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원내대표 두 사람의 관계는 2005년, 10년 전에 시작이 되었습니다.
당시 박근혜 대표는 한나라당 대표였습니다.
당시 박 대표가 경제학자 출신이고 이회창 후보의 참모를 했었던 비례대표 의원, 유승민을 대표 비서실장으로 기용을 하면서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삼고초려를 했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유승민 당시 비서실장은 두터운 신임을 받으면서 측근 중에 측근으로 지목되었었습니다.
[기자(2005년 1월 11일 YTN 보도)]
사무총장에는 국회 재경위원장으로 3선인 김무성 의원이 임명됐습니다.
대표 비서실장에는 유승민 의원이 기용됐으며,
[김무성, 한나라당 사무총장(당시)]
"세대 간의 중간에 서서, 당내 세력 간의 중간에 서서 아무 사심 없이 오로지 정권 창출을 위해서…"
이번 당직개편은 박근혜 대표의 실질적 2기 체제 출범으로 박 대표 체제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입니다.
또 전문성을 갖춘 박세일, 유승민 의원 등을 전진 배치하는 등 실무형 인사라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기자(2005년 8월 11일 리포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유승민 비서실장을 통해 난을 보내고 쾌유를 빌었습니다.
[유승민,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 (당시)]
"박근혜 대표께서 하루빨리 쾌유하시길 바란다는 말씀을 김대중 전 대통령께 전해드리고 경과가 좋아지길 바랍니다."
[앵커]
저때로부터 두 달 뒤, 같은 해 2005년 10월에 비례대표 의원으로서는 여권으로서는 따놓은 당상으로 할 수 있는 대구 재보선에 공천까지 받으면서 특혜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였습니다.
그런 은혜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2007년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의 대선후보 경선 때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 후보 캠프의 최선봉에 섰습니다, 보시죠.
[기자(2005년 10월 11일 YTN 보도)]
박근혜 대표 비서실장 출신인 한나라당 유승민 후보는 노무현 정권 중간평가론을 내세우며 정권교체의 초석을 놓아달라고 호소합니다.
[유승민, 한나라당 대구동을 재보선 후보 (당시)]
"이번 선거가 정권을 되찾아 오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그런 각오로 임하겠습니다."
[2007년 8월 12일 YTN 보도]
[유승민, 박근혜 후보 측 정책메시지단장 (당시)]
"옵셔널벤처스하고 전혀 관계가 없다던 이명박 후보께서 어떻게 옵셔널벤처스 계좌에 본인의 돈 35억을 보냈느냐."
[박형준, 이명박 후보 측 대변인 (당시)]
"유승민 의원이 제시한 자료를 면밀히 분석·검토한 결과 그것이 합성·조작된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앵커]
4년 뒤 한나라당 대표경선에서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를 위한 한 표라는 것을 말하면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아마 이제는 정치적인 본인의 체급이 다르다고 느꼈을 겁니다.
그런데 두 사람의 관계에 금이간 것은 바로 이때 이후부터였습니다.
2012년 대선을 1년 앞두고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었던 박근혜 전 대표는 조기 등판, 빨리 당 전면에 나서는 것을 원치 않았었는데 유승민 의원이 단독행동을 결행하면서 스텝이 꼬이기 시작한 겁니다, 보시죠.
[기자(2011년 12월 7일 YTN 보도)]
친박근혜 계열인 유승민 최고위원이 가장 먼저 당 지도부에서 물러났습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지난 10월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사퇴를 고민해오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 파문 이후 당의 무기력한 대처에 책임을 느끼고 사퇴를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유승민 ,한나라당 최고위원 (당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존망의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납니다.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절망과 분노 앞에 참담한 마음으로 저희들의 잘못을 사죄드립니다."
이어 원희룡, 남경필 두 최고위원도 잇따라 회견을 열고 사퇴를 발표했습니다.
[앵커]
결국 이렇게 되면서 홍준표 당시 대표 체제가 붕괴됐고 박근혜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타의로 맡게 되면서 총선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결과는 좋았죠. 그러나 자신의 뜻과는 다르게 행동한 유승민 의원에게는 배신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2012년 대선 때 유승민 의원은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겉돌았고, 그러나 올해 초 자력으로 친박 이주영 후보를 누르고 원내대표에 당선이 되면서 두 사람은 어색한 만남을 갖게 됩니다. 보시죠.
[기자(2015년 2월 10일 YTN 보도)]
박 대통령은 먼저 유승민 원내대표와 원유철 정책위의장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당과 정부, 청와대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여러 가지 일들을 한 번 제대로 잘 맞춰서 삼위일체가 돼서 함께 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은 대통령께서 걱정하시는 대로 저희들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앵커]
그러나 불안한 동거는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아마 이미 마음의 거리가 너무 멀어져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정현 최고위원이 엊그제 대통령이 유승민 대표한테 쌓이고 쌓였다라고 발언을 했었죠.
아마 유승민 원내대표 지난 해 10월 발언, 그리고 올해 4월 발언이 박 대통령의 마음을 결정적으로 얼어붙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2014년 10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누가 합니까, 이것을. 청와대 '얼라'들이 합니까? 누가 합니까?"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지난 4월 8일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된 후에 신뢰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이 심판해주셔야 할 것입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저도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대통령께서도 저희에게 마음을 푸시고 마을을 열어 주시길 기대합니다. 저는 박근혜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누구보다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입니다."
[앵커]
좋든 싫든 여권 전체가 다시 운명공동체가 될 수밖에 없는 2016년 내년 총선, 그리고 그 다음 해 2017년 대선. 여기에서 두 사람은 어떤 모습으로 재회하게 될까요, 궁금합니다.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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