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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태현 : 어제 대통령이 주재하는 사상 첫 부동산 대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당초 예정됐던 시간을 훌쩍 넘겨서 3시간 넘게 진행이 됐고요. 많은 전문가들, 시민들이 손을 들어서 발언 기회를 갖는 모습, 많다고 했지만 한 20여 명 정도였으니까 참석자에 비해서는 상당히 적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께서 이걸 보면서 각자의 생각, 판단도 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막상 청년의 목소리는 여기에서 듣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어제 토론회에 다녀오신 분을 한번 만나보겠습니다. 민달팽이 유니온 최하은 활동가 연결돼 있습니다. 활동가님, 나와 계십니까?
◇ 최하은 : 안녕하세요. 청년 세입자들이 모여 있는 주거 단체 민달팽이 유니온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하은입니다.
◆ 조태현 : 예, 민달팽이 유니온 다시 한번 설명해 주실래요?
◇ 최하은 : 민달팽이 유니온이라고 하면, 그 달팽이는 집이 있지만 민달팽이는 집이 없잖아요. 이러한 세입자들이 모여 있다고 생각을 해 주시면 될 것 같고, 청년 세입자들이 처해 있는 주거 현실이 굉장히 열악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개선하는 것을 얘기하고 주거권 보장을 위해서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단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조태현 : 청년 주거 대책을 주로 연구하시고 말씀하시는 그런 단체라고 이해하면 되는 거죠?
◇ 최하은 : 네, 맞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그런데요, 요즘 진짜 고심이 클 것 같아요. 저도 요즘에 주변에서 상담을 많이 받는데, 청년층은 집을 마련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처럼 돼 버렸거든요. 청년들의 주거 대책, 뭐가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 최하은 : 네, 대부분 청년 세입자들이 현장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월세는 너무 비싸고 전세는 불안하다" 이런 말을 많이 해 주시는데요. 청년 세입자들이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전세 사기, 그리고 보증금 미반환, 그리고 살던 곳에서 쫓겨나야 하는 상황들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청년분들한테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들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 조태현 : 그렇다면 기성세대라든지 이쪽에서는 이런 말도 할 것 같아요. "그럼 집을 사라." 그런데 이거 청년층 입장에서 할 말 있으시죠?
◇ 최하은 : "집을 사라"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하는데, 집을 산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주택이 많이 공급된다고 해서 집을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고, 대출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집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굉장히 서운한 일이고, "그렇게 집을 사서 너희들의 주거 안정을 만들어 내라"라고 하기 전에 저희들은 이런 얘기를 하거든요. "아니, 집이 없어도 세입자로서 안전하게 오랫동안 살 수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이런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니까 세입자 권리가 아직 보장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는 거죠. 이것조차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 집을 소유하도록 하는 거, 또는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방식으로 주거권을 보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조태현 : 저도 기성세대지만 기성세대들 이런 말 하면 안 됩니다. 청년층의 상황, 우리 때랑 달라요. 청년층의 입장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최하은 :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전세 사기랑 보증금 미반환 이런 것들이 가장 큰 어려움인데요. 저희 최근에 민달팽이 유니온이 세입자 집담회를 열었던 적이 있어요. 거기서도 정말 안타까운 사례들이 많았는데 두 가지 정도 조금 설명을 해 드리고 싶습니다. 서울시가 청년 주거 불안 덜어내겠다고 만든 청년 안심주택 혹시 알고 계실까요? 그런 공적 주택에서조차도 전세 사기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있었는데요.
◆ 조태현 : 그래요?
◇ 최하은 : 네, 거기에서 세입자들이 정부와 지자체를 믿고 들어갔잖아요. 이름조차 청년 안심주택이니까요. 그래서 그렇게 해서 들어갔는데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던 문제들이 생겼고, 그런 것들이 생겼을 때 책임감 있게 해결이 되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세입자들이 정책과 사회에 대한 깊은 냉소를 느끼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세입자 집담회에서 말씀을 해 주셨고요. 또 다른 사례로는 동네 재개발 소식 때문에 쫓겨나야 하는 세입자들의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재개발 지역에 사는 한 청년 세입자가 있는데, 대부분의 청년 세입자들은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재개발 지역에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되잖아요.
