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장 질환을 앓던 8살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부부에게 1심 재판에서 징역 15년의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이들 부부는 최소한의 의식주도 제공하지 않고 지인들과 함께 다른 자녀들도 상습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4월, 8살 A 군이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망 원인은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발생한 '신부전'.
신장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2년 전쯤 확인됐지만, 부모는 의사의 치료 권유를 무시했습니다.
심지어 사망 직전에도 엄마는 놀러 나갔고, 아빠는 아픈 아이를 외면한 채 가출했습니다.
[지인 (음성변조) : "화장실 가려고 하다가 쓰러지고 나서 걷지를 못했다고 (했는데), 그걸 봤으면 병원에 갔어야죠."]
부모의 방임 속에서 A 군을 비롯한 자녀 7명은 난방도 안 되고 쓰레기와 곰팡이로 가득한 집에서 지냈습니다.
세탁하지 않아 같은 옷을 몇 달씩 입어야 했습니다.
부모는 아이들을 위한 지원금 1억2천만 원을 대부분 유흥비로 탕진했고, 자녀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되팔아 유흥비로 충당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10살 미만인 피해 아동들은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갖추지 못해 키와 몸무게가 하위 5%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지인 (음성변조) : "크림 파는 거 있잖아요. 그걸 비벼서 밥이라고 주고, 애들이 다 잠들면 본인은 나가서 술 마시고 고기 먹고…."]
이들 부모와 함께 살던 30대 지인 두 명도 상습적으로 아이들을 때리는 등 학대에 가담했습니다.
이 중 한 명은 1살 난 아이에게 술을 먹이기까지 했습니다.
재판부는 30대 A 군 부모에게 각각 징역 15년을, 지인 2명에게는 각각 징역 5년과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들이 평소 굶주림과 공포 속에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며,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충분한 격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엄마는 아들의 사망을 슬퍼하기보다는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에 급급했고, 아빠는 양육 의무를 내팽개쳤다며 엄중히 꾸짖었습니다.
YTN 송세혁입니다.
YTN 송세혁 (shso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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