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가을, 제주도와 남부지방에는 이례적인 '가뭄'이 나타났습니다.
아직 강도는 심하지 않고 빈도도 낮지만,
40년 뒤에는 봄보다 가을 가뭄이 더 심각해진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정혜윤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토양 곳곳이 메말라 힘없이 부스러집니다.
밭작물도 점점 생기를 잃어갑니다.
지난해 10월 말, 제주도 서귀포 농가의 모습입니다.
건조한 날씨에 가을 초반 강수량이 평년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면서 '가을 가뭄'이 나타난 겁니다.
이보다 한해 앞선 2022년 가을
제주도와 남해안을 덮친 가을 가뭄은 더 심했습니다.
전남 지역에서는 저수지 바닥이 드러날 정도였습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서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가을 가뭄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여름철에 비나 태풍이 일부 지역으로 집중되고, 가을에 고온과 강수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 가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봄이 아닌 가을에 '가뭄'이 나타나는 건 극히 이례적이고 피해 지역도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가을 가뭄이 잦아지고 그 강도도 봄 가뭄보다 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봄가을 미래 가뭄 전망을 비교·분석한 결과입니다.
탄소 배출 억제에 실패할 경우 40년 뒤(2081~2100) 우리나라의 가뭄 정도를 표현한 지도입니다.
가뭄 기준 4단계 중 3단계 수준의 '극심한 가뭄'이 봄보다 가을에 더 많아지고 남부는 더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은정/APEC 기후센터 기후분석과 연구원 : 봄철과 가을철 모두 가뭄이 심화하지만, 봄철에는 강수량이 다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가을철에는 현재 대비 강수량이 줄고, 기온은 봄철보다도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며, 현재보다 가을철 가뭄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가뭄을 구분하는 4단계 가운데 가장 심한 '이례적 극심한 가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은정/APEC 기후센터 기후분석과 연구원 : 가뭄 강도 중 가장 높은 단계를 이례적으로 극심한 가뭄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현재에는 겪어보지 못한 가뭄이 미래 80년 동안 많게는 4번까지 나타나는 지역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심한 '가을 가뭄'은 다음 해 봄 가뭄으로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물 부족의 악순환이 나타나며 농업과 공업용수에 이어 식수까지 위험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YTN 정혜윤입니다.
영상편집 : 양영운
그래픽 : 지경윤
YTN 정혜윤 (jh03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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