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민족주의 우파를 이끄는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법과정의당(PiS) 대표가 국가 주권을 지키기 위해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카친스키 대표는 현지 시간 28일 크리니차에서 열린 경제포럼에서 "EU는 변화해야 한다. 이건 나의 확고한 신념"이라며 EU 권력이 집중된 집행위원회 폐지를 요구했습니다.
이어서 EU 조약 개정 또는 EU 재창설을 주장하면서 '마지막 수단'으로 EU 탈퇴 협상을 제시했습니다.
카친스키는 폴란드의 EU 탈퇴 협상에 대해 "어렵고 위험하지만, 상황이 몹시 심각하기 때문에 다른 방법들이 실패한다면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극우 정당이 우세한 스페인과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을 언급하며 "상황을 바꿀 기회의 창이 열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카친스키는 2001년 창당한 PiS를 20년 넘게 이끌며 총리도 지낸 폴란드 우파 정계의 거물급 인사입니다.
폴렉시트(Polexit)로 불리는 폴란드의 EU 탈퇴는 최근 몇 년 사이 세력을 키운 폴란드왕권연맹 등 극우 진영에서 주로 거론돼왔습니다.
카친스키 대표와 PiS는 EU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이라며 수위를 낮췄지만 공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지낸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이게 바로 폴란드가 직면한 문제 중 하나다. 나는 이 싸움에 질 생각이 없다"고 적었습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외무장관은 문제의 발언이 극우 정당을 선택하는 결과를 유권자들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카친스키의 솔직함에 감사드린다"고 비꼬았습니다.
카친스키는 여권의 공격에 "EU는 필요하지만,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 지금의 위기와 붕괴는 메르켈(전 독일 총리)의 통치와 그의 측근 투스크가 만든 결과"라고 반박했습니다.
카친스키 대표의 발언은 내년 10월 총선을 앞두고 극우 세력을 끌어들이려는 의도에서 나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023년 총선 패배로 투스크 총리의 중도 진영에 정권을 뺏긴 PiS는 민족주의 역사학자 출신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을 내세워 투스크 내각과 정국 주도권을 다투는 중입니다.
최근에는 온건 보수 성향인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전 총리를 당에서 축출하는 등 갈수록 우경화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기자ㅣ유투권
오디오ㅣAI앵커
제작ㅣ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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