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화 : 한밤 중, 10대 여고생이 살해당했습니다. 범인은 일면식도 없던 없던 20대 남성. 왜 그랬냐는 질문에 피의자가 내놓은 대답은 충격이었죠. 사는 게 재미없어서, 꿈많던 10대 소녀를 살해했다는 말. 허망하다 못해 분노를 참기 어려운 말입니다. 그리고 그는,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죠. 피의자의 사진이 온라인에 확산되면서, 일각에서는 외모를 평가하는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잘생겼네, 훈남이다” 와 같은 내용이었죠. 인격을 모독하는 악성 댓글이 처벌될 수 있다는 것,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욕설이나 비난이 아닌, 살인 피의자를 칭찬하고 미화하는 듯한 댓글은 어떨까요. 이런 경우도 처벌, 가능할까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화 입니다. 오늘은 로엘 법무법인, 박세진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박세진 : 네, 안녕하세요, 로엘법무법인의 박세진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변호사님 먼저 사건 개요부터 정리해보겠습니다. 집에 가던 고등학생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피습을 당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죠. 당시 상황 정리를 좀 해주시죠.
◇ 박세진 : 네, 2026. 5. 5 .광주 광산구 월계동 일대에서 피의자는 심야에 귀가 중이던 여고생을 흉기로 찌른 뒤, 피해자의 비명 소리를 듣고 달려온 남고생 B군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혔고, 여고생은 병원 이송 후 사망하였습니다. 피의자는 차량으로 도주하고, 흉기 및 차량을 유기하거나 휴대전화 전원을 끄는 등 도주하였고 무인 세탁소에서 혈흔이 묻은 의류 세탁 등 증거인멸 정황이 있었으며, 약 11시간 뒤 긴급체포되었습니다. 피의자는 “사는 게 재미없어 자살을 고민하다 범행했다”, “우발적 범행”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흉기 사전 준비·도주 및 증거인멸 정황 등 계획성 범죄를 의심할 수 있는 사정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더 마음을 아프게 했던 건, 피해 학생이 응급구조사, 간호사 같은 사람을 살리는 일을 꿈꿨던, 학생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절대 놓치면 안 될 사람이 또 있습니다. 피해 학생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갔다가 크게 다친, 남학생 B군인데요. 사실 흉기를 든 성인 남성에게, 한밤 중에, 앞뒤 재지 않고 달려간다는 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절대 아니거든요. 그런데 온라인에서 오히려 “왜 못 구했냐” 이런 악성댓글이 달렸다면서요?
◇ 박세진 : B군은 피해자와 서로 모르는 사이였음에도 비명 소리를 듣고 현장으로 달려가 피해자를 돕는 과정에서 다시 흉기를 들고 접근한 피의자에게 목·손 등 중상을 입었고, 이후 PTSD 등 정신적 충격이 컸다고 합니다. 그런데 온라인에서는 “도망갔다”, “혼자 살았다” 등 사실관계와 배치될 수 있는 취지의 비난성 댓글이 확산되어 B군과 가족이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B군은 인터뷰에서 “그 학생이 살아야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한 채 깊은 침울함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해집니다. 현재 관할 구청에서는 흉기 살인 사건과 관련해 A 군의 행동이 타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구조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의사상자 인정 절차를 직권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 이원화 : 이 학생이 대응을 한다고 하면 법적인 절차를 밟을 수 있겠죠?
◇ 박세진 : 네, 당연합니다. 온라인 댓글이 ‘B군이 도망갔다/구조하지 않았다’처럼 구체적 사실관계를 적시하고, 그것이 허위이며, B군이 특정되고, 공공연히 게시되며,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으며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수 있습니다. 또한 사실 적시가 아니라 단순 경멸적 표현(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의 모욕적 언사)이라면 모욕죄가 문제될 수도 있으며 형법 제311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네, 피의자의 신상이 공개가 됐습니다. 23살 2002년생이라고 하고요. 그런데 검찰에 송치되는 장면이 나왔는데 카메라를 빤히 쳐다보면서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를 하고 그냥 호송차에 탑승을 하는 모습도 나오기는 했는데. 그런데 피의자가 계속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잖아요. 이게 같은 살인죄가 적용된다고 해도, 충동적으로 한 거냐, 아니면 치밀하게 계획한 거냐에 따라 달라지는 게 많죠?
◇ 박세진 : 네, 그렇습니다. 형법상 살인죄(보통살인) 자체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규정되어, 죄명은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양형에서 계획성 여부, 동기, 수단·방법, 범행 후 정황인 도주·증거인멸 등은 핵심 참작사유가 되며 특히 “계획적 살인 범행”은 가중요소로 기능하여 형량을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피의자가 이 차이를 알고, 그렇게 말한 걸 수도 있을까요?
◇ 박세진 : 네, 충분히 그럴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피의자가 계획성을 부인하고 우발성을 주장하는 것은 양형상 불리한 요소(계획성·준비성·범행 후 은폐행위)를 줄이려는 방향의 방어전략으로 보입니다. 다만 실제로 계획범행인지 여부는 진술만으로 확정되지 않고, 객관적 정황으로 판단되는 영역입니다.
