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930~1940년대 일제강점기의 모습을 담은 희귀 영상이 새롭게 공개됐습니다.
당시의 거리 풍경과 시민들의 생활상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구수본 기자입니다.
[기자]
저 멀리 조선총독부가 보입니다.
1945년 광복 직후의 서울입니다.
당시 서울의 모습을 담은 항공촬영 영상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역 앞에 몰려나와 만세를 부르는 사람들의 표정이 생생합니다.
호주군 정보부가 촬영한 이 영상에는 미국과 일본 간의 국기 교체식부터 항복문서 서명식까지 자세하게 기록돼있습니다.
특히 입을 굳게 다문 채 항복 문서에 서명하는 아베 노부유키 조선 총독의 굳은 표정이 인상적입니다.
이 영상은 1945년 9월 8일에서 11일 사이 촬영한 것으로,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입니다.
[김선호 /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연구교수 : 이 시기가 조선총독부가 항복하고 미군이 행정권을 이양받는 시기이기 때문에 한국의 근대사와 현대사가 갈리는 대표적인 시기입니다.]
이보다 앞선 1935년대 중후반 일제강점기 곡물 수탈 거점이었던 전북 군산의 모습을 담은 영상도 공개됐습니다.
군산 자동차영업소 등의 근대식 건물들과 함께, 정미소, 선박제조현장 등을 비추며 성공적인 식민지화를 홍보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삶은 볼 수 없어 수탈의 역사를 짐작게 합니다.
영국 도예가 버나드 리치가 울산과 경주, 서울, 금강산 등을 여행하며 찍은 영상에는 울산 전통 오일장 모습이 담겨있어, 당시 서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들은 한국영상자료원이 지난해 해외에서 수집한 한국 관련 영상 89편 가운데 일부입니다.
[장광헌 / 한국영상자료원 수집부장 :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기록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고 판단하고 있고요. 향후 여러 분야에서 연구 사료로써 활용될 것입니다.]
이 영상들은 오는 5월 중에 일반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YTN 구수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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