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개인 비위 의혹이 불거진 이정섭 차장검사가 어제(20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 수사 지휘에서 배제됐습니다.
검찰은 또 이 차장검사의 접대 의혹 등이 불거진 골프장과 리조트를 압수수색 했는데, 이원석 검찰총장은 명명백백히 의혹을 규명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홍민기 기자!
[기자]
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입니다.
[앵커]
이정섭 검사, 비위 의혹이 불거졌었는데요.
어떤 의혹이 있었는지부터 먼저 정리해 주시죠.
[기자]
네, 이정섭 검사는 이전에도 꽤 이름이 알려진 검사였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부장검사로 근무하면서 유명 아이스크림이나 가구 업체들의 담합 사실을 밝혀내는 등 뚜렷한 성과를 보였는데요.
지난 9월 정기인사에서 승진해 수원지검 2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쌍방울 대북송금,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를 지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국정감사에서 개인 비위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기 시작했는데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은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먼저, 이 차장검사가 딸을 명문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위장 전입을 하고, 마약을 투약한 처남의 경찰 수사를 무마하는 데 개입했다는 의혹입니다.
처남 부탁을 받고 골프장 직원 등의 범죄 경력을 무단으로 조회했다는 의혹도 받습니다.
처가 소유 골프장을 선후배 검사들이 싼값에 이용할 수 있도록 대신 예약해 주고,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폐쇄된 리조트에서 수사 대상인 대기업 부회장에게 접대를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입니다.
이 차장검사는 위장 전입을 제외한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데요.
특히 접대 의혹에 대해선 우연히 만남이 성사된 것일 뿐, 해당 대기업과 관련한 사건도 맡은 적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반면 이 차장검사의 처남댁 강미정 씨는 방송인 김어준 씨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각종 의혹에 관해 직접 입을 열었는데요.
당시 자신도 '접대 자리'에 있었다며, 대기업 부회장 이름을 대고 리조트에 들어갔고, 자신의 남편이나 이 차장검사가 돈을 내는 것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임원이 예약한 곳에 이 차장검사 가족과 간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접대'로 보이는 자리가 많았다고도 말했습니다.
[앵커]
네, 그런데 어제 검찰이 이 차장검사를 다른 곳으로 발령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대검찰청은 어제 언론 공지를 통해, 이 차장검사를 수원지검 2차장검사에서 대전고검 검사로 직무대리 발령낸다고 밝혔습니다.
이 차장검사를 이 대표 수사를 총괄하는 지휘 라인에서 전격적으로 배제한 건데요.
내부 구성원에게 제기된 의혹에 관해 엄정한 기준으로 수사와 감찰을 진행하겠다는 공식 입장도 밝혔습니다.
공석이 된 2차장검사 자리는 강성용 수원지검 1차장검사가 겸임하고, 수사 상황 등을 고려해 다시 채울지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앵커]
같은 날 이 차장검사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졌던데, 그 내용도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처가 소유의 경기도 용인 골프장과 강원도 춘천에 있는 리조트가 압수수색 대상이 됐는데요.
골프장에 대해선 선후배 검사들을 싼값에 대신 예약해 줬다는 의혹을,
춘천 리조트에서는 대기업 부회장에게 접대를 받았단 의혹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여기서 관련자 출입 기록과 예약·결제 내역 등을 확보해 분석하는 거로 알려졌는데요.
민주당이 이 차장검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대검찰청에 고발한 지 한 달여 만에 첫 강제 수사가 이뤄진 겁니다.
[앵커]
이 검사에 대해 검찰 수사와 함께 직무 배제까지 한 번에 이뤄진 건데, 그 배경은 뭔가요?
[기자]
네, 그 배경엔 '진상을 명명백백히 확인하라'는 이원석 검찰총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합니다.
앞서 이 총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원론적 입장 외에 이런 얘기도 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원석 / 검찰총장(지난달 대검찰청 국정감사) : 어떤 일이 있더라도 검사는 자기 손이 깨끗해야 다른 사람에 대해서 단죄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검찰 내부 회의에서 이런 기조를 강조해 온 거로 전해졌는데,
이번 압수수색으로 수사가 외부에 드러나게 되면서 더는 검찰 내부에 '영이 서지 않는다'며 직무 배제 조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다만, 민주당이 발의한 이 검사 탄핵안을 고려해 '선제 조치'를 한 게 아니냔 해석에는,
아직 파면을 정당화할 만한 헌법이나 법률 위반은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탄핵과 관계없이 제기된 의혹은 깔끔하게 밝혀내야 한다는 게 이 총장의 생각이란 겁니다.
[앵커]
네, 이 검사를 둘러싼 향후 전망도 정리해 주시죠.
[기자]
네, 검찰총장이 직접 지시를 내린 만큼 이 검사에 대한 검찰 수사는 더욱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위장전입이나 범죄 경력 무단 조회 등 다른 의혹에 대한 수사도 곧 가시권에 들 것으로 보이는데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도 이 검사에 대한 민주당 고발장이 접수된 만큼, 이 역시 지켜볼 부분입니다.
민주당은 이 검사에 대해 한 차례 거둬들였던 탄핵안을 곧 재발의한다는 계획인데,
이와 함께 검찰의 '제 식구 수사'가 과연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YTN 홍민기입니다.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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