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는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3년 7개월 만에 운항을 재개했습니다.
임기를 마치고도 귀임하지 못했던 지재룡 전 중국주재 북한 대사를 비롯해 외교관과 그 가족들이 먼저 돌아간 걸로 보입니다.
중국 현지 연결합니다. 강정규 특파원!
[기자]
네, 베이징입니다.
[앵커]
오늘 베이징 수도 공항에 직접 다녀왔죠?
[기자]
네, 저희 취재진이 포착한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의 착륙 장면 먼저 보실까요?
꼬리 날개에 북한 인공기가 그려져 있는 투폴레스(TU)-204 기종입니다.
평양 순안 공항에서 아침 8시 반쯤 출발해 베이징엔 예정보다 30분가량 빠른 오전 10시 20분쯤 도착했습니다.
고려항공 여객기가 베이징에 내린 건 2020년 1월 북한의 코로나19 국경 봉쇄 이후 3년 7개월 만입니다.
다만, 올 때는 평양에서 별다른 승객을 태우지 않은 걸로 추정됩니다.
입국장에 북한 남성 2명이 빠져나오는 모습이 포착되긴 했는데, 다시 출국장으로 이동을 해서 일반 승객으로 보긴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주로 베이징에서 체류하고 있던 사람들을 태우러 온 비행기란 얘기군요?
[기자]
네, 평양행 항공편은 오후 2시 5분 출발로 공지됐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열린 고려항공 출국 창구에 긴 대기 줄이 섰는데, 대부분 승객들은 마스크를 썼습니다.
정확한 승객 수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여객기 규모로 볼 때 150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3년 7개월 만의 귀국이라 그런지, 카트에 짐을 한가득 씩 싣고 이동했는데요.
골프채나 평면 TV같은 고가품도 보였고, 부직포로 포장한 박스에 누군가의 이름과 주소 등도 적혀 있었습니다.
취재진의 질문엔 이렇다 할 대답을 하지 않았고, 관리자들은 사진을 찍지 말라며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중국 공안들까지 가세해 취재진의 신분증을 검사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지우라고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현장에선 북한 사람들끼리도 반드시 둘 이상씩 움직이라는 지시가 내려져, 개인 행동은 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북한 고위급 인사도 이번에 함께 귀국한 걸로 보인다고요?
[기자]
네, 베이징 시간으로 정오 무렵 VIP 주차장에 검은색 외제차 2대가 들어왔습니다.
'133'으로 시작하는 북한 대사관 번호판을 단 고급 세단과 승합차였는데요.
마스크를 낀 백발 노옹이 주변의 부축을 받아 휠체어로 옮겨타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2년 전, 임기를 마치고도 국경 봉쇄 때문에 귀임하지 못한 지재룡 전 중국 주재 북한 대사로 추정됩니다.
김정남 암살 사건의 여파로 추방당한 김유성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도 그동안 베이징에 머물고 있었는데, 이번에 함께 돌아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 대사관에서 나온 버스 2대가 베이징 공항으로 이동한 것이 목격되기도 했는데요.
따라서 이번엔 베이징에서 4년·5년 이상 근무한 북한 외교관이나 당 간부 그리고 그 가족들이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출국 편은 예정보다 30분가량 지연돼 오후 2시 35분쯤 이륙했습니다.
[앵커]
북한의 코로나19 국경 봉쇄는 사실상 풀렸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코로나19 발병 이전, 평양과 베이징을 잇는 고려항공 노선은 화요일과 목요일 주2회 운항했습니다.
마침 화요일인 오늘 다시 여객기가 뜬 만큼 앞으로도 같은 요일에 운항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도 어제 브리핑에서 고려항공의 평양-베이징 정기편 노선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25일 고려항공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이 운항을 재개할 거란 러시아 매체 보도도 있었죠.
코로나19 발병 이전 고려항공은 중국 베이징과 선양, 상하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노선을 운영했는데요.
다음 달, 항저우 아시안 게임도 앞둔 만큼 상하이를 비롯한 다른 노선도 다시 운항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북한 태권도 선수단이 육로를 통해 압록강을 건넌 데 이어, 하늘 길도 다시 여는 등 단계적으로 국경을 열어 나가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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