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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파일러에서 배우까지...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배우 김윤희' 

2020.08.31 오후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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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파일러에서 배우까지...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배우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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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 방송 : FM 94.5 (17:10~19:00)

■ 방송일 : 2020년 8월 30일 (일요일)
■ 대담 : 김윤희 배우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프로파일러에서 배우까지...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배우 김윤희' 


◇이성규 한국장애인재단 이사장(이하 이성규)> ‘이 길이 내 길인가?’‘내가 하고 있는 게 나한테 맞는 건가?’이런 고민 해본 적 있으십니까? 해본 적이 있더라도 다른 길로 방향을 바꾸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할 텐데요. 오늘 이 자리에는 용기가 대단한 분이 나오셨습니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배우 김윤희씨입니다. 안녕하세요, 김윤희씨.

◆김윤희 배우(이하 김윤희)> 안녕하세요.

◇이성규> 제가 앞서서 김윤희씨를 배우라고 소개를 드렸는데 잘 드린 거죠?

◆김윤희> 네. 배우 맞습니다. 저는 요즘에 배우 김윤희라고 불러줄 때만 고개를 돌립니다.

◇이성규> 프로파일러라고 하는 전직에 대해서는 별로 애정이 없으신가요? 그전에 이 일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김윤희> 아니요. 저는 프로파일러를 너무 사랑합니다. 그때 프로파일러였던 제 모습을 사랑하기도 하고요. 근데 지금은 배우로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배우로 불러주시는 게 더 좋고요. 프로파일러는 현장을 떠나면 더 이상 프로파일러는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항상 전 프로파일러라고 불러달라고 부탁을 드립니다.

◇이성규> 전 프로파일러. 사실 이게 프로파일러라는 게 1956년에 미국에서 폭탄 테러났을 때 처음 시작된 거죠?

◆김윤희> 네. 아시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미국에 아마 뉴욕이었을 거예요. 거기서 연쇄폭파범이 나타나면서, 심리학자가 이제 정신의학자죠.

◇이성규> 제가 기억하기론 제임스라는 분이에요.

◆김윤희> 맞아요. 박사님인데, 거기에 대해서 범인에 대해서 범인상을 그려준 거죠. 지금말로 얘기하면 프로파일링을 해줬기 때문에 그게 최초의 프로파일링이라고 말을 합니다.

◇이성규> 네. 그래서 이제 이런 분들이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자주 나오잖아요. 근데 이분들이 하시는 일들을 좀 한 번 소개시켜주시겠어요?

◆김윤희> 우리가 프로파일러라고 하면 현장에서 가서 증거물들을 딱 보잖아요. 그러고나서 범인이 어떨 거다, 직업은 어떨 것 같다, 나이는 몇 살일 것 같다, 그리고 어디가서 찾으면 찾을 수 있겠다 이런 걸 추정을 하잖아요. 그야말로 범인상을 프로파일하는 거, 그림을 그려주는 게, 윤곽을 그려주는 게 프로파일러고요. 나중에 범인이 검거 됐을 때 그 범인들을 면담해서 또 데이터를 모아주기도 하고요. 여죄를 추궁해서 여죄를 자백하게 만드는 일도 하는 게 바로 프로파일러입니다.

◇이성규> 사람을 이렇게 보면 심리가 막 보여요?

◆김윤희> 다들 그 얘기하세요. 제가 무슨 점쟁인 줄 아시나 봐요. 마주하시면 ‘프로파일러였다면서요?’ 네 그러면 제가 ‘어떤 사람일 것 같아요?’ 라고 물어보시는데 사실은 잘 모르고요. 한 오랫동안 관찰하고 얘기 나눠봐야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이다, 어떤 유형이다라는 걸 알 수 있는데, 또 우리는 선입견을 가지면 안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프로파일러 만나시면 아무렇지 않게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성규> 근데 어쩌시다가 그렇게 프로파일러를 하시게 됐어요?

