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행위예술가가 12만 달러(1억 4,000만 원)짜리 바나나 작품을 먹어 치워 작품을 더 유명하게 만들었다.
이탈리아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미디언'은 바나나를 테이프로 벽에 붙인 현대 예술 작품으로, 12만 달러에 판매된 뒤 페로탕 갤러리에 전시됐다.
그러나 갤러리에 따르면, 7일 뉴욕의 공연 예술가 데이비드 다투나가 오후 1시 45분쯤 "나는 배고픈 예술가"라면서 바나나를 떼먹어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리 매니저 루시앙 테라스는 "비록 원래의 바나나는 사라졌지만, 이는 예술 작품이 파괴된 게 아니다"라며 "바나나 자체가 아닌 예술 작품을 샀을 때의 아이디어가 예술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카텔란은 작품을 판매할 때 '정품 인증서'를 함께 판매하며 필요에 따라 바나나를 교체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투나가 바나나를 먹어 버린 뒤 바나나가 새것으로 교체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이를 구경하기 위해 전시장에 몰려들었다. 이에 전시를 맡은 페로탕 갤러리의 에마뉘엘 페로탕은 8일 "안전 문제로 작품 '코미디언'을 오전 9시에 철거했다"며 "참여해준 분들께 감사한다"고 밝혔다.
페로탕은 CNN과 인터뷰에서 "코미디언은 세계무역을 상징하고, 이중적인 의미가 있는 고전적인 유머"라며 "카텔란은 평범한 물건들을 유머와 비판의 상징으로 바꾸는 예술가"라고 밝혔다.
'코미디언'을 만든 카텔란은 풍자로 유명한 조각가이자 예술가로, 대표작은 18K 금으로 만든 황금 변기 작품 '아메리카'다. 과도한 부에 대한 조롱이 담긴 이 작품은 지난 9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생가인 영국 블레넘궁에 전시된 뒤 도난당해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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