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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나에게 기본소득은? '투 비 컨티뉴'

와이파일 2021.01.30 오전 08:00
-코로나19 이후 불평등 심화 전망…새삼 주목받는 기본소득 제도
-청년들은 기본소득 어떻게 생각할까?
-기본소득 '삼인삼색' 이야기…내가 받아본 '기본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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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나에게 기본소득은? '투 비 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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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서 주는 돈인데, 건설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압박은 없었나요?” (기자)


“저는 일말이라도 그런 생각 안 해봤고요. 26살이, 일을 시작하기 전인 사람도 많고 아무래도 그렇게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을 시기는 아니에요. 그래서 약간 일종의 사치를, 조금 더 먹고 싶은 것을 업그레이드해서 먹고 이런 사치를 부렸던 것 같아요. 공부해야 한다, 창업 준비해야 한다 이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박동찬)

“돈을 나라에서 준다고 해서 그 돈을 꼭 굳이 너의 미래를 위해서 투자하고 그런 거는 좀 옛날 사고방식이지 않나요? 요즘 청년들은 통통 튀니까 본인이 원하는 곳에 사용해도 자기가 만족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이건형)

저도 늙었나 봅니다. 시작부터 한 방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어쩌면 청년 기본소득 제도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에 부럽기도 했습니다.

‘기본소득’에 대한 청년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보자는 취지로 상암동 YTN에 청년들을 모셨습니다. 대담 참여자는 모두 3명. 서울에 거주하는 27살 정하나 씨와 경기도에 거주하는 28살 이건형 씨, 27살 박동찬 씨입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청년 2명은 지자체의 정책에 따라 청년 기본소득을 받았고,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은 같은 이유로(?) 기본소득을 받지 못했습니다. 누구는 받았고, 누구는 못 받은 상황. 이분들은 기본소득 제도에 대해 어떤 생각일까? 본격적인 대담이 시작되자 진지하면서도 거침없는 생각들이 오갔습니다. 이분들의 통통 튀는 대담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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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나에게 기본소득은? '투 비 컨티뉴'

Q. 기본소득 어디에 썼나?(쓸까?)

박 : 밥 먹는 데 주로 많이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놀 때, 친구들이랑 피씨방 갈 때 이럴 때 조금, 2·3만 원 정도 사용했습니다.

이 : 일단 의식주에서 주 빼고 다 사용했던 것 같은데, 맛있는 거 먹을 때 좀 많이 썼던 거고 부모님 같은 경우는 이제 옷 가게도 되는 곳이 있더라고요. 어머니 옷을 사드렸던 적이 있었어요. 파티는 그때 코로나가 터지기 전이라 가능했었는데, 생일파티를 한 번, 파티룸을 빌렸었어요.

정 : 제가 만약에 받았다면 저도 마찬가지로 뭔가 식당에서 많이 사용했을 것 같고요. 그리고 또 운동, 헬스장이나 트레이닝하는 곳에서 활용하지 않았을까, 뭔가 배울 수 있는 곳에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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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나에게 기본소득은? '투 비 컨티뉴'


Q. 기본소득 받았을 때 느낌은?
박 : 제가 뭘 해서 받는 게 아니라 나이 때가 맞아서 받는 거잖아요. 그래서 여윳돈 느낌이 들어서 든든했어요.

이 : 굳이 비유하자면 침대 틈 사이에서 돈을 발견했을 때 그런 느낌 있잖아요. 없던 게 생기니까 이걸 막 펑펑 써야지 이런 생각보다는 이걸 어떻게 하면 알차게 쓸 수 있을까, 오늘 또 뭐 먹을까, 이거 되는지 한 번 찾아볼까, 재미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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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나에게 기본소득은? '투 비 컨티뉴'


정 : 받으면 좋긴 하겠다는 생각이 당연히 드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왜 저 사람은 받았는데 나는 못 받았어, 이건 억울해! 이런 생각은 많이 들진 않아요. 받는다면 진짜 그 기분이 정확할 것 같아요. 겨울 코트를 딱 입었는데 안주머니에서 갑자기 돈이 나와서 어? 이걸로 나 뭐하지? 이런 소소한 설렘.


