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대 근로자가 잦은 야근과 격무에 시달리다가 숨졌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공장장에게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사업주는 물론 상사인 관리자 역시 장시간 노동을 묵인하거나 방조해선 안 된다는 게 법원의 판단입니다.
JCN 울산중앙방송 구현희 기자입니다.
[기자]
3년 전 울산의 한 자동차부품 공장에서 일하던 20대 근로자가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사무직 근로자였던 A 씨가 사망한 배경에는 강도 높은 근무 환경이 있었습니다.
A 씨의 회사는 생산직 근로자의 경우 주 50시간으로 근무시간이 엄격히 지켜졌지만 A 씨와 같은 사무직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은 주 52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A 씨는 이 업체에 근무하는 1년 2개월 동안 오전 6시에서 7시 사이 출근했는데 정상 퇴근 시간인 오후 4시에서 5시를 넘겨 연장 근무하거나 야간에 근무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특히 A 씨가 사망하기 두 달 전부터 생산 물량이 몰렸는데 일부 생산 설비가 고장나면서 사무직 직원들까지 심야 근무에 투입됐습니다.
사무직 말단이었던 A 씨는 생산직이 퇴근하고 난 새벽 2시에서 6시 사이 생산 업무에 투입되곤 했는데 이때부터 사망 직전까지 두 달가량 A 씨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일이 너무 많아 힘들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집중적으로 보냈습니다.
'여기 있다가는 3년 안에 죽는다', '일요일에 야간한다', '죽고 싶다', '어제는 20시간을 일했다', '3시간만 자고 출근했다' 등의 내용으로, 이 같은 격무가 공장장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메시지도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최대 59시간을 근무한 것만 7차례.
A 씨는 결국 고칼륨혈증으로 사망했습니다.
법원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장장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공장장은 재판 과정에서 A 씨가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걸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공장장이 사망한 A 씨에게 "밤새 수고가 많았다"고 말하는 등 새벽에 근무하는 걸 알고 있었고, 공장의 최고 책임자로서 직원들의 근로 시간과 업무 강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주 52시간 근무제 위반으로 사업주가 아닌 관리자에게 실형이 선고된 건 이례적입니다.
[이대로 / 울산지방법원 공보판사 : 현장 관리 근로자가 불규칙적으로 심야 근무를 반복하다가 사망한 경우 상급자는 적절한 근태 관리를 통하여 연장근로가 주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조치할 의무가 있고, 그러한 조치 없이 근로기준법 위반 상태를 방치하였다면, 해당 근로자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공장장에게는 사업주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엄격한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법조계는 법원이 장시간 노동을 묵인하거나 방조하는 환경에 대해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JCN뉴스 구현희입니다.
YTN 구현희 jcn (kimmj02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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