◆ 조태현 : 비교적 저렴하니까.
◇ 최하은 : 저렴하니까요. 그래서 들어가게 됐는데 동네에 주민 설명회가 열린다고 하길래 '아, 그래, 내가 살고 있는 동네니까' 하면서 그 설명회를 찾아갔었대요. 그런데 알고 보니까 집주인이랑 토지 소유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였던 거죠. 그래서 그 설명회에서는 세입자들의 대책이나 이런 것들은 전혀 없었고, "재개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근데 청년분은 그 얘기를 들으면서 '그렇다면 여기에서 그동안 살아왔던 나는 도대체 어디로 또 떠밀려 가야 되는지, 이사를 다시 한번 해야 되는지' 이런 허탈감을 내비치셨거든요. 이런 민간 재개발이 이루어지면 집주인분들은 개발 이익을 얻게 되겠지만, 그 동네에 실제로 살고 있던 청년 세입자들은 그냥 이사를 하거나 쫓겨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게 청년 세입자들의 현실이고요. 그 외에도 곰팡이나 누수, 임대인과의 갈등 등 무수한 사례들이 쏟아지고 기상천외했는데요. 모두들 한 번씩 겪어본 보편적인 일이기도 했습니다. 이게 참 세입자의 권리보호가 강화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안타까운 일들이 계속해서 반복될 수밖에 없는 것 같고, 결국엔 생존의 위협을 받는 세입자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대규모 주택 공급이나 전세 대출 완화로 모두가 내 집을 마련할 수 없다는 것도 모두 알고 계실 텐데, 집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세입자로서 안정적으로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는 정책이 전혀 없다는 것은 청년 세입자들한테 굉장히 큰 무력감을 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조태현 : 저도 그동안 너무 큰 시장만 봐왔던 건 아닌지 조금 반성이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데요. 그래서 어제 토론회가 있었기 때문에 여기도 참석하셨죠?
◇ 최하은 : 네, 참석했습니다.
◆ 조태현 :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청년의 발언이 있었습니까?
◇ 최하은 : 청년 발언은 대부분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물론 신혼부부이신 분들이 얘기를 하시긴 했지만, 그것들이 모든 청년 세입자들을 대변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아요. 청년 세입자들이 80% 이상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누누이 말했듯이 청년 세입자분들이 원하는 것은 세입자 권리 보장이에요. 그런데 대토론회에서는 공급, 금융, 세제 이런 것들이 워낙 주요 이슈로 선정되다 보니까 이런 청년 세입자들의 이야기는 많이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있어요.
◆ 조태현 : 매크로 쪽이 워낙 엉망이다 보니까 마이크로 쪽을 많이 놓친 것 같은데.
◇ 최하은 : 네, 맞아요.
◆ 조태현 : 그래서 오늘 저희가 발언권을 드려보는 시간 마련하겠습니다. 어제 만약에 발언권을 얻으셨다고 하면 어떤 말씀을 하시고 싶으셨어요?
◇ 최하은 : 우선 이렇게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 조태현 : 아니에요, 저희가 감사합니다.
◇ 최하은 : 네, 제가 앞에서부터 계속 말했던 것처럼 세입자 권리 보장에 대한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습니다. 주택을 소유하지 않거나 소유하지 못하더라도 누구나 불안해하지 않고 집다운 집에서 살아갈 주거권이 보장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재명 대통령님께서 전에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를 말씀하셨는데 거기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거는 결국 세입자들이거든요. 세입자들의 주거권 보장을 빼놓고는 결코 주거 불안을 해소할 수 없기 때문에, 소유 중심의 대책을 넘어서서 세입자 주거 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된다는 거를 강조해서 설명을 하고 싶었습니다. "세입자로 살아도 안정적으로 살고 싶다"라는 것들이 세입자들의 바람이기 때문에, 정부가 정책을 만들 때는 가계부채를 늘리는 방식으로 집을 소유하게 부추기는 것보다는, 청년들이 전세 사기나 보증금 미반환, 임대인과의 갈등 같은 것들이 없을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진짜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거나 전세 사기 예방, 세입자 보호 강화 등 주거 정책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 조태현 : 그런데 이런 대토론회 말고도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런 목소리를 정부에 계속 전달을 하셨을 텐데 정부 쪽에 답변이 있습니까?
