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구매대행 카페 "책임 지겠다"...피해 글 올리면 '강제탈퇴'

명품 구매대행 카페 ’먹튀’로 300여 명 피해 추정
카페 운영진에게 책임 묻자 "내년까지 피해 보상"
"변호사 선임비 지원 등 도의적 책임만 질 것"

[앵커]
네이버 최대 규모의 명품 구매대행 사이트에서 이른바 '먹튀' 피해가 연달아 발생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카페 운영진 측은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피해를 호소하는 구매자들의 게시글을 삭제하거나 강제 탈퇴 조치까지 시키면서 논란을 키웠습니다.

김다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네이버 1위 명품 구매대행 카페에서 연달아 발생한 이른바 '먹튀' 피해.

YTN 보도로 알려진 두 번째 사례의 경우, 돈만 내고 상품을 못 받았다고 호소하는 피해자가 300여 명, 피해 금액은 2억 6천여만 원으로 추정됩니다.

카페 운영진을 향해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요구도 제기됐는데, 이에 대해 운영진은 내년까지 피해를 모두 보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보상금을 마련하려면 카페가 원활히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 / 구매대행 사기 피해자 : 이렇게 큰 사건이 터졌는데 카페에서 다른 판매자들이 글을 올리더라, 이건 좀 아니지 않느냐고 문의했을 때 카페가 운영돼야 변제할 수 있는 수익이 난다고 얘기를 해주셨어요.]

하지만 불과 며칠 뒤, 운영진은 변호사 선임비 지원 등 도의적 책임만 질 수 있다며, 피해 금액을 변제하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여기에 화가 나 불만 글을 올렸더니 일일이 삭제됐고, 일부 회원은 '영업 방해' 등을 이유로 강제 탈퇴까지 당했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입니다.

[A 씨 / 구매대행 사기 피해자 : 문의를 드리는 글이나 판매자에 대한 공지를 원하는 글을 회원들이 작성하면 그 카페에서 강제 탈퇴를 당하거나 글이 삭제되든가….]

게다가, 평소 '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며 거래를 독려해 오던 운영진이 사실은 계약을 갱신하지 않아 보험이 만료돼 있었다고 뒤늦게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해명을 듣기 위해 카페 운영진 측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운영진이 '보증보험'이나 '보증된 셀러' 등을 여러 차례 내세우며 신뢰감을 줬던 만큼,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장희진 / 변호사 : 사람들의 신뢰를 보증할 수 있는 문구들을 게시해서 그거를 믿고서 거래가 전개됐기 때문에 운영자한테 충분히 책임을 물을 수도 있는 상황으로 보여요.]

다만, 운영자가 사기 행위에 의도적으로 가담한 게 아니라면 민사상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결국, 피해를 막으려면 해당 사이트가 사기 등 범죄에 연루됐던 적은 없는지, 약관이 지나치게 불리하게 돼 있지는 않은지를 소비자가 직접 확인해야 하는 상황.

소비자를 보호할 더 강도 높은 장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김다현입니다.


YTN 김다현 (dasam0801@ytn.co.kr)

촬영기자 : 김광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