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신랑부터, 갓 취업한 사회 초년생까지. 삶의 새 막을 열었던 이들을 떠나보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
그 현장의 처절함을 기억하는 생존자들 마음은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책임소재가 여전히 모호한 채로, 잊혀지고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이에 참사 당시 영상과 119신고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지하차도 초입을 차량 한 대가 달리고 있습니다. 흙빛 물이 밀려온 건 순간이었습니다.
인근 제방이 무너지며 순식간에 물이 차오른 지하차도는 수영장을 방불케 할 정도입니다.
터널 출구 상황도 살펴보겠습니다. 밀려오는 물살에 덩치 큰 버스조차 옴짝달싹 못 하고 있습니다.
대형 화물차를 버스 뒤에 바짝 붙여 밀어보려 하지만 역부족입니다.
그사이에 물은 차창까지 차올랐습니다.
같은 시각, 다시 터널 안 시점입니다. 차량을 버리고 탈출한 시민들,
차도 한쪽 끝 연석을 밟고 힘겹게 빠져나가는 모습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탈출하려던 이 시민들이 잠시 뒤, 반대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터널 입구가 물로 막혀버려 탈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무릎 높이였던 물은 어느덧 가슴팍까지 차올랐습니다.
터널 안에서 오갈 곳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차량에 올라가기 시작하고
잡을 것조차 잃자, 물살에 휩쓸려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공개된 영상은 끝이 납니다.
이 시점에 이들이 선택한 곳, 119였습니다.
[당시 119신고 내용 : (119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네 여기 물이 범람해가지고 버스하고 사람들이 다 갇혔어요 여기. (잠시만요 잠시만요.) 네. 여보세요 (잠시만요.) 네 (선생님 지금 잠깐만 선생님 위치 좀 파악해볼게요. 어디 계신 거예요?) 옥산에서 오송가는데 거기 지하차도요. 공사하는.. (궁평 2지하차도요?) 지금 여기 지하차도... (선생님 지금 블루투스에요? 블루투스?) 지금.. (선생님? 잘 안들려요. 블루투스 꺼보고 그냥 전화해보세요.) 블루투스? (저기 지금 소방차 3대 출동하고 있어요. 선생님.) 네네 (소방차 3대 출동하고 있습니다.) 네네. (알겠습니다. 얼른 갈게요.)]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사회적 관심은 멀어지고 있는 상황. 생존자들도 협의회를 꾸렸습니다.
유족과 생존자들은 부실 대응이 명확한데도 이번 참사에 대한 수사가 진척이 없다며 분노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충북지사와 청주시장, 행복청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충북소방본부장 직무대리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각각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YTN 박희재 (parkhj02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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