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일선 경찰서 간부가 자신이 해결한 사건 피의자 어머니에게 접근해 여러 차례 부적절한 요구를 한 것으로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이 경찰관은 자신의 행동을 문제 삼은 여성에게 돈으로 사건을 무마하려고도 시도했는데 이런 사실이 드러나 직위 해제됐습니다.
김근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자녀의 일탈로 마음고생을 하던 A 씨.
지난 연말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B 경위의 연락을 받고 술자리에 불려 나갔습니다.
아이 사건을 처리한 B 경위가 계속해서 만남을 요구해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A 씨 : 저희 아이 이름을 말하면서 제가 사건 다 해결해 줬는데 저한테 술 한 잔 사도 되지 않냐.]
마지못해 나간 자리에서 술에 취한 B 경위의 행동은 믿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술을 따르는 척하며 손을 잡는 등 심상찮은 신체 접촉을 여러 번 시도하자 두려움에 빠진 A 씨는 녹음을 시작했습니다.
[A 씨 : 막 이렇게 그냥 스치는 터치가 아니라 그런 스킨십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자녀의 사건을 처리해줬는데 밥이나 커피 한 번 산 적이 없다며 이리저리 말을 돌리던 B 경위는 급기야 부적절한 관계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B 경위 (지난달 27일) : 나 당신이 되게 좋은데, (저도 엄청 감사하죠) 같이 가면, 보면 안 될까. (아, 가끔씩 이렇게 술을 한잔 하고?) 응, 같이 하고, 같이 자고 그러면 안 될까?]
자녀가 연루된 사건을 맡은 현직 경찰관이라는 두려움에 어떻게든 상황을 풀어보려 했지만, B 경위 요구는 더욱 노골적으로 바뀌었습니다.
[B 경위 (지난달 27일) : 나 근데, 집에서 깔끔하게 한번 보고 싶어. 나 진짜, 너무 예뻐요. 나 사랑해요. (저를요? 저를?) 응. (술 그만 드셔야겠다.) 같이 자면 어떨까요.]
A 씨는 집에 잠시 다녀오겠다며 가까스로 자리를 피했습니다.
B 경위는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문자를 받고서야 연락을 멈췄고, 이후 돈으로 회유까지 시도했습니다.
[B 경위 (사건 이후 A 씨와 통화) : 금전적이라도 조금이라도, 어머니 병원이라도 가시고, 그렇게 해서 좀 보답드리고 싶어요.]
현직 경찰관은 사건 관계인과 사적으로 접촉해선 안 되고 불가피할 경우 미리 신고해야 합니다.
하지만 B 경위는 이런 사실을 숨기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근무했습니다.
이 때문에 직속상관과 감찰 부서에서도 YTN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뒤늦게 사실관계를 파악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대상자는 즉시 대기발령 조치하였고 직무에서 배제하였습니다. 앞으로 상세한 조사를 통해 징계 등 후속 조치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A 씨는 B 경위의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경찰 당국의 철저한 처벌을 요구하는 동시에, 법적 절차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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