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대근 앵커, 안보라 앵커
■ 출연 : 김백겸 서울 용산서 이태원파출소 경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특보]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번 참사 당시 현장에서 혼자 인파를 통제하려고 고군분투해 화제가 됐던 인물, 바로 이태원파출소 소속 김백겸 경사입니다. 감사하다, 영웅이다 이런 반응이 이어졌지만 정작 본인은 유족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전했습니다.
고민 끝에 저희가 김 경사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현장 경찰관의 어려움을 알리고 김 경사의 진심을 그대로전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서입니다. 김 경사 역시 현장에서 끔찍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심적으로 상처를 받았을 수밖에 없는데요. 본인과의 협의를 거쳐 섭외를 진행했고 인터뷰 내용은 트라우마 전문가의 자문을 거쳤다는 말씀 먼저 드립니다. 김 경사님 연결합니다. 경사님, 나와 계시죠?
[김백겸]
네, 안녕하세요.
[앵커]
여러 가지로 어려우실 텐데 인터뷰 응해 주신 점 감사드리고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오늘로 엿새째입니다. 사실 경찰관도 사람인데 매일이 힘드실 것 같아요. 출근은 어떻게 하십니까?
[김백겸]
현재까지는 참사 이후에 조치도 저의 한 역할이기 때문에 출근은 계속 지속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제가 혼자서 교통통제를 했던 것으로 비춰지고 있던 건데 현장에서는 저 말고도 소방구조대원분들, 다른 이태원파출소 경찰관들, 시민분들 모두가 다 합쳐서 압사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펼친 것입니다. 저 혼자만 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앵커]
당시 현장의 고군분투 상황에 대해서 짚어주셨는데요. 현장 통제하는 모습이 찍힌 영상이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신 애쓰신 데 대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요. 혹시 이 영상을 경사님께서도 직접 보셨습니까?
[김백겸]
네, 그 참사 이후에 많은 분들께서 영상을 보셨다면서 저에게 보내주셨는데요. 그렇게 해서 확인을 했는데 참 그때 영상을 보면서도 자꾸 그때 참사 현장이 떠오르고 하니까 조금 마음이 속상하고 그랬습니다.
[앵커]
이렇게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요청에 응하기 힘들었다는 얘기도 저희가 들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요. 그런데 그래도 인터뷰에 응하신 이유가 유가족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말씀 전하고 싶으신가요?
[김백겸]
맞습니다. 자칫 제가 정말 당연히 해야 할 일 가지고 많은 분들께서 잘했다고 칭찬을 해 주고 계시는데 저로서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고요. 그런데 그 당연한 조치가 너무나도 부족했었고 제 부족함으로 인해 유족분들께 더 많은 고인분들을 살려보내지 못해서 너무 죄송하고 면목 없는 마음을 전해 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응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지금도 다시 그때 상황을 떠올리고 유가족에 대한 마음, 고인들에 대한 애도의 마음 때문에 마음이 좀 힘드신 게 다 느껴집니다. 그런데 당시 사실 인파가 너무 많아서요. 김 경사님도 위험한 상황이었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도 몸을 아끼지 않으셨고요.
너무 힘드시겠지만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조금만 더 여쭌다면 처음 경사님께서 출동을 나간 건 현장 통제를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 시비 신고를 받고 나가셨던 거죠?
[김백겸]
네, 맞습니다. 앞서서 몸을 아끼지 않았던 건 저뿐만 아니라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현장에 계셨던 모든 소방구조대원분들, 이태원파출소 경찰관들 그리고 인근에 제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적극적으로 나서주셨던 모든 시민분들이 모두 합심해서 몸을 아끼지 않고 피땀 흘려가시면서 구조활동을 도와주셨습니다.
그리고 저 같은 경우에는 말씀드린 대로 아시다시피 참사 현장 인근에서 시비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었고요. 참사현장에서 뭔가 소리가 들리는 것을 감지했고 무슨 일이 발생했구나 인지를 하게 돼서 같이 출동했던 여성 경찰관 1명과 남성 경찰관 1명, 총 3명이 사람들을 비집고, 참사현장으로 비집고 들어가 보니까 많은 분들이 사람에 깔려서 도움을 요청하고 계시더라고요. 그 상황 속에서도 인근에 있던 시민분들께서 저희 경찰관보다 먼저 구조활동을 펼치고 계셨고요. 그래서 저희도 그분들 따라서 구조활동을 펼쳤습니다.
[앵커]
그렇게 갑작스럽게 현장을 맞닥뜨리고 인파를 정리하는, 그리고 구조를 하는 그런 상황이 참 다급해 보였습니다. 절박해 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저도 참 마음이 아팠는데 그 당시에 심경이 어떠셨나요?
