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동성 커플, 한 정자 기증자의 아이 각각 출산

사진 출처 = 타린 커밍 페이스북

뉴질랜드의 한 여성 동성 커플이 인공수정을 통해 아버지가 같은 아이를 각각 출산했다.

지난 20일(이하 현지 시각)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는 오클랜드에 사는 30대 여성 커플 타린 커밍, 캣 뷰캐넌이 지난달 20일과 24일 각각 아들 라이언과 딸 파이퍼를 낳았다고 보도했다.

약혼한 사이인 두 사람은 아이를 가질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올해 초 한 정자 기증자의 정자를 나눠 인공수정을 시도했다.

병원에서 인공수정을 하는 것은 비용이 너무 비쌌기 때문에 두 사람은 온라인에서 정자 기증자를 찾아 집에서 직접 인공수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 모두 별다른 합병증 없이 임신 기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지난달 18일 예정일보다 3주 빠르게 커밍의 양수가 터졌고 커밍은 양수가 터진 지 이틀 만인 20일 극적으로 출산했다. 한때 의료진은 응급 제왕절개 수술까지 준비하기도 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넘겼다.

아들 라이언은 태어났을 때 맥박만 뛰고 있었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 라이언은 8분간 심폐소생술을 받았고 태어난 지 몇 시간 뒤 발작까지 일으켰다.

결국 라이언은 오클랜드 시립병원으로 옮겨져 72시간 동안 뇌 손상을 막기 위한 치료를 받았다. 나중에 커밍의 태반을 조사해보니 라이언은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뷰캐넌도 예정일보다 빠른 지난달 24일 제왕절개로 딸 파이퍼를 출산했다.

커밍은 "많이 힘들었다. 첫날에는 많이 울었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라이언은 뇌 손상을 입지 않았고 더 이상 발작 증세도 보이지 않아 지난 6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커밍은 "라이언은 기적 같은 우리의 아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은 출산 이후 아이들과 함께 집에 머물고 있다. 뷰캐넌은 "두 명이었던 우리가 며칠 만에 네 명이 됐다. 굉장한 일이다. 가족으로서 집에 함께 머무는 시간이 좋다"라며 라이언과 파이퍼를 위한 크리스마스 의상까지 준비해두었다고 말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