◆김윤희> 첫 시작은 제가 심리학을 복수전공을 하고 있었는데, 범죄심리학회라는 곳이 열렸었어요. 지금 되게 유명하신 이수정 교수님이나 표창원 교수님이 그 학회를 열었었는데, 지금은 되게 유명해진 말이지만, 사이코패스의 뇌를 딱 보여주면서 일반인들의 뇌와 사이코패스의 뇌를 다르다, 사이코패스는 이미 뇌가 변했기 때문에 그들을 교화한다 라는 건 불가능하다라는 얘기를 그때 학자들하고 교수들이 이야기한 거예요. 저는 약간 성선설을 믿고 있었는데, 사람은 교화가 불가능하다고? 어! 거기서 저는 좀 의문을 품게 됐고 과연 그럴까? 그래서 범죄를 시작하게 된 게 범죄 심리였고, 그러면서 특히 또 범죄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프로파일링을 하게 된 겁니다.

◇이성규> 그래서 시작을 어느 영역에서 근무를 하시면서 프로파일러를 직업이라고 해야 되겠죠? 시작을 하셨어요?

◆김윤희> 저는 서울청 과학수사계죠. 지금은 과학수사과로 바뀌었는데, 과학수사계 행동과학팀, 우리가 얘기하는 범죄분석팀이라는 곳에서 일을 했어요. 그니까 경찰입니다. 현장을 나가라 수 있는 건 경찰뿐이기 때문에, 프로파일러도 경찰 소속이기 때문에, 경찰로 일을 시작을 했죠.

◇이성규> 그니까 공무원이었던 거죠?

◆김윤희> 네. 공무원입니다.

◇이성규> 근데 지금은 공무원 신분은 아니세요?

◆김윤희> 네. 제가 연금도 못 받는..하하

◇이성규> 하하하.

◆김윤희> 연금 받기 전에 나온 전 공무원입니다.

◇이성규> 전 얘기를 한 번 들어보고 싶은데요. 그동안에 많은 사건들을 맡으셨더라고요. 한 번 좀 말씀 해주세요.

◆김윤희> 아마 유영철, 강호순은 잘 아실지 모르겠는데, 정남규는 잘 모르실 거예요. 서남부 연쇄살인사건, 비오는 날에 수요일에 일어나는 연쇄살인사건 하면 아실 텐데. 그 주인공이 바로 정남규였는데. 제가 처음에 맞닥뜨린 연쇄살인범이 정남규였고요. 또 여러분 잘 아시는 지금 미제사건인데, 엽기토끼사건, 우리는 신정동 살인사건으로 부르는데, 그 살인사건도 했었고요.

◇이성규> 근데 왜 그게 미제예요, 아직? 그 프로파일러가 유능하지 못한 거 아닌가요?

◆김윤희> 아. 네. 하하하. 참 처음에 그 사건의 수사방향이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하고 많이 틀렸고, 많은 부분들이 어쨌든 수사에 대해서 미제가 된 거는 다 경찰 책임이거든요. 어쨌든 그 풀어나가지 못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성규> 아유. 참, 그런 끔찍한 사건들은 좀 빨리 빨리 좀 해결이 되고 그러면 좋을 텐데. 그런 일들을 하시면서 현장에 가셔서 잔혹한 모습이나 이런 것도 많이 보셨겠어요?

◆김윤희> 현장은 되게 많이 봤고요. 진짜 현장을 나가면 매번 현장이 다 다르고, 만나는 접하는 사람들 그리고 피해자가 다 다른데요. 처음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무섭지 않아요?’‘끔찍하지 않아요?’라고 물어보시는데, 사실 그것보다는 저한테는 현장이다, 이걸 분석해야 된다라는 게 먼저 들어와요. 문제는 집에 가는 길에, 아니면 혼자 있을 때 다시 그런 장면들이 오버랩이 되고 또 계속 하루종일 머릿속에 그 현장들이 맴돌기 때문에 그게 좀 힘들었지, 그 장면이 끔찍하다, 무섭다 이런 느낌은 좀 사치였던 것 같아요.

