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굴 조각으로 유명한 조각가 최종태는 한 때 '도끼 작가'로도 불렸습니다.
모양이 도끼 같은 형태를 띠는 데다 당시 한국의 정치 현실까지 얹힌 별칭이었는데요.
다양한 변주를 거듭하며 시대를 담아낸 94세 조각 거장의 대표작들, 함께 둘러보시죠.
김정아 기자입니다.
[기자]
가늘게 지탱하고 있는 목 위로 옆으로 길게 뻗은 얼굴, 날카로운 듯 단순한 선 안에 다양한 감정이 읽힙니다.
처음부터 이런 모양은 아니었습니다.
직사각형부터 뾰족하게 솟아오른 얼굴까지 실험의 시기를 지나던 어느 날, 작업실에 굴러다니던 결 고운 나무 조각 하나를 발견합니다.
[최종태/조각가 : 가만히 보니까 살결이 예뻤어요. 그래서 요걸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마음 가는 대로 깎다 보니 납작한 조각이 만들어졌고 이게 도끼 얼굴의 시작이었습니다.
도끼 작가로 불리게 된 건 당시 한국의 정치 현실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최종태/조각가 : 관악산에 하루도 최루탄이 안 떨어지는 날이 없다고 할 만큼 심각했어요. 나도 모르게 자꾸만 외부의 감정이 나한테 왔다, 이거야.]
이후 고개를 숙이거나 기울어진 형태로, 또렷해진 이목구비와 다양한 머리카락 표현으로 변주를 거듭한 얼굴 조각은 세월을 더해 둥글어지고 무뎌지며 알록달록 색을 입기도 했습니다.
[최종태/조각가 : 이상한 이야기 갔지만 손이 먼저 가서 일을 해. 그렇게 좋아, 말도 못 하게 일하는 것이 좋은 거예요.]
화려한 그리스 조각보다는 이집트 조각에 마음이 갔다는 작가에게 삼국시대 반가사유상은 마음속 평생의 염원입니다.
그 마지막 한 점을 위해 오늘도 작업실로 향하는 94세 원로 조각가!
[최종태/조각가 : 얼굴을 60년간 했는데 그와 같은 것은 아직 못 만들었어요. 언젠가 그 하나를 만들고 싶은 거야, 딱 1점, 그게 나의 소망이지.]
YTN 김정아입니다.
영상기자 : 이동규
YTN 김정아 (ja-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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