으로 최근 경기 안양의 한 네일숍 사장이 자신의 SNS에 올린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에는 네일숍 사장 A씨가 할아버지의 손톱을 정성스럽게 다듬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영상 자막에 "손이 떨려서 못 깎으신다고 지하철 타고 오셨다더라. 우리 할아버지가 생각났다"고 적었다.
할아버지는 깔끔하게 다듬어진 손톱을 보고 "예쁘다"고 감탄하며 가격을 물었고, A씨는 "30분 미만이라 돈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그냥 가면 안 된다. 내가 주고 싶은 대로 주겠다"며 5000원 지폐 한 장을 꺼냈다.
A씨가 거듭 만류하자 할아버지는 "다음에 또 오겠다"며 한사코 돈을 건넸다.
이 영상은 94만 회 이상 조회되며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후 A씨는 지난달 21일 노인의 두 번째 방문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는 노인 손님의 정체도 공개됐다. 그는 올해 93세로 6·25 참전용사이기도 하다. A씨의 네일샵을 지나갈 때마다 손님이 없는 매장 모습을 보며 월세 걱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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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에는 세 번째 영상이 공개됐다. 이번에는 노인이 쓰고 온 6·25 참전유공자 모자도 함께 공개됐다. 노인은 이번엔 계란빵을 사와 A씨와 손님들에게 나눠줬고, A씨도 떡을 나누며 훈훈한 대화를 나눴다.
이날은 손톱 정리를 마친 뒤 발톱 정리까지 들어갔다. 할아버지 손님은 "이런 호강을 다해본다"며 깔끔해진 발톱을 보며 만족스러워했다.
A씨는 "할아버지 댁은 20분 정도 거리인데 매주 목욕 나오실 때 우리 가게를 지나신다"며 "그때 눈이 마주치면 제가 들어오셔서 따뜻한 차 한잔하고 가시라고 말씀드린다. 수줍게 들어오셔서 6·25 전쟁 이야기보따리 한참 풀고 가신다"고 했다.
이 영상은 1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도 확산해 화제를 모았다.
누리꾼들은 "따뜻한 이야기다. 사장님 정말 천사다. 번창하시길", "안 좋은 소식만 듣는 요즘인데 울컥했다", "이런 이야기로만 가득 찬 날들이 됐으면 좋겠다", "노인분들이 손톱, 발톱 깎기를 참 어려워하신다. 피도 많이 본다", "우리 할아버지도 유공자셨고 살아생전에는 정말 용모에 신경 쓰던 분이셨다. 할아버지가 그립다"는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뉴스팀 박선영 기자
YTN 박선영 (parks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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