◇이성규> 지금 말씀하신 거 보면, 지금도 프로파일러 같아요, 꼭.

◆김윤희> 그래서 이 말투를 좀 버리려고 엄청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성규> 제가 막 읽히는 것 같아요. 지금.

◆김윤희> 아닙니다. 제가 읽힘을 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성규> 그런데 언제 또 배우를 하실 생각하셨어요?

◆김윤희> 처음에 시작은 제가 너무 약간 프로파일러를 하기에는 되게 감정적인 사람이고, 감정이입이 심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스트레스를 풀려고 뮤지컬을 보기 시작을 했고요. 뮤지컬을 보면서 저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연 내가 평생 가장 행복하게 살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스스로를 프로파일링하기 시작했어요.

◇이성규> 스스로를?

◆김윤희> 그래서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성향이고, 어떻게 해야 행복하고 이런 것들을 적다보니까 한 3년은 정말 저한테 셀프 프로파일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나서 분명히 성공은 프로파일러로 더 할 수 있겠지만, 내 행복은 배우로 찾을 수 있겠다. 분명 힘들겠지만 한 번 가보자라고 결심하고 온 길입니다.

◇이성규> 그래서 3년 동안 셀프 프로파일링을 하셨다고 그랬는데 그렇다하더라도 자신이 그동안의 쌓아왔던 것, 그리고 어떻게 보면 좀 안정적이잖아요.

◆김윤희> 많이 안정적이긴 하죠.

◇이성규> 그 부분을 내려놓고, 다른 길을 간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혹시 그 와중에 그 선택에 대해서 걱정하는 분들도 계셨었을 것 같아요.

◆김윤희> 일단은 부모님이 가장 많이 걱정하셨고요. 주변에 동료들, 다들 그 얘기하셨거든요. 3년, 5년, 7년 되면 한 번씩 고비가 찾아온다. 그거 잘 넘기면 너 평생 갈 수 있는데 지금 너가 생각하고 있는 거 객기다, 정말 많은 얘기를 해주셨는데 그 얘기도 너무 감사한 거예요. 근데 한 3년은 또 고민을 했었고, 그때 제가 또 많이 아팠었어요.

◇이성규> 어디가 그렇게 아프셨어요?

◆김윤희> 제가 약간 종양 같은 게 왔기 때문에 수술을 큰 수술을 받게 되면서, 한 번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었고 그때 말씀을 드렸죠. 저는 여기있으면 더 후회할 것 같다, 그래서 제가 가는 길에 박수는 못쳐주시더라도 절대 저를 잡지는 말아 달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다들 지금은 너무 응원해주시고요. 진짜 감사해요.

◇이성규> 그 말씀을 들으신 분들은 직장 동료나 부모님이나 그런 분들이겠네요.

◆김윤희> 지금도 그렇게 말씀해주셨던 분들이 오히려 연락을 주시고요. 부모님도 지금은 제가 하는 일을 너무, 너무 사랑해주세요.

◇이성규> 그런 와중에서도 정말 마지막으로 딱 결정을 내렸던 그 모멘트는 또 있어요?

◆김윤희> 네. 제가 수술을 받고 병가를 쓰게 됐는데 그때 매일 산에 갔어요. 산에 가면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제 인생을 돌아보게 됐고, 내가 가야되는 길을 두 갈래로 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될까를 미래를 그리게 됐잖아요? 프로파일러 일도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이걸 버리는 것들이 너무 아까웠지만, 여기는 가봤던 길이고, 저기는 가보지 않았던 길이니까.

◇이성규> 다른 산, 산을 다니시다가.

◆김윤희> 네. 그렇다면 가보지 않았던 길을 한 번 가보자, 그리고 저라는 사람을 너무 잘 아니까 그래서 결심하게 됐어요.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예전에는 프로파일러였고 지금은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김윤희씨입니다. 사실 이 시간 나오시면요. 인생 음악 한 곡씩을 추천해주시거든요? 어떤 음악을 추천해주시겠습니까?

