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12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 원유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해군이 사라졌다며 해협 통행을 독려하고 나섰지만, 이란은 주변 민간 선박을 잇따라 공격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연결합니다. 신윤정 특파원!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과 이란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습이군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 시간 11일 기자들과 만나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기뢰 부설 선박 대부분을 제거했다고 밝혔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부설함 60척을 제거했다"며 "이란 해군 거의 모든 함정이 사라졌다"고 말했는데요, 작전을 수행 중인 미 중부사령부가 전날 제거한 기뢰부설함이 16척이라는 발표를 고려하면 정확한 수치를 혼동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회사들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운송 재개를 독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나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세요, 우리는 하룻밤 사이에 그들의 기뢰부설함을 거의 모두 제거했습니다. 지금 60번째 선박까지 제거했습니다.]
미군도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정권이 호르무즈 해협을 따라 위치한 민간 항구를 군사 작전에 활용하며 국제 해운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민간 항만 시설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며 민간인 대피령을 발동해 향후 공습 범위가 항구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에 맞서 이란은 민간 선박 공격으로 맞서며 긴장을 더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이스라엘 회사가 소유한 화물선과 태국과 일본 선적 컨테이너선 등4 척을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경고를 무시한 채 운항했기 때문"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려면 이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는데요, 이란군 중앙군사본부는 "유가가 배럴당 2백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나섰습니다.
[에브라힘 졸파가리 / 이란 중앙사령부 대변인 : 우리는 미국과 시오니스트 정권, 그들의 동맹국에게 단 1리터의 석유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도록 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경고했듯이, 전쟁이 지역 전체로 확산한다면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에 이를 것을 각오하라]
[앵커]
이번 전쟁의 향방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점점 힘을 얻는 모습이군요.
[기자]
이란이 저항을 위해 최후 지렛대로 꺼내 든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통로입니다.
문제는 미국이 이란 해군 전력을 크게 약화시켰다고 해도, 곧바로 해협의 안전 확보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불안이 장기화하면 미국 유권자들이 가장 즉각적으로 체감하는 휘발유 가격도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데요, 올해 11월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외교·안보 성과를 주장하더라도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클레이 시걸 /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프로그램 선임연구원 : 배럴당 110달러에 더 가까워지게 되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소비자들에게 고통스럽고, 아마 선출직 지도자들, 정치인들에게도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는 시장 달래기에도 나섰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이 잘 버티고 있다, 약간의 타격이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덜했다"며 "꽤 짧은 시간 안에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며 "석유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백악관도 유가 급등이 본격적인 문제로 굳어지기 전까지 필요한 조치를 취할 시간이 3~4주 있는 것으로 본다는 보도도 전해졌습니다.
더그 버검 미 내무장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은 세계적 에너지 부족이 아니라 일시적인 운송 차질이라며 각국이 비축유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국제 유가 움직임도 짚어보죠. 국제 유가가 하루 만에 큰 폭으로 반등했군요.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주도한 역대 최대 규모의 전략 비축유 방출 계획에도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에 따른 공급 차질 가능성을 더욱 우려했습니다.
현지 시간 11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1.98달러로 전장보다 4.8% 올랐습니다.
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4.55% 오른 배럴당 87.25달러에 마감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가 32개 회원국이 4억 배럴 규모의 비축유를 방출할 예정이라고 발표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의지를 다시 강조하면서 국제 유가를 낮추는 데 실패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YTN 신윤정입니다.
YTN 신윤정 (yjshin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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