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후위기로 국지성 극한 호우가 잦아지면서 비구름을 더 빠르고 촘촘하게 관측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기존 관측망을 보완할 X-밴드 레이더가 주목받고 있지만, 한계도 적지 않습니다.
김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1시간 만에 124.5mm에 이르는 물 폭탄이 쏟아진 거제 장평동.
하지만 불과 12km 떨어진 장목면은 같은 시간 강수량 18mm에 그쳤습니다.
지난 2022년 서울 폭우 때 동작구 신대방동에는 시간당 141.5mm가 쏟아졌지만, 강북구 수유동에는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좁은 지역에서도 강수량이 크게 엇갈리는 극한 호우.
더 세밀한 관측이 필요해지면서 X-밴드 레이더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규원 / 경북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부 교수 : 단파장인 X-밴드 레이더를 저지대에 설치하면 산이라든지 건물 등에서 나타나는 지형 에코가 대형 레이더보다 훨씬 약하게 관측이 됩니다. 하층에서 강수를 정확하게 관측할 수 있는 굉장히 큰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기상청의 주력 관측망은 S-밴드 레이더로, 전국 17대가 한반도 주변의 비구름을 감시합니다.
S-밴드가 넓은 지역을 안정적으로 본다면, 3.5배가량 작은 X-밴드는 좁은 지역을 촘촘하게 관측합니다.
이런 특징을 살려 X-밴드를 재난 대응에 활용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일본은 국지성 폭우 감시에, 싱가포르는 돌발홍수 대응에 활용합니다.
하지만 국내 X-밴드 관측망은 아직 턱없이 부족합니다.
기상청이 전국에 12대를 운영하고 있는데, 서울에는 한 대도 없습니다.
[윤선권 / 서울연구원 재난안전연구센터 연구위원 : X-밴드 레이더의 관측 반경이 작기 때문에 한두 대 가지고는 어렵고요. 싱가포르 사례를 들면 (서울에) 최소 7대 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아직 X-밴드 레이더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이 걸림돌입니다.
앞서 2016년 기상청 서울청사 설치를 추진했지만, 전자파 우려 등 주민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극한 호우 예보의 정밀도를 높이는 것이 시급한 만큼 정부 차원에서 안전성을 명확히 입증하면서 구체적 계획을 통해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지성 폭우 관측에 어려움이 커지는 요즘, X-밴드 레이더가 현실적 한계를 넘어 빈틈을 메우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김민경입니다.
영상기자 : 심원보
디자인 : 박유동, 김유영
YTN 김민경 (kimmin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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