◆김윤희> 아마 GOD의 길로 더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저는 다른 아이유씨, 헨리씨, 조현아씨, 양다일씨가 불렀던 길이라는 새로운 버전을 되게 좋아해요. 그 길 가사에 ‘내가 가는 길이 진정 나의 길일까?, 이길의 끝에선 내 꿈을 이룰 수 있을까?’ 항상 가는 길이 의문이 되게 많이 들거든요. 맞을까 틀릴까, 그런 의문들 속에서도 제가 그 길을 걸어가야 되잖아요. 그때 항상 힘이 돼주는 노래에요.

◇이성규> 늘 하루하루 자기 성찰하시면서 듣는 노래 같은데요. GOD의 길을 아이유, 헨리, 조현아, 양다일씨의 목소리로 만나보시죠~ 네. 길, 아이유, 헨리, 조현아, 양다일이 부른 노래였습니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프로파일러 출신 배우 김윤희씨입니다. 그런데요. 내가 배우를 좀 해보고 싶어, 그렇다고 해서 다 배우되는 거 아니잖아요? 근데 어떻게 되셨어요?

◆김윤희> 사실 지금도 배우라고 불러달라고 말씀은 드리지만, 앞에 배우가 붙을 때마다 사실 내가 배우라고 불리는 게 맞을까라는 생각을 한 번씩 해요. 그 과정이라는 게 얼마나 힘든 줄도 알게 됐고, 또 선배님들이 그 배우라는 호칭을 받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셨는지 알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배우가 된다고 했을 때 선택한 게 저는 학교였어요. 그래서 30중반에 대학 입시를 다시 봤어요. 그래서 진짜 거기 교수님들도 다 물어보셨어요. 여기 왜 오셨어요? 라고 물어봤었는데, 그렇게 대학 입시 다 떨어지고, 다시 또 대학원을 여러 군데 응시를 했고, 다행히 한 군데 들어가서 공부를 하면서 극단에 들어가서 밥 짓는 거부터 진짜 다시 시작했어요. 그리고 기회가 올 때마다 무대에 서고, 기회가 올 때마다 드라마 출연하고 그렇게 한 5년 넘게 온 것 같아요.

◇이성규> 그럼 명륜동 대학로 이쪽 많이 다니셨겠네요.

◆김윤희> 네. 거기는 훤합니다.

◇이성규> 그렇게 하시면서 첫 작품이 어떤 거였던 가요?

◆김윤희> 첫 무대에 선 작품은 <체홉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작품이었는데, 아는 지인들하고 올렸던 무대 작품이었고, 드라마로는 많이 아실 거예요. <시그널>에서 피해자로 첫 출연한 게 첫 작품입니다.

◇이성규> 시청자들한테 상당히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요. 이때에 연기뿐만이 아니고 다른 역할도 많이 하셨다면서요?

◆김윤희> 원래 처음에는 자문으로 시작을 했는데 나중에 보조작가가 됐고 마지막에는 출연까지 하게 됐죠.

◇이성규> 자문으로 시작하셨군요?

◆김윤희> 네. 어느 날 같이 프로파일러로 일했던 오빠가 전화가 온 거예요. 작가님한테 연락갈 거다, 그래서 알고 봤더니 서울청 프로파일러팀에다가 자문을 요청을 하셨는데. 지금 놀고 있는 애 하나있다. 그래가지고 저랑 연결이 돼서 김은희 작가님이랑 김원석 감독님이랑 얘기가 돼서 자문으로 시작했다가, 거기서 살면서 보조작가까지 같이 했죠.

◇이성규> 그러시면서 캐스팅 되셨네요.

◆김윤희> 그때 제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김원석 감독님이 피해자 우울한 역할 잘 어울리겠다고 하시면서 줬어요.

