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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X파일] 상속받을 재산보다 빚이 많다면? 상속포기 vs 한정승인?

2026.05.18 오전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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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X파일] 상속받을 재산보다 빚이 많다면? 상속포기 vs 한정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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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5월 18일 (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권은택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그렇게 아이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빚을 남겼단 사실도, 그 빚이 법적으로 자신에게 이어질 수 있단 사실도 모른 채 자랐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당시 여섯 살이던 아이는 어느 덧 성인이 되었죠. ‘상속채무’란 이름으로 남아있던 빚. 아무것도 몰랐던 아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날벼락이었죠. 아들은 곧바로 강제집행을 막아달라 소송을 냈습니다. “나는 당시 여섯 살이었고 아무것도 몰랐다, 성인이 돼서야 이 빚을 알게됐다”는 거였죠. 상속받을 재산보다 빚이 많다면, ‘한정승인’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물려받은 재산 범위 안에서만 빚을 책임지겠다’는 건데요. 문제는 ‘당시 아들이 미성년자였던 건 맞지만, 어머니가 법정대리인으로 절차에 관여했다면 그래도 아들이 몰랐다고 볼 수 있을까’ 이 부분인데요. 결국 이 질문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까지 올라갔고, 이후 민법 개정으로까지 이어졌죠. 오늘 <사건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권은택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권은택 : 네. 안녕하세요. 권은택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오늘 다뤄볼 이 사건은 단순히 한 사람의 상속채무 문제로만 보기 어려웠던 그런 사건 아니었나 싶습니다. 결국 ‘민법 개정 논의’로까지 이어졌던 사건이기도 한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부터 정리해볼까요?

◆ 권은택 : 네. 시작은 1993년으로 올라갑니다. 김 씨가 여섯 살이던 때 아버지가 사망했고, 그 과정에서 어머니와 누나와 함께 아버지의 채무까지 공동상속하게 됐습니다. 액수는 약 1,210만 원의 약속어음금 채무였고요. 문제는 어린 김 씨 입장에서는 상속이라는 개념도, 빚이 자기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사실상 알기 어려웠다는 데 있습니다. 이 사건이 단순한 개인 사연을 넘어 사회적 논쟁이 된 이유도 바로 ‘미성년 상속인이 이런 상속채무의 위험에 얼마나 취약한지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 이원화 : 아버지가 남긴 채무를 당시 여섯 살이던 아들 김 씨, 그리고 어머니, 누나가 함께 공동상속 받게 된 상황이었단 건데. 그런데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줬던 채권자가 채무를 포기하지 않고 이후에도 계속 법적 절차를 진행했죠?

◆ 권은택 : 맞습니다. 채권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미 1993년과 2003년에 공동상속인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서 집행권원을 받아뒀고, 그때 미성년자인 김 씨는 어머니가 법정대리인으로 대응했습니다. 그런데 김 씨가 성인이 된 뒤에도 2013년에 다시 시효연장을 위한 소송이 제기됐고, 공시송달로 채권자가 승소판결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2017년에 결국 김 씨 은행예금에 대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까지 내려지면서, 김 씨가 뒤늦게 자신의 이름으로 아버지 빚이 집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겁니다.

◇ 이원화 : 지금 말씀해주신 은행예금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말이 되게 어려우면서도 좀 무섭기도 하고요. 이게 쉽게 말하면 어떤 절차입니까?

