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가 연일 상승하며 연 5%대에 고착화하는 모습입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빅테크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증가와 미국의 재정 적자, 중동발 유가 급등 등이 겹치면서 ‘고금리 뉴노멀’이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 5.24%로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30년물 금리도 연 5.56%까지 올라 2002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가운데 이란의 ‘7일 계획’이 미국에 거부되면서 유가가 장중 4% 이상 급등한 영향이 컸습니다. 고유가가 물가를 다시 자극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국채 금리도 상승했습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15일 연 5%를 넘어선 뒤 3거래일을 제외하고 5% 이상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30년물 역시 7월 7일 이후 줄곧 5%를 웃돌고 있습니다.
연준의 다음 달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29일 기준 70.3%로 일주일 전 57.6%에서 크게 상승했습니다.
국채 금리 상승에는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에 따른 회사채 발행 증가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채권시장에서 한정된 투자금을 놓고 미국 국채와 경쟁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와 중국의 미 국채 매도 등 수급 악화도 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힙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사회보장 지출 증가 등을 거론하며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재정 상황이 개선되기보다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미 국채 금리 상승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한은은 다음 달 22일, 연준은 27~28일, 일본은행(BOJ)은 29~30일 각각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엽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 기조를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한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국내 부동산과 증시의 부담도 커질 수 있습니다.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취약차주의 부담도 커질 수 있습니다.
증시 역시 고금리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AI 거품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추가로 상승하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반도체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견조한 만큼 금리 상승만으로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 국채 금리 상승은 원·달러 환율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4원 내린 1356.7원에 마감했습니다. 분기 말을 맞아 국내 수출업체들이 달러를 원화로 바꾸기 위해 매도한 영향이 컸습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미국 금리 상승 여파로 국내 국고채 금리가 과도하게 오를 경우 긴급 바이백(조기 상환) 등 필요한 시장 안정 조치를 즉시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디오ㅣAI앵커
제작ㅣ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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