◇이성규> 그런데 대학로 시절로 돌아가고 그러면서 예술은 조금 배고픔하고 연결을 많이들 시키잖아요. 그런 걸로 해서 약간 좀 마음이 상했다거나, 후회스러웠다거나 그런 경험은 없으셨어요?

◆김윤희> 퇴직금을 다 쓰는데 일년채 안 걸렸어요.

◇이성규> 대부분 그쪽에서 쓰셨겠군요.

◆김윤희> 배우고 뭐 하는데 돈도 많이 들었고, 정말 나중에는 아무 것도 통장잔고에 남아있는 게 없고, 그러다보니까 내가 뭘 먹고 살아야 되지라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자문기회도 들어오게 되고, 다른 사이드업이 되게 들어와서 다들 그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그러지말고 이제 이쪽으로 틀어라라는 제안을 많이 받았었는데. 참 이상하죠. 그렇게 배고픈데도 무대에 한 번 섰던 기억, 카메라에 한 번 섰던 기억이 배고팠던 기억, 너무 힘들었던 기억보다 더 좋은 거예요. 그래서 어차피 평생 할 거니까 조금 늦더라도 여기저기서 지금은 배우로서만 먹고 살 순 없지만 다른 일을 하면서도 평생 나는 배우로 마지막을 장식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금도 가고 있어요.

◇이성규> 지금까지는 프로파일러가 오버랩된 배역을 하신 듯한 느낌이 드는데요. 앞으로의 역할은 어떤 걸 좀 하시고 싶으세요?

◆김윤희> 진짜 초반기에는 형사 아니면 과학수사요원역할 보통 이런 게 많이 들어왔었어요. 다행히 최근에는 작가역, 엄마역, 범죄자 역할도 했었거든요. 이 이미지를 버려나가는데 사실 고정관념보다는 저 안에 배여있는 딱딱함이라든지 제가 옷을 못 벗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자유로워지고 편안해지니까 다른 배역도 들어오는 것 같아서, 빨리 벗어던지고 수다스러운 아줌마역할, 그리고 좀 섹시한 역할도 해보고 싶습니다.

◇이성규> 기대가 많이 됩니다. 무대라는 거는 사실은 벽이 없는 거잖아요. 저는 지금 조금 말씀 듣다보니까 정말 다양한 장르의 역할을 하실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중에서 가장 좀 하고 싶은 건 어떤 거세요?

◆김윤희> 저는 다들 물어보시는 게 사이코패스 연기는 어떻게 해야 돼요?라고 물어보세요. 사이코패스 역할은 정말 저도 해보고 싶거든요. 과연 내가 아는 지식과 내가 아는 분석 방법들이 그대로 배우로서 배우의 몸으로 표현될 수 있을까? 그걸 표현해낼 수 있다고 한다면 저는 어떤 역할이든 해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저한테 기회가 주어진다면 연쇄살인마 역할이나 사이코패스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이성규> 본인의 전문성을 다져준 존재 속에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으신 거군요?

◆김윤희> 네.

◇이성규> 근데 그런 생각은 언제 하셨어요?

◆김윤희> 처음에 시그널 때 제가 했던 역할이 실제로 제가 같이 수사를 했던 피해자 역할이었어요. 근데 분석했을 때랑 제가 배우가 돼서 연기할 때랑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저한테 와닿더라고요. 이게 머리로 아는 것과 표현하는 건 되게 다르구나, 배우도 마찬가진데, 프로파일러를 하면서 분석했던 방법들, 인물을 분석하는 건 저한테 굉장히 도움이 됐지만, 머리로 아는 걸 다 안다고 생각했던 제 몸이 그걸 표현하는데 분명히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러면 이 한계를 철저하게 깰 수 있는 역할들을 해보면 내가 더, 더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고, 어떤 역할이 와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성규> 뭔가 느낌있네요. 내가 프로파일러로서 역할을 하는 배역을 맡아서 했는데 역할이 있게 한 원천으로 들어가면서 나를 깨고, 나를 깨니까 이제 나는 배려가 없네요, 나는 없고 나는 다 내려놨으니까 어떤 색깔이든지 칠하면 된다, 그런 거죠?

