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6년 10월 26일(수요일)
□ 출연자 : 정청래 前 더불어민주당 의원
-탄핵, 국민들의 들끓는 민심
-사과로 국면 막을 수 있는 시간 이미 지나
-엽기적인 그녀들의 국기문란 사건
-개헌 쿠데타, 일일 천하로 끝나... 최순실 쓰나미가 대한민국 덮쳐
-대한민국 임시정부, 독일에 세워진 듯
-최순실 없이 박 대통령 어떤 일도 어려워.. 자조적, 분노어린 생각들어
-이원종 비서실장, 상황 잘 몰랐을 것
-박 대통령, 국가법 어겨, 퇴임 다음날 검찰 수사 면하기 어려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탄핵 발의 정도는 해야,
-야당 너무 몸사리면 국민들로부터 박수 받기 어려워
-개헌, 물 건너 가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앞서 여당 입장 들어본 데 이어 이번에는 야당 입장 들어볼 텐데요. '지금은 대통령 탄핵을 논의할 때'라는 강경한 발언 하신 분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청래 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하 정청래): 네, 안녕하세요.
◇ 신율: 대통령 탄핵을 논의할 때다, 이런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이 표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 정청래: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고요. 어제, 그리고 지금까지 네이버나 다음에 실시간 검색어 1위가 탄핵이었지 않습니까? 저는 그런 국민들의 들끓는 민심을 제가 대변해서 그런 말을 했는데요.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이라면 한번쯤 머릿속에 탄핵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 신율: 탄핵이라는 부분은 제가 조금 있다가 다시 여쭤볼게요. 그런데 일단 어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 정청래: 사과로서 국면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은 이미 지났고요. 그 내용조차도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청와대에 기자들을 모아놓고 녹화로 했다는 것이 사실상 국민들의 마음을 건드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한 마디로 규정하면 ‘엽기적인 그녀들의 국기문란 사건’이다. 그리고 여타의 권력형 비리 사건과 달리 대통령이 그 사건의 한 중심, 핵심이 되어 있기 때문에 굉장히 이것이 해결되기 어려운 민심을 달래기 어려운 사건으로 이미 진화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런데 이게 사실 개헌 이야기가 월요일에 나왔잖아요. 개헌을 하겠다. 그런데 개헌 블랙홀이 최순실 블랙홀에 빨려 들어갔어요.
◆ 정청래: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최순실 사건이 얼마나 어마어마하게 대통령으로서 심각한 사건이었는지는 개헌을 하자고, 본인의 평소 입장을 180도 바꿔서 개헌 카드를 들고 나왔지 않습니까? 그러나 저는 개헌을 통한 국면전환, 개헌 쿠데타의 성격이 있었던 것이죠. 이것이 일일 천하로 끝난 거죠. 어떠한 사건보다도 가장 강력한 매머드 급 태풍이 바로 최순실 쓰나미로 지금 대한민국을 덮치고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신율: 지금 각종 언론에 보도가 되는 부분들이 사실 북한과의 비밀 접촉 문제라든지, 이런 걸 사전에 보고 받았다든지, 민정수석실, 이 부분, 중앙일보가 아마 보도했을 걸요. 이 부분에 관여했다. 그리고 취임식 대행사 선정 의혹에 옷 부분, 이건 조선일보가 보도한 거고요. 비공개 휴가 장소까지 알았다. 이건 어제 보도가 된 부분인데요. 이게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정청래: 저는 그런 보도를 쭉 보면서, 대북 국가기밀부터 대통령의 휴가 일정까지 모든 것이 최순실 컴퓨터로 보고되는 상황을 보면서 사실상 최순실 씨가 대통령이 아니냐? 이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고, 최순실 씨가 지금 해외 도피 중이니까 대한민국이 무정부 상태 아니냐? 이런 네티즌의 농담 아닌 농담이 진짜 농담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순실 씨가 하루 빨리 귀국해서 이런 문제를 특검을 통해서 밝혀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농담이 참 씁쓸합니다. 지금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독일에 세워진 거 아니냐?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 옆에 없으면 어떤 연설도 할 수 없고, 어떤 국가 정책도 세우기 어려운 것 아니냐? 이런 자조적인 국민들의 분노어린 생각에 저도 그건 아니다, 하고 말리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런 생각입니다.
