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법원이 삼성전자가 노조의 위법한 쟁의행위를 금지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습니다.
법원이 쟁의 기간에도 평시와 같은 수준의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사실상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수원지방법원은 오늘(18일)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위법한 쟁의행위를 금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사건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습니다.
오는 21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을 사흘 앞두고 나온 판결입니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파업 기간에도 안전보호시설 운영을 멈추면 안 된다고 결정했는데, 이를 위해 쟁의 행위 기간에도 각 시설이 평시와 같은 인력과 가동시간, 규모로 유지돼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안전보호시설의 범위에는 사측이 주장한 방재시설과 배기, 배수시설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봤습니다.
만약 어떤 시설이 안전보호시설의 요건을 충족한다면, 그 일부 기능이 생산적 성격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해당 시설의 정상적인 유지·운영을 방해하는 행위는 금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법원이 이렇게 판단이 판단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법원은 쟁의 기간이더라도 시설의 손상과 방지, 원료의 변질과 부패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노동조합법 38조 2항은 작업 시설의 손상이나 원료, 제품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파업 중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재판부는 쟁의행위 종료 후 노사관계가 정상적으로 회복되고 사업이 지속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을 유지하려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며 결정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또 각 시설이 정상적으로 유지되지 않을 경우 화재나 폭발사고, 정전 등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고, 그 피해는 사업장 내부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 사회 전체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지난달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처분 인용 때와는 달리 법원이 반도체 순환 공정의 특성을 바탕으로 위법한 쟁의행위의 범위를 더 넓게 해석한 겁니다.
[앵커]
앞서 법원의 두 차례 심문 기일 동안 노사는 반도체 핵심 공정인 생산 라인에 투입하는 최소한의 인원을 두고 치열하게 입장을 다퉜죠.
이 인원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법원은 최소 인원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사측은 앞선 두 차례 심문 기일에서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없을 정도로 투입해야 하는 최소 인원을 7,000명 수준으로 제시했는데요.
반면 노조 측은 이 인원의 최대 80% 수준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에 법원이 사실상 사측의 손을 들어준 만큼 파업 기간에 반도체 부문에는 7,000명 정도의 인원이 투입될 거로 보입니다.
반도체 부문 DS 인력의 9%, 전체 인력의 5.4% 수준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노조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노조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되 오는 21일 예정된 쟁의 활동은 진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노조도 안전보호시설과 보안작업 필요성에 대해선 인정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법원의 판단대로라면 사측이 주장하는 반도체 DS 부문만 7천 명이 근무하는 것에 불과해 총파업에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측을 향해선 해당 부서별로 필요 인력을 구체적으로 취합해 노조에 통지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인 노사 협상도 타결을 목표로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오는 21일 총파업의 영향은 어떨까요?
[기자]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오늘까지 파업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4만 7천여 명입니다.
노조는 5만 명 이상이 파업에 참여할 거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파업 규모나 방식에는 제한이 걸렸지만, 반도체 생산 라인이 평소처럼 운영되긴 어려워 사측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그런 만큼 막판까지 치열한 노사 협상 끝에 어떤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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