◆ 권은택 : 쉽게 말하면, ‘채권자가 빚을 진 사람 대신 은행에 있는 돈부터 먼저 묶어버리는 절차’라고 보시면 됩니다. 채무자 계좌에 들어 있는 예금채권을 압류한 뒤, 그 돈을 채권자가 받아갈 수 있게 하는 강제집행 절차인 건데요. 김 씨는 이 명령을 보고 곧바로 대응에 나섰습니다. ‘본인은 미성년자였고 성인이 돼서야 채무초과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하면서 특별한정승인 신고를 했고, 동시에 채권자의 집행을 막기 위한 청구이의 소송도 제기했습니다. 1심과 2심은 일단 이 주장을 받아들여서, 상속된 적극재산이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강제집행을 허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이원화 : 지금 어려운 단어들, 법률 용어들이 엄청 많이 나왔는데요. 일단은 그런 것들은 나중에 살펴보기로 하고, 정리해보면 핵심은 ‘특별한정승인’인 것 같아요. 원래 상속인은 일정 기간 안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선택해야하죠? 뒤늦게서야 상속받을 채무가 재산보다 많단 사실을 알게 됐다면, ‘특별한정승인’이란 걸 주장할 수 있다는 건데요. 그리고 이 사건의 아들 김 씨, 김 씨는 “당시 여섯 살이라 아무것도 몰랐고, 성인이 되고 예금이 압류되고서야 아버지 빚을 알게 됐다” 주장한 건데. 1,2심은 모두 아들 김 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겁니다. 맞나요?

◆ 권은택 : 그렇습니다. 1심과 2심은 핵심 기준을 김 씨 본인이 언제 채무초과 사실을 알았느냐에 맞췄습니다. 김 씨는 여섯 살이었고, 실제로는 2017년 예금 압류가 들어오고 나서야 아버지 빚 문제를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고 본 거죠. 그래서 그 시점부터 3개월 안에 한 특별한정승인은 유효하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서, 미성년 상속인의 경우 그 판단 기준을 누구의 인식으로 볼 것이냐, 다시 말해 본인 기준이냐 법정대리인 기준이냐를 쟁점으로 삼았고, 결국 원심을 뒤집었습니다.

◇ 이원화 : 1심과 2심은 ‘김 씨 본인이 언제 알았냐’를 봤다면 대법원은 ‘당시 어머니가 절차에 관여했다면, 특별한정승인의 기준도 김 씨가 아니라 법정대리인이었던 어머니를 기준으로 봐야하는 것 아니냐’ 이 부분을 짚었던 거죠?

◆ 권은택 : 네,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바로 그 점을 짚었습니다. 미성년자는 스스로 상속 포기나 한정승인을 할 수 없고, 법정대리인의 행위는 본인에게 직접 효력이 미치기 때문에, 특별한정승인에서 말하는 ‘언제 알았느냐’도 원칙적으로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또 민법 제1019조의 3개월은 단순한 권고기간이 아니라 제척기간이라서 법률관계를 빨리 확정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이미 알고 있었거나, 어머니를 기준으로 기간이 지났다면, 김 씨가 나중에 성인이 됐다고 해서 새로 3개월이 다시 시작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 겁니다. 다만 대법원도 미성년 상속인 보호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면서, ‘그건 당시 법 해석이 아니라 입법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 이원화 : 사실 청취자분들이 듣기에 이 부분이 굉장히 가혹하게 들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법정대리인이 제때 대응하지 못할 걸 아이가 책임져야 하냐’ 그래서 당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었습니까?

◆ 권은택 : 맞습니다. 반대의견은 상당히 강했습니다. 요지는 ‘법정대리인이 제때 특별한정승인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 잘못 없는 미성년 상속인이 평생 상속채무를 떠안는 건 너무 가혹하다’는 거였습니다. 특별한정승인 제도 자체가 상속인의 자기결정권과 재산권을 보호하려는 취지인데, 오히려 그 제도의 문을 가장 보호받아야 할 미성년자에게 닫아버리는 결과가 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반대의견은 ‘상속인이 성년에 이른 뒤 비로소 채무초과 사실을 알았다면 그때부터 다시 3개월 안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게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의식이 결국 입법으로 이어져서, 2022년 12월 13일 개정 민법에서 미성년 상속인을 위한 별도의 보호 규정이 신설됐습니다. 핵심은 민법 제1019조 제4항이 새로 들어왔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미성년자인 상속인이 성년이 되기 전에 단순승인을 했거나 단순승인한 것으로 의제된 경우, 성년이 된 뒤 그 상속의 채무초과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런 문제가 꼭 미성년자에게만 벌어지는 건 아닙니다. 성인의 경우도, 부모이 돌아가신 뒤 한참이 지나서야 ‘알고 보니 보증채무가 있더라’, ‘대부업체 채무가 있더라’ 하는 케이스들이 꽤 많거든요? 성인의 경우도 뒤늦게 부모님 빚을 알았다면 특별한정승인 가능한가요?

