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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트로트 인생 진성 "젊은 후배들 있어 행복"

2024.09.14 오전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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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로트 가요의 인기가 좀처럼 식을 줄 모릅니다.


60~70년대 이후 반세기 만에 제2의 트로트 전성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트로트가 외면받던 90년대 데뷔해 지독한 가난과 무명 생활을 이겨내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가수가 있습니다.

바로 진성입니다.

데뷔 30년 진성의 트로트 인생을 박순표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가수 진성의 어린 시절은 단지 가난했다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부모님과 일찍 헤어지면서 고아처럼 자랐고 배움은 사치였습니다.

[진 성 / 가수 : 어쩌면 소설 같은 인생이었어요. 제가 부모님하고 3살 때 헤어졌어요. 너무 어렸을 때 헤어졌기 때문에 부모님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했고, 초등학교 입학을 못 했어요. 호적이 없어 가지고. 학교를 가려고 하니깐 나이가 먹어서 1학년으로 편입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어요. 4학년으로 본의 아니게 월반을 한 거죠. 나이 때문에.]

그래도 어린 진성에게 노래는 배고픔과 그리움을 달래는 유일한 위안이었습니다,

[진 성 / 가수 : 노래 한 곡씩 하면, 어른들이 (노래를) 시키면 조그만 동전 한 닢도 줬고, 점심도 저에게 제공해줬고, 삼삼오오 계시면 노래를 했어요. 동네에 그게 소문이 나서 작은 대소사가 있으면 저를 불러서 노래를 시키고, 아~ 나는 앞으로 가수가 돼야지 부모님도 만나고 그럴 것 같다.]

고향을 떠나 무작정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노래를 부르기 위해 나이도 속였고 가보지 못한 곳, 서보지 않은 무대가 없었습니다.

[진 성 / 가수 : 쇼도 보고 영화도 보는 일본 말로 아도로크 쇼라는게 있었어요. 서울에도 그런 곳이 20여 곳 있었어요. 그런데 전전하면서 또 지방이나 서울에서 큰 가수 쇼가 끝나면 연예인들이 2진으로 교체가 되요. 거기 따라 다녔죠. 그리고 천막극장, 서커스까지.]

천신만고 끝에 94년 첫 앨범을 냈지만 이미 트로트의 시대는 저물고 있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남의 노래를 불렀고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는 생겼지만 가슴 한 켠은 늘 허무했습니다.

[진 성 / 가수 : 주현미 씨가 불렀던 쌍쌍파티라든지, 문희옥 씨가 불렀던 사투리 메들리라든지, 이런 것들이 히트 되면서 그래서 저도 메들리 4대 천왕이라는 타이틀이 있는데 한쪽 가슴 언저리에는 나도 신곡을 빨리 내 가지고 뭔가 좀 대열에 서야 되는데 가슴 밑바닥에는 안타깝게 서럽게 자리 잡고 있었죠.]

운명처럼 [안동역에서]를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큰 기대도 없었습니다.

[진 성 / 가수 : 사실 저는 그 당시에 그 노래 딱 한번 부르고, 애향가로서 부르고, 그 뒤에 제가 그 노래를 타이틀 곡으로 해서 어디 가서 PR 곡으로 부른 적이 없었거든요. 그로부터 세월이 4~5년이 지났어요.

그런데 유튜브 등으로 입소문을 타더니 역주행을 시작했습니다.

편곡도 큰 몫을 했습니다.

[진 성 / 가수 : 짠짜라 짠짠 짠짠짠, 뭔가 희망적이고, 눈을 번쩍 뜨고 세상을 좀 넓게 보려고 하는 어떤 진보적인 그런 의식 있잖아요. 그래서 야 노래 편곡 참 잘하셨다. 정말 한 3개월이 지났는데 고속도로 휴게소 마다 짠짜라 짠짠 짠짠짠 여기서도 그렇고 저기서도 그렇고.]

그런데 그토록 바라던 히트곡을 냈는데 갑자기 몸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인생의 의미를 다시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진 성 / 가수 : 40년, 30년 고생하다가 이제 겨우 먹고 살만 하니깐, 병도 하나도 아닌 암과 심장판막증, 2개를 선사를 해주셨어요. 너무나 사실 왜 하필이면 날까? 아픈 이면에 나도 이제 나이가 먹어 가고 인생의 경험도 좀 쌓여가고 아 인생이 바로 이런 거구나 나를 인생에 대해서 느끼게 하는 그런 부분이었어요. 사실은.]

모든 어려움을 이기고 다시 무대에선 진성에게 고생한 선배 가수들 덕분에 다시 트로트의 시대가 왔다고 하자 손사래를 칩니다.

되려 후배들 덕분에 자신이 설 무대가 생겼다고 말합니다.

[진 성 / 가수 : 그냥 오는 것은 사실은 세상에 없다, 이 친구들도 5년, 10년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그 가운데서 이런 엄청난 결과가 아름답게 오기 때문에 우리들은 그것을 꼭 부러워하기 보다는 내 후대에서도 저 친구들이 폭넓게 (연결해 가고 있구나,) 이어가고 있구나. 이것만 생각해도 어떻게 보면 행복하다. 그리고 저 친구들이 저렇게 폭넓게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나의 공간도 있는 거예요. 그렇잖아요.]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트로트.

누구보다 트로트와 같은 인생을 산 진성은 데뷔 30년의 진심을 담은 노래로 전국의 팬들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YTN 박순표입니다.


촬영기자 : 박재상
디자인 : 백승민


YTN 박순표 (sun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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