◆ 이원화 : 피의자가 앞으로도 우발적이란 주장을 고수한다면, 법원은 뭘 보고 판단하나요. 그리고 검찰이 계획성을 입증해내려면 뭐가 관건입니까.
◇ 박세진 : 살인의 고의(미필적 고의 포함) 및 범행 성격은 범행 경위, 동기, 흉기 유무·종류·용법, 공격 부위·반복성, 결과 발생 가능성, 범행 전후 객관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해당 사건의 경우 흉기 2자루를 사전 준비한 점, 사전에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정황, 휴대전화 전원 차단·유기 의심, 차량과 흉기를 유기한 점, 세탁 등 증거인멸 정황 같은 요소를 CCTV·포렌식·구매내역·동선 등으로 구조화하여 “사전 준비 및 범행 후 은폐”를 객관 증거로 제시하는지가 관건이 될 수 있을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피의자가 수사당국에 한 말로 알려진 것 중에, 많은 분들이 가장 분노한 대목... “사는 게 재미없어서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했다” 아니.. 사는 게 재미없어서 꿈많던 여고생의 생명을 빼앗았다? 형사법에 괘씸죄가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이런 진술, 재판에 영향이 있겠죠?
◇ 박세진 : 네, 재판에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형을 정할 때 법원은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을 참작하도록 되어 있고, 동기·반성 태도는 실무상 양형에서 큰 비중을 가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진술은 (i) 납득 가능한 동기가 부재하다는 점, (ii) 피해 회복이나 반성의 정도, (iii) 사회적 불안 야기 등과 결합하여 불리한 양형 요소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 이원화 : 조금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지금 동기는 비난 동기라고 할 수 있죠. 무작위 살인이기 때문에 비난 동기라고 할 수 있고 비난 동기는 3유형에 해당하는데 더군다나 지금 피해자는 미성년자고 여성이고 이런 걸 감안하면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라고 볼 수 있고 또 가중 요소가 작용이 되는 거죠. 3유형의 비난 동기에 가중 요소까지 작용이 된다고 하면 굉장히 중한 처벌을 받지 않을까 이런 예상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재판에 들어가면, 변호인도 붙을 테고, 피의자가 진술을 정리하거나 바꿀 수도 있잖아요. “재미없어서 그랬다”는 말 역시 바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 박세진 : 네, 피의자는 수사·재판 과정에서 진술을 변경할 수 있고, 법원은 특정 진술 1회만이 아니라 진술의 일관성 및 객관증거와의 부합 여부로 신빙성을 판단하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따라서 “재미없어서” 라는 진술이 이후 “불안정해서” 등으로 변경되더라도, 범행 전후 행동인 도주·은폐의 정합성이 함께 심리될 가능성이 큽니다.
◆ 이원화 : 그리고 또 하나, 여학생인 걸 알고 범행한 건 아니다, 이 말도 봐야겠습니다. 이 말이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 게 범행 이틀 전에, 다른 여성을 스토킹한 혐의로 고소 당한 상태였단 보도가 있더라고요. 이건 무슨 말이죠?
◇ 박세진 : 네, 피의자가 범행 전 아르바이트에서 만난 동료 외국인 여성을 스토킹하여 그 여성으로부터 고소당한 상태였고 성폭력 고소가 함께 접수되기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관하여 수사기관이 해당사건과의 연관성을 확인중입니다.
◆ 이원화 : 그래서 일각에서는, 해당 여성에 대한 분노가 이 여고생에게 투영됐던 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던데 수사로 확인돼야 할 부분입니다만 만약 이런 연결성이 입증되면, 재판에서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 거죠?
◇ 박세진 : 네, 만약 거절·분노 등 특정 사건과 본건 살인이 연결된다는 점이 입증되면, 범행 동기 평가 및 비난가능성 판단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형법은 살인(및 관련 범죄)을 범할 목적으로 예비·음모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만약 해당여성을 상대로 살해 의사와 준비행위가 구체화되었다면, ‘살인예비’ 성립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피해 학생의 친구들, 또래 학생들이 성명문을 내고 엄벌과 재발방지를 촉구했단 점이 알려졌는데.. 마음이 무겁습니다. 특히 법정 최고형을 요구하고 있는데.. 요즘에는 사형이 집행이 되지 않기 때문에 선고 자체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을 하면 무기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 터지고 충격적이었던 건 피의자로 추정되는 사진이 퍼진 뒤에 일부에서 "잘생겼다, 뭐 외모가 멀쩡하다"는 식의 외모 품평이 이루어진 점이거든요.이렇게 피의자를 칭찬하거나 미워하는 듯한 이런 댓글도 처벌이 가능하겠습니까?
◇ 박세진 : “잘생겼네/훈남이다”처럼 피의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피의자의 명예를 훼손(사회적 평가 저하)’한다고 보기 어렵고, 모욕에도 해당하기 어려워 그 자체만으로는 형사처벌이 쉽지 않은 유형에 속할 수 있습니다 다만, (i) 피해자나 유족을 조롱·비난하는 내용이 함께 있거나, (ii) 허위사실을 섞어 제3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형태, (iii) 피의자 신상정보(사진·이름 등)를 권한 없이 취득·유출·공개하는 행위가 결합되는 경우에는 별개의 위법(명예훼손, 개인정보 무단 유출 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집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