◆ 권은택 : 네, 성인의 경우에도 가능합니다. 다만 아무 때나 되는 건 아니고, 상속채무가 상속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고,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특별한정승인을 해야 합니다. 실제로는 부모와 오래 떨어져 지냈거나, 부모의 사업·보증 관계를 전혀 알 수 없었던 경우에 문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겉으로는 예금 2천만 원 정도만 있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금융회사나 채권자로부터 3천만 원 보증채무나 숨겨진 카드빚 통지를 받는 식입니다. 또 이혼한 전남편의 빚 자체는 전처에게 상속되지 않지만, 자녀들은 상속인이 될 수 있어서 뒤늦게 사망 사실이나 채무 사실을 안 경우에는 그 시점을 기준으로 신속히 움직여야 합니다.

◇ 이원화 : 중요한 게, 정말 몰랐냐가 아니라 ‘몰랐던 데 대한 중대한 과실은 없었는가’라는 건데, 이 중대한 과실이란 게 뭔지 헷갈리거든요? 법원이 어떤 걸 기준으로 판단하는 거죠?

◆ 권은택 : 여기서 말하는 중대한 과실은 ‘조금만 확인했어도 알 수 있었는데도 현저하게 확인을 게을리한 경우’를 말합니다. 법원은 상속인이 피상속인과 함께 살았는지, 평소 연락과 왕래가 있었는지, 사업 실패나 대출·보증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독촉장이나 소송서류를 받고도 방치했는지, 사망 후 재산·채무를 제대로 조회해봤는지를 종합해서 봅니다. 그래서 부모와 오랫동안 별거했고 경제 사정을 현실적으로 알 수 없었다면 중대한 과실이 없다고 볼 여지가 커지지만, 반대로 채무 위험 신호가 분명했는데도 몇 달씩 아무 조치도 안 했다면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 이원화 :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상속포기를 해야 할지 한정승인을 하는 게 나을지, 이 부분도 고민이란 분들 계실 것 같은데.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떤 점을 조심하는 게 좋을지, 그리고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같은 건 없는지 정리를 해주시죠.

◆ 권은택 : 우선 ‘상속포기’는 ‘재산과 빚을 모두 받지 않겠다’는 것이고, ‘한정승인’은 ‘상속받은 재산 범위에서만 빚을 갚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재산이 조금이라도 있거나, 빚 규모를 아직 정확히 모를 때는 한정승인이 더 실무적인 선택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1순위 상속인이 전부 상속포기를 하면 채무가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넘어갈 수 있지만, 1순위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면 그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절대 조심하셔야 할 건, 절차를 정하기도 전에 고인의 예금을 인출하거나, 자동차를 처분하거나, 카드대금·휴대폰 요금 같은 고인의 채무를 먼저 갚아버리는 행동입니다. 이런 행위는 민법 제1026조상 법정단순승인으로 평가될 위험이 있어서, 몇 만 원의 소액 요금을 대신 냈다가 큰 채무 전체를 떠안을 수도 있습니다. 또 이혼한 전 배우자는 상속인이 아니지만, 별거 중이어도 이혼을 하지 않았다면 법적으로는 여전히 배우자 상속인이 될 수 있으니, 가족관계부터 정확히 확인하고 사망 사실을 안 즉시 3개월 안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여부를 결정하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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