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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임경미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 임경미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임경미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의 고민 사연 볼까요?
□ 사연자 : 저희 아버지는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구의원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배지를 단 순간부터, 우리 가족에게 금욕생활이 시작됐죠. 아버지 명예에 흠이 갈까 봐, 늘 조심해야만 했거든요. 저는 친구들과 치킨을 먹을 때도 눈치가 보여서, 맥주 대신 콜라만 마셨습니다. 어머니 역시 아버지의 체면을 위해 좋아하시던 댄스 교실을 그만두고 명상을 하셨죠. 아버지는 더욱 대단하셨습니다. 부동산을 사면, 선거 때 공격받는다면서 제 이름이나 어머니 명의로 땅 한 평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남을 돕는 데 돈을 아낌없이 쓰셨죠. 노후 준비는 어쩌냐고 여쭤봤을 때, "주민들의 신뢰가 곧 내 재산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이런 아버지 덕분에 저희 식구는 가족여행 한 번 제대로 가본 적이 없습니다. 언제나 가족보다 주민들의 민원 해결이 늘 먼저였으니까요. 결국 아버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주민들을 만나러 가시던 길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런데, 고민거리는 장례를 치른 후에 벌어졌습니다. 평생 남을 도우며 사신 아버지가 예금을 얼마나 남기셨는지, 혹시 빚은 얼마나 되는지, 가족 중 누구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던 겁니다. 장남인 제가 예금을 확인하려고 은행에 갔더니 어머니와 형제들이 함께 와야 한다고 했고, 예금 종류에 따라 절차도 제각각이더군요. 돈을 찾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평생 남을 돕고 사신 만큼 혹시 재산보다 빚이 더 많은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이럴 때는 상속을 포기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저 혼자라도 한정승인을 해야 하는 건지... 고민스럽습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의 사연, 만나봤습니다. 남을 돕고 사셨던 구의원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맘 편히 슬퍼할 겨를이 없네요. 임경미 변호사, 부모님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시면 이렇게 슬픔을 추스를 새도 없이 복잡한 상속 문제부터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 임경미 : 네. 보통 상속 포기가 3개월 기간이라서 마음의 정리할 시간이 길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조인섭 : 사연을 살펴보겠습니다. 장남인 사연자분이 아버지의 유산을 정리하러 은행에 갔더니, ‘어머니와 형제들 전원이 다 같이 와야 예금을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가족마다 사정이 있어 다 모이기가 쉽지 않은데, 꼭 모두가 함께 방문해야만 하는 걸까요?
◆ 임경미 : 사연자님처럼 보통 은행은 상속인들 전부가 같이 오든지,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상속인 전원 동의서를 가져와야 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은행이 자기들 편의성만 생각해서 하는 항변이라고 보면 됩니다. 일반예금의 경우 망인의 상속과 동시에 상속인들에게 상속분에 따라 자동으로 상속되므로, 상속인들은 다른 상속인들과 다 같이 가거나 모두의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은행이 지급하여 주지 않는다면 법원에 ‘상속재산 예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면 백 프로 승소한다고 보면 됩니다.
◇ 조인섭 : 은행에서 아버지 명의의 청약저축과 정기예금도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상품도 상속인 각자가 개별적으로 청구할 수 있나요?
◆ 임경미 : 입출금이 자유로운 일반 예금과 달리 망인의 정기예금, 청약저축의 경우는 금전채권만의 성격이 있는 것이 아니고 만기 등의 기간 약속 그리고 해지라는 절차 등이 필요하므로 상속인들 각자가 자기의 지분만큼 청구할 수 없고, 다 같이 청구해야 합니다.
◇ 조인섭 : 예금마다 이렇게 절차가 다르다라고 하는 거, 일반인들은 잘 모를 것 같습니다. 참 까다롭게 돼 있네요. 그리고 지금 사연자분 같은 경우는 아버지의 재산을 정확하게는 알지 못해서 가족들이 상속 포기도 고려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사연자분은 ‘한정승인’을 하려고 하는데 어머니와 형제들은 이제 상속 포기를 하는 절차를 한다라고 했을 때 이렇게 하는 것도 가능할까요?
◆ 임경미 : 상속인들 중 1인이 한정승인을 하면 이후 상속순위자에게 상속이 내려가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1인이 해도 상관없으니 상속인 중 1인이 한정승인을 신청하면 아버지의 형제자매가 상속인이 되어 재산정리를 하게 되는 번거로움을 차단할 수가 있습니다.
◇ 조인섭 : 그러면 사연자분만 한정 승인하는 거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한정 승인을 한 이후에는 어떤 절차를 진행해야 하나요?
◆ 임경미 : 상속한정승인판결을 받고 난 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아버지의 채권자를 위하여 채권신고의 통지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알지 못하는 채권자들을 위하여는 2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일간신문에 공고를 해야 합니다. 이러한 공고는 아버지 채권자들에게 아버지의 재산을 나누어 주어야 하기에 그러합니다. 이를 청산절차라고 합니다.
◇ 조인섭 : 그러니까 상속 한정 승인 판결을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다음에 청산 절차라고 하는 걸로 들어가는데. 채권 신고 통지, 일간 신문의 공고 이런 절차를 거치셔야 하는 거죠. 사실 복잡하거든요. ‘절차가 좀 복잡해서 공고를 못 했다’ 이런 경우에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나요?
◆ 임경미 : 사연자분이 공고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한정승인의 결과가 취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공고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하여 손해가 생긴 채권자들에게 손해배상의 책임을 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연자처럼 만약 아버지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사망한 경우, 상속인은 회생법원에 파산신청을 하여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을 통하여 상속채무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들이 스스로 상속채권자를 파악하고 변제하는 것이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에 상속재산의 정리 절차를 법원에 맡기는 것으로 보면 되기에 상속인의 신용에도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서 오히려 이러한 파산제도를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 조인섭 :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일반예금은 상속이 시작되면 각 상속인에게 지분대로 나뉘어 귀속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상속인 전원이 함께 은행에 갈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정기예금이나 청약저축처럼 해지 절차가 필요한 금융상품은 공동으로 청구해야 합니다. 또 상속인 중 한 명이 한정승인을 하면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상속이 넘어가지 않습니다. 한정승인 후에는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는 채권신고를 통지하셔야 하고요. 알 수 없는 채권자를 위해 2개월 이상 신문에 공고를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임경미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임경미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