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서부의 항구도시 이즈미르.
출근 시간마다 차량으로 붐비던 도로는 눈에 띄게 한산해졌습니다.
같은 시간, 주차장에는 멈춰 선 차들로 빼곡히 들어찼습니다.
[바투한 / 이즈미르 시민 : 차는 세워뒀습니다. 차를 몰수록 오히려 지출이 더 커지니까요.]
튀르키예는 러시아와 이라크 등에서 원유의 절반 이상을 수입하고 있어, 이란산 원유의 의존도는 매우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국제유가 급등의 충격까지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석유는 산지와 관계없이 전 세계가 같은 가격 체계를 공유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메흐메트 에페 비레셀리 올루 / 에너지 전문가 : 석유는 국제 유가에 직접 연동됩니다. 따라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튀르키예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튀르키예 정부가 지난 3월 유류세 연동제를 다시 도입했지만, 고유가 충격을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국제 유가 상승분의 최대 75%까지 세금을 낮춰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이른바 '에셀 모빌(Eşel Mobil)' 전략입니다.
하지만 세금을 낮춰도 시민들의 부담은 여전히 큽니다.
튀르키예의 휘발유 가격은 1리터에 약 2,700원, 경유는 3천 원을 웃돌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자 지방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즈미르시는 모든 대중교통에 '90분 무료 환승' 제도를 시행하고 출퇴근 시간 요금을 50% 할인해 시민 부담을 덜고 있습니다.
[뮤지엔 / 시민 : 저에겐 90분 무료 환승 서비스가 무척 유용합니다. 사실상 차비의 절반 이상을 아끼는 셈입니다.]
중앙정부가 전기·가스요금을 보조하고 지방정부가 교통비 지원에 나섰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부담은 여전히 큰 상황.
전문가들은 이제 단순한 비용 지원을 넘어 에너지 체질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메흐메트 에페 비레셀리 올루 / 에너지 전문가 : 최신 데이터를 보면 올바른 에너지 효율 정책을 시행할 경우 에너지 소비를 약 30%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에너지 확보만큼이나 '효율적 소비'가 국가 경쟁력과 안보의 핵심과제가 된 겁니다.
이란 전쟁 여파 속, 에너지 체질 개선이라는 숙제를 떠안은 튀르키예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이즈미르에서 YTN 월드 임병인입니다.
영상편집ㅣ소재탁
자막뉴스ㅣ이 선 최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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