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축 아파트를 사서 기쁜 마음에 문을 열었더니 바닥이 온통 물바다였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보상 문제 때문에 한 달 넘게 입주가 미뤄지고 있는데, 시행사에서는 돈을 줄 테니 알아서 고치라며 원상복구 의무를 회피했다고 합니다.
제보는 Y, 양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파트 방을 가득 채운 물이 복도까지 흘러넘칩니다.
벽지는 물에 흠뻑 젖었고, 주방 식탁에도 물이 잔뜩 고였습니다.
[주방 다 난리 났네. (주방도 새?) 응.]
지난 1월,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한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찾아갔던 김 모 씨 부부는 문을 열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천장과 벽에서 떨어진 물로 온 바닥이 꽉 찬 상태였던 겁니다.
[김 모 씨 : 현관 쪽 확인하고 딱 여기 들어온 순간 이 복도 쪽부터 물이 있으니까 너무 당황해서 아무 말 못 했어요, 진짜. 아무 말도 안 나오고….]
입주는 당연히 미뤄졌고, 김 씨 부부는 숙박업소를 전전하다 지금은 부모님 댁에 살고 있습니다.
이 방은 물에 흠뻑 젖었던 천장과 벽지를 모두 뜯어낸 상태로 한 달 넘게 방치돼 있습니다.
아파트 공사를 담당한 시공사는 윗집 정수기와 음식물분쇄기 문제라며 직접 위층과 협의하라고 통보했습니다.
입주 전에 생긴 하자라 시공사가 원상복구를 해줘야 하는데도 문제 해결을 떠넘기려 한 겁니다.
아파트 사업을 총괄한 시행사가 이 소식에 깜짝 놀라 직접 대화에 나섰습니다.
시행사에서 내민 합의서에는 시공비 2천140만 원과 보상금, 생활비 등을 더해 4천만 원을 주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김 씨 부부는 누수 재발이나 곰팡이 발생 등 추후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한 A/S 약속이 없고 내용도 기존 합의와 다르다며 거부했습니다.
[김 모 씨 : (구두로 합의했던 것과는 달리) 아트월 부분, 가스쿡탑 이런 것들은 저희 생각과는 별개로 임의로 재사용한다고 해서 견적서를 가지고 오셨더라고요.]
김 씨 부부는 당연히 시행사에서 책임져야 하는 복구공사를 왜 입주자에게 떠넘기냐며 항의했지만, 시행사 관계자는 최종 제안이며 더는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전문가에게 이 상황을 문의하자 합의서에 절대 사인하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조원철 /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명예교수 : 전부 시공업체가 하도록 하세요. 절대 돈 받아서 시공하면 안 돼요. 자기가, 본인이 시공했으면 그다음에 (생기는 문제는) 본인 책임이에요 전부.]
YTN 취재가 시작되자 시행사는 '직접 시공하는 조건으로 다시 합의할 것'이라며 태도를 바꿨습니다.
그러면서, 김 씨가 과도한 요구를 계속해 와서 협상이 깨졌던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려던 게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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