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배승아 양 사건 등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상습 음주운전자들은 형량을 낮추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강민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회원 수가 7만 명인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글입니다.
자신을 음주운전 4진, 즉 4번 처벌받았다고 소개하면서, 음주운전으로 또 적발됐는데 어머니 암 진단서를 제출하면 효과가 있을지 물어봅니다.
게시글 아래엔 '할 수 있다' '힘내라'는 응원 댓글이 줄줄이 달립니다.
음주운전을 거듭해 저지르고도 반성을 모르는 모습입니다.
재판으로 넘어갔을 때 형량을 줄이는 걸 돕는 전문 업체들도 여러 곳입니다.
한 업체에 연락해봤더니, 50만 원을 내면 반성문부터 온라인 교육 수료증까지 모든 서류를 준비해주겠다고 제안합니다.
[A 업체 / 음주운전 감형 전문 : 생활비 이런 부분들이라든지 그런 부분들을 좀 이렇게 써서 보내주시면 저희가 그 부분으로 해서 반성문을 좀 써드리고. (준법정신 교육) 수료증은 바로 오늘 안에 다 발급이 되고요. 상담사 의견서까지. '이 분은 정말 교육 잘 들었다'라는 의견서가 나가요.]
구형량을 낮출 요령이라며 음주운전 근절 1인 캠페인을 해 보라고 가르쳐 주기도 합니다.
[A 업체 / 음주운전 감형 전문 : 옷을 한 3~4벌, 5벌 정도 가지고 나가셔서 이제 갈아입고 여러, 며칠 동안 한 것처럼…하루 만에 몇 시간 만에 끝내셨던 분이 계시는데 그 부분을 누가 확인하는 부분은 아니니까….]
가벼운 처벌을 받을 방법을 이처럼 손쉽게 알아낼 수 있는 데다, 음주운전에 유독 관대한 사법부의 오랜 관행까지 겹치며 '상습 음주운전'이 양산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실제로 음주운전 재범률은 상당히 높아서, 최근 3년 동안 적발된 음주 운전자의 절반에 가까운 16만 2천여 명이 두 번 이상 적발된 이른바 상습범이었습니다.
[서혜진 / 변호사·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 의미 없는 여러 횟수의 반성문 제출, 피해자에 대한 사과 없는 반성문 제출, 이런 것들은 법원에서도 조금 더 면밀하게 봐야 할 것 같아요.]
음주운전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만큼 엄연한 중범죄입니다.
무고한 피해자가 더 나오기 전에, 술을 조금이라도 마시면 운전대를 잡을 수 없도록 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촬영기자 : 김현미
그래픽 : 황현정
취재 : 유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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