◇ 신율: 그리고 제가 앞서 이종구 의원한테도 여쭤본 걸 여쭤볼게요. 이원종 비서실장이 ‘봉건시대에도 없을 일이다.’ 이런 말을 국회에서 했어요. 그런데 이원종 비서실장은 진짜 몰랐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이런 의견도 많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정청래: 이원종 비서실장은 몰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기춘 비서실장 정도면 알 수도 있었겠지만, 이원종 실장은 갑자기 오신 분이고, 핵심도 아니었고, 그래서 저는 몰랐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이원종 비서실장 말대로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 말은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러면 앞으로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느냐? 이 부분도 있지만, 또 하나는 뭐냐면 지금과 같은 난맥상에서 과연 대통령의 리더십이 어떤 식으로 발휘될 수 있는가 하는 부분도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일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정청래: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두 가지 국가의 법을 어겼다고 보고 있지 않습니까? 공무상 비밀누설죄, 또는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 신율: 그건 논란이 있더라고요. 지금.
◆ 정청래: 네, 저는 위반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는 받지 않겠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퇴임 다음날 검찰 수사를 면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형법상 처벌을 받는 건 불가피하게 되었다고 보는데, 그건 나중 일이고, 어쨌든 지금 나라를 수습해야 하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의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마무리되었는가를 본인이 꼼꼼히, 순수한 마음으로 잘 살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결국 닉슨의 하야까지 몰고 온 것, 그 잘못의 핵심은 거짓말이었습니다. 그것이 탄로 났기 때문에 결국 하야까지 하게 되었는데요. 지금까지 잘못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앞으로 거짓으로 변명하는 것, 그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은 정말 있는 그대로 진실을 고백하고, 대통령으로서 앞으로 남은 임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직한 거 말고 다른 거 어떠한 것도 지금 상황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입니다.
◇ 신율: 이제 사태가 어떻게 수습되어야 하는지를 여쭤볼 건데요. 앞서 탄핵 이야기 잠깐 말씀 하셨는데요. 그런데 지금 더불어민주당 같은 경우에는 탄핵의 티읕 자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뭐냐면 사실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의 탄핵 역풍이 상당히 불었잖아요. 지금 민주당이 그런 이야기를 꺼내면 그 역풍이 불 것이다. 바로 이런 측면도 고려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지금 그런 주장이 안 나온다. 이런 분석이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정청래: 저희 민주당 지도부로서는 당연히 그런 스탠스를 취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금 그런 들끓는 민심을 본다면, 탄핵까지 결행하기 전 단계, 탄핵 발의는 해 놓는 것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국회 의석 과반수면 탄핵 발의는 할 수 있거든요. 물론 탄핵 의결은 3분의 2까지 필요하지만. 그래서 저는 탄핵 발의까지는 해 놓는 것도 여러 가지 정국 현황상 가능하다고 보고 있고요. 실제로 여당에서도 대통령의 탈당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내각 총사퇴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탄핵 발의, 내각 총사퇴, 대통령 탈당, 어떻게 보면 이건 대통령 임기 말에 항상 터져 나오는 키워드 아니겠습니까? 이럴 때 야당이 또 너무 몸 사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로부터 박수 받기는 어렵지 않을까? 그렇게 봅니다.
◇ 신율: 그러니까 지금 내각 총사퇴도 해야 하고 탈당도 해야 한다. 그렇죠?
◆ 정청래: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그런 주장들이 나오는 지경까지 이르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여당에서도 자체적으로 탈당 문제가 나오고, 내각 총사퇴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의견이 나오기 때문에, 야당으로서는 그 정도 급의 민심을 달랠 수 있는 수습책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균형을 맞추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 신율: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개헌은 물 건너갔다고 보십니까?
◆ 정청래: 개헌은 물 건너갔습니다. 그리고 최순실 국기문란 사건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실제로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개헌은 불가능하고, 만약 정상적인 프로세스였다면 내년 대선에서 개헌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밝히고 대선 후에 공약하는 게 만약 개헌을 한다면 정당한 프로그램이었다고 봅니다.
◇ 신율: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청래: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정청래 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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