◇ 최하은 : 저희가 2025년 대선 때도 요구안을 드리기도 했고요. 그리고 이번에 지선 때도 열심히 하긴 했지만 얘기가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하겠다고 약속한 것들이 있긴 합니다. 예를 들면 대항력 시점을 조정을 한다거나, 대항력 시점이 전입신고를 한 이후 0시에 생기는데 이것 때문에 생기는 전세 사기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조정한다거나 최저 보장제나 최우선 변제금 이런 것들을 하겠다고 말은 해둔 상태인데 이것들이 아직까지 진전이 있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 조태현 : 청년 투표율 높여야겠어요. 그래야지 정치권에서 답변이 올 것 같습니다. 자, 진짜 공공임대주택을 마련해 달라고도 주장을 하셨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러면 지금까지 나온 거는 가짜라는 말씀이신 거예요?
◇ 최하은 : 진짜 공공임대주택이라고 제가 말씀드린 거는, 전세 사기나 이런 것들이 생겼을 때 민간에게 지원을 해서 공공임대주택을 마련하는 게 많이 있거든요. 이런 경우에는 공공이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들이 많이 있고, 그리고 기업형 민간 임대 이런 얘기도 많이 하시는데 대규모로 공급하고 품질 좋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요. 이것들이 앞서서 말했던 것처럼 세입자의 주거 안정이 아니라 수익화에 기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진짜 공공임대, 그러니까 공공이 주도해서 만드는 집들보다 공공성이 현저히 떨어질 뿐만 아니라 세입자의 장기적인 주거 안정을 이루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미 수많은 피해를 낳은 전세 사기 사건의 상당수도 등록된 임대주택에서 일어났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 늘어나야 된다는 말을 하고 있는 거고요. 그런데 저희가 또 우려가 되는 거는 이런 말씀을 드리면 "공공임대주택에 청년과 신혼부부만 들어가게 해달라는 거냐" 이런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요. 저희도 주거 취약계층들의 배분이 늘어나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공공임대주택 자체가 너무 적다 보니까 이게 서울에는 7%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평균이. 그래서 너무 적다 보니까 그 안에서 서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들이 펼쳐져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려면 공공임대주택도 확대돼야 된다, 이런 얘기도 하고 있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참 수익화가 안 되면 민간은 나서지 않을 거고, 공공은 규모나 속도에서 한계가 분명히 있고 어려운 문제네요. 이것도 쉽지 않은데, 다음 주에 총리 주재로 부동산 대토론회가 한 번 더 열린다고 해요. 거기도 참석하실 예정입니까?
◇ 최하은 : 거기는 아직 섭외가 안 들어오긴 했는데요. 섭외가 만약 온다면 한 번 더 고민을 해서 가서 저희들 이야기를 얘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말씀하시고 싶은 거, 가장 강조하고 싶은 거 하나만 꼽자면 어떤 걸까요?
◇ 최하은 : 가장 얘기하고 싶은 건, 과거 계약갱신청구권처럼 세입자의 삶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제도들이 세입자들한테 정말 좋았거든요. 이런 것처럼 국회에 계류 중인 전세 사기 예방 입법, 그러니까 세입자 권리 확대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게 남아 있습니다.
◆ 조태현 : 활동가님 세대가 어떻게 되시죠?
◇ 최하은 : 저 20대입니다.
◆ 조태현 : 20대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들 많이 합니까?
◇ 최하은 : 주변에서 많이 하시죠. 다들 집 구할 때 너무 힘들다, 너무 불안하다 이런 말씀 많이 하시고 그때 하는 말이 "아니, 기본적인 것들부터 해줬으면 좋겠다." 물론 금융, 세제 이런 것들 다 좋은데 조금 먼 미래의 얘기 같은 게 있죠, 저희들한테는. 당장 나는 쫓겨날 위기에 있고 전세 사기에 처할 위기에 있는데 이런 것들을 예방할 수 있는 것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다들 하고 있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최하은 민달팽이 유니온 활동가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최하은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