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 가격이 치솟고 있습니다.
폭우나 폭염 같은 이상 기후 때문은 아니고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상황 변화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유가 있는지 살펴볼까요?
'세계의 빵 바구니'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는 '세계의 빵 바구니'로 불릴 정도로 막대한 양의 곡물을 생산합니다.
그래서 지난해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막힐 것이란 위기감에 밀과 옥수수 가격이 급등했었는데요.
실제로 포격과 공습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항구도시에서 출발해 흑해를 거치는 주요 수출 길목이 차단됐고,
치솟은 곡물 가격에 저소득 국가가 가장 먼저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그래서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 하에 타결된 협정이 바로 '흑해 곡물 협정'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선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이 협정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으로 전 세계에 곡물을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오스나트 루브라니 / 우크라이나 주재 유엔 주재 조정관 (지난해 7월) : 이번 합의는 세계적인 식량 위기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전 세계에 중요합니다.]
1년 넘게 전쟁이 이어지는 동안 우여곡절 끝에 세 차례 연장된 협정.
그런데 최근 러시아가 사실상 일방적인 종료를 선언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은 열어주면서 자신들의 농산물과 비료의 수출은 제재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드미트리 페스코프 /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 오늘부로 흑해 협정은 종료됩니다. 이미 푸틴 대통령도 17일부로 협정은 끝난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는 이후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곡물 항구를 공격했고,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식량을 무기화한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 프랑스 대통령 : (푸틴의) 답변은 명확합니다. 식량을 무기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이 큰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는 이에 굴하지 않고,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잠재적인 군사 화물선으로 간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데요.
이 발표 직후, 미국 시카고 상품 거래소 밀 선물 가격이 하루 만에 9%나 급등했습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건데요.
앞으로도 국제 곡물 가격이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한연희 (hyhe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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