[김백겸]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때 당시 심정은 그저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고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는데 한 명을 구하고 있으면 다른 분들이 제 팔을 붙잡고 구해 달라고 요청을 하셨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제가 잡은 분만 구한다는 건 너무나도 비극적인 상황이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사현장 뒤편에서는 많은 인파가 몰려 있다 보니까 깔려계신 분들께서 계속 점점점 호흡이 가빠지시는 게 보였고 저와 다른 후배 경찰관 직원 1명이 이태원 뒷골목에 가서 그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사람이 죽고 있다, 이동해 달라고 소리 지르며 요청을 했고요.
거기 계셨던 모든 시민분들께서 제 요청에 따라 제가 위치한 장소로 이동해 주셨고 그로 인해서 그 시민분들 덕분에 참사 현장 뒤편에서도 구조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습니다. 그래서 비단 저만의 일로 한 게 아니라 모든 시민분들이 협조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앵커]
당시 영상을 보면 음악소리도 크고 워낙 많은 인파가 운집했었기 때문에 맨 목으로 목이 쉬도록 외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이 모습을 보다 보니까 확성기라도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당시에는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고요?
[김백겸]
맞습니다. 아직까지도 제 스스로도 그때 파출소에 들러서 확성기라도 챙겨갔으면 어땠을까라는 후회 때문에 아직도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물론 제가 너무 판단이 옳지 못해서 단순히 그 상황에서 빨리 사람들을 구조해야겠다는 급한 마음에 빨리 해밀턴호텔 뒷골목으로 달려갔는데 아직도 그게 참 한입니다.
확성기를 좀 더 챙겨갔더라면 좀 더 빠르게 인원을 통제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또 구조활동을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조치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아직도 마음에 한이 남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절대 김 경사님이 지금 그렇게 죄송해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고요.
최선을 다하셨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 그런데 평소에도 이태원파출소 같은 경우에는 늘 출동이 많은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현장 활동에 힘이 부치는 상황은 아닌지, 어떠신가요?
[김백겸]
이태원이라는 지역은 다들 아시겠지만 다수의 술집과 클럽 등이 밀집돼 있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협소한 장소에 많은 인파들이 몰리는 곳이고 그러다 보니까 그 많은 인파들을 다루기에는 아무래도 저희 파출소 인력이 많이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매일같이 주말에도 쉬는 날 없이 직원들이 모두 다 나와서 한 사람, 한 사람 어떤 신고든 적극적으로 나서서 누구나 뒤로 빠지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요. 그로 인해서 마음적으로 신체적으로 힘들어하는 사실을 호소하는 직원들도 많이 있지만 누구 하나 그런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근무하는 직원들로 이뤄져 있는 저희 파출소입니다.
[앵커]
당시 구조활동 직접 진행하셨을 때 경찰분들도 그렇고 소방대원들도 그렇고 말씀하셨다시피 많은 시민들도 도와주셨습니다. 모두가 이 참사를 겪으면서 힘들고 안타까운 기억 때문에 마음이 아프실 것 같은데 시민들의 도움이 당시에 컸다고 또 고마움을 전하고 싶으시다고 제가 전해 들었습니다.
[김백겸]
맞습니다. 저희 소방구조대원들과 경찰관들은 어쨌든 간에 인원이 한정돼 있지만 그 이후에 구조하면서 아무래도 사람이다 보니까 힘에 부치고 있었고 땀을 흘리면서 지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제가 주변에 계시는 시민분들께 소리쳐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조금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이 나와서 구조활동을 도와달라고 하니까 그 말을 들은 즉시 수십 명의 남성분들, 여성분들 할 거 없이 모두가 달려나오셔서 구조활동을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겠냐고 손을 뻗으셨고 이전에 뉴스영상에서 나온 것처럼 4인이 1조가 되어서 환자들을 긴급하게 구급차로 이송할 수 있도록 들춰메고 이동하셨고요. 제 요청에도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주신 시민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저희도 이렇게 당시의 기억을 되새기게 하는 이런 시간이 좀 힘들 것 같아서 여러 가지로 죄송스러운데 지금 그날의 기억 때문에 여러 가지로 힘들다, 이런 얘기를 저희도 전해 들었습니다. 그래도 가족들의 위로가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상황인가요?
[김백겸]
맞습니다. 물론 그전에 앞서 제가 힘들지 않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겠지만 지금 누구보다도 고통을 받고 계실 분들은 바로 유족분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제가 겪고 있는 고통은 제가 감내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견뎌내겠습니다. 다만 많은 분들이 지금 현재로써는 가장 고통을 받고 계신 분들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또 그분들을 위해서 기도하시고 또 진심으로 위로해 주셨으면 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김 경사님 말씀처럼 그런 위로의 마음이 잘 전달되기를 바라고요.
그리고 경사님 최선 다하셨고요. 절대 경사님 잘못 없고 시스템의 문제로 현장 경찰분들, 애쓰신 분들이 오해받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너무 마음 아프신데 이렇게 말씀 전하는 시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울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절대 잘못이라고 여기시지 마시고 부디 안정을 찾으시기 바라겠습니다. 경사님, 오늘 연결 고맙습니다.
[김백겸]
다시 한 번 정말 죄송합니다.
[앵커]
아닙니다. 고맙습니다, 경사님. 죄송합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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