◆김윤희> 네. 그러고 싶습니다. 해석을 더 멋있게 해주셔서.

◇이성규> 그런 역할 비슷하게 했던 배우 김윤희가 롤모델로 삼는 그런 배우가 또 있으세요?

◆김윤희> 저는 외국배우 중에서 샤를리즈 테론을 굉장히 좋아해요.

◇이성규> 어떤 면에서요?

◆김윤희> 샤를리즈 테론이 어렸을 때 어떻게 보면 범죄 피해자이자 범죄의 환경에서 살았어요. 아버지가 가정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이었고, 어머니가 아버지를 죽이는 장면을 목격을 하거든요. 샤를리즈 테론이 나중에 몬스터에서 그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역할을 해요. 근데 그것보다도 그런 환경 속에서 그렇게 배우로서 자신의 아픔을 표현해낼 수 있다라는 것도 좋았지만, 샤를리즈 테론 같은 경우는 정말 다양한 역할을 하거든요. 저도 내 안에 자신을 계속 깨보는 역할들, 내가 겪었던 아픔은 아니지만 내 트라우마, 내가 갖고있던 모든 것들을 깰 수 있고 자유롭게 던질 수 있고 그거를 바탕으로 다양한 역할로 다가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서 샤를리즈 테론을 좋아합니다.

◇이성규> 여기서 두 가지를 질문드리고 싶어요. 하나는 간단하게 전직 프로파일러가 되려면 뭘 해야 돼요? 청취자 여러분들 중에 원하는 분들 있으면.

◆김윤희> 일단은 경찰이 되셔야 되고요. 프로파일러는 현장에 투입이 되어야 되기 때문에 경찰이 되셔야 되는데. 경찰 공무를 해야 되는 거고요. 저는 일단 프로파일러는 강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해요, 심적으로. 무언가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모든지 흡수할 수 있는 유연성도 있어야 되고요. 아닌 건 아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되고 긴 건 기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소신도 있어야 되고요. 그리고 제가 처음에 프로파일러로 발령받았을 때 계장님이 매일 아침마다 신문을 보시면서 한마디씩 던지는 거예요. ‘너 마지치가 누군줄 알아?, 너 누가 뭐했는 줄 알아?’ 왜 저런 걸 자꾸 물어보시나 했더니 프로파일러는 온 세계에 있는 모든 지식을 다 알아야 진정한 프로파일러가 될 수 있대요. 어느 것 하나도 소홀하지 않을 때 현장을 읽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으시다면 그냥 모든 것을 다 배우시고 익히시면 그리고 나중에 진짜 가야되겠다 싶을 때는 경찰이 되시면 절대 놓치지 않는 프로파일러가 되실 겁니다.

◇이성규> 근데 배우로 변신을 하셨는데, 좋은 배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될 것 같아요?

◆김윤희> 아직 미흡한 제가 좋은 배우가 된다라는 건 잘 모르겠지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고 물어보면 저는 진짜를 말하는 배우, 그 다음에 자기 역할을 잘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대사는 읽을 수 있지만 내 마음에서 진짜처럼 말할 수 있는 배우 그리고 작은 역할일 수도 있지만,아주 안보이는 역할일 수도 있지만, 그 역할을 진짜 멋지게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 그 배우가 제 목표입니다.

◇이성규> 지금 말씀은 연기 아니죠?

◆김윤희> 네. 아닙니다. 하하하

◇이성규> 참 많은 말씀 더 듣고 싶은데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다른 사람이 닦아놓은 길이 아닌 나만의 길을 뚝심있게 걷고 있는 배우 김윤희씨였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인생 경험의 무대 서시길 바랍니다. 김윤희배우님 좋은 작품에서 또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윤희> 감사합니다.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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