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으로 방송 면허를 예정보다 약 2년 일찍 심사받게 된 ABC 방송이 항의 서한을 제출했습니다.
미국 CNN 등 외신은 현지 시간 28일 디즈니 산하 ABC 방송이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자사 소유 TV 방송국 8곳에 대한 면허 갱신 서류를 제출하면서 이례적으로 이의 신청서 형식의 서한을 첨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ABC는 이 서한을 통해 "FCC가 면허 조기 심사 명령을 내린 유일하고 그럴듯한 이유는 정부가 싫어하는 발언을 한 방송국을 처벌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를 언급하며 이 같은 명령은 "불법적이고 자의적이며 위헌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관료주의적 절차를 가장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이 같은 시도가 용납돼서는 안 된다"며 "방송사가 규제 보복을 고려하게 되면 대중은 정부로부터 자유로운 저널리즘에 대한 접근권을 잃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4월 28일 FCC는 ABC방송의 미국 내 8개 지국이 불법적 차별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조사해 왔다며, 면허 갱신 신청서를 조기 제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는 2028년 10월로 예정됐던 방송 면허 갱신 시점을 2년 넘게 앞당긴 이례적인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이 ABC 방송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던 와중에 나온 명령이라는 점에서 논란을 불렀습니다.
지난달 23일 ABC 방송의 간판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에서 진행자 키멀이 백악관 기자단 만찬을 패러디하며 "트럼프 여사님, '예비 과부'가 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네요"라고 농담한 것이 그 계기였습니다.
방송 이틀 뒤 공교롭게도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서 실제 암살 시도가 발생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즉각 키멀을 공개 저격했습니다.
이로부터 며칠 뒤 FCC가 ABC 방송을 상대로 조기 면허갱신을 요구하고 나선 것입니다.
FCC가 주요 TV 방송사에 이 같은 요구를 한 것은 약 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FCC는 ABC 방송의 아침 토크쇼 프로그램에도 딴지를 걸었습니다.
최근 ABC '더 뷰'에 민주당의 텍사스주 유력 연방 상원의원 후보인 제임스 탈라리코 주 하원의원이 출연한 것을 두고, 해당 토크쇼가 동일 방송 시간 면제 자격에 해당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공식 요청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동일 방송 시간은 지상파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치 후보자를 부를 때 모든 후보에게 동등한 시간을 줘야 한다는 규정으로, 뉴스 프로그램 등은 이에 대해 면제권을 갖습니다.
이에 대해 ABC 방송은 2002년에 이미 FCC로부터 면제권을 받았고, 그 후 24년간 이의가 제기된 적이 없어 이를 유효하게 봐야 한다고 해명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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