<‘침대 틈’이나 ‘겨울 코트 안주머니’ 같은 적절하고 기발한 비유가 나올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이제 슬슬 본격 토론으로 들어가야 하는데요. 정말 궁금했습니다. 이들은 보편적 기본소득에 찬성할까? OX 팻말을 나눠주고 기본소득을 모두에게 줘야 할지, 물어봤습니다. 결과는 1(O): 2(X). 찬성보다 반대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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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나에게 기본소득은? '투 비 컨티뉴'

정(반대): 저는 모두에게 필요한 것 같지는 않아요. 조금 더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좋은 혜택을, 혹은 더 좋은 곳에 또 다른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두에게 똑같이 소소한 어떤 혜택을 주겠어, 보다는 조금 더 필요한 곳에 더 많은 도움을 주고, 돈 지급 말고 더 좋은 것들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박(반대): 제가 받아놓고 모두에게 주면 안 된다, 하는 게 너무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제 생각에는 확실히 좋은 제도인 것 같아요. 수혜자로서. 근데 모두에게 주자면 또 예산 편성이 또 엄청나게 돼야 하니까 그런 면에서 그러면 또 금액이 줄어야 하고, 적은 액수면 수혜자가 받는 느낌이 날까, 차라리 나이대를 조금 더 넓혀서 가령 23살에서 28살까지 모두가 지나가는 시기잖아요. 그럴 때 받는다면 유용하게 쓰일 것 같은데, 전 나이대 통틀어 지급해야 한다 이거는 X 표 주고 싶습니다.

이(찬성): 한 명 당 300만 원, 400만 원 줘야 한다면 사실 저도 X 할 것 같아요. 근데 청년 기본소득처럼 10만 원씩, 20만 원씩, 조금씩 주는 건 저는 찬성해요. 지금 당장보다는 다가올 미래에는 모두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경기도에서 재난소득 줬을 때 언제까지 써라. 라고 딱 기간을 주고 줬잖아요. 사람들이 실제로 다 썼고, 실제로 뉴스에도 보니까 상인들이 효과가 있었다는 얘기를 봤어요. 또 돈이 많으신 분한테 당신들 돈이 많으니까 세금 더 내, 하지만 기본소득은 주지 않을 거야라고 하면 오히려 그분들 입장에선 돈을 빼앗기는 기분? 어, 왜 나는 내는데 나는 왜 안 주지? 이러면 저항이 생길 것 같아요. 이왕 줄 거면 모두에게 똑같이, 큰 금액이 아니더라도 조금씩은 나눠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시작부터 첨예하게 갈렸습니다. 여기서 잠깐, 참고할 만한 영상을 함께 감상했는데요. 충북 보은의 판동초등학교 이야기입니다. 전교생 40여 명의 작은 시골 학교인데, 전교생에게 매주 2천 원씩 매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사고 싶은 것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서 좋았다(78%), 친구에게 무언가 사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70%), 학교가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68%) 등의 느낌을 내놨는데요. 영상을 본 청년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정: 기분 좋게 봤어요. 이게 기본소득 실제 시행했을 때와 맞닿아 있는 실험일지는 의문이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는 기본소득이 좋은 효과를 낸다는 생각 들었어요.

이: 이 학교의 실험만으로 기본소득을 해야 한다는 근거로 부족하다는 점에는 공감해요. 하지만, 한편으로 작은 사회를 본 듯한 느낌이 들어요. 금액이 많든 적든, 사용처가 어디든 행복해하는 거, 만족해하는 게 공감됐고 귀엽고. 좋은 실험이었던 것 같아요.

박: 용돈이 아니라 조건 없이 지급해주는 거, 이 말이 와닿아서, 물론 작은 소집단의 실험이지만 상당히 유의미할 수 있겠구나, 라는 접근이 머릿속에서 열린 것 같아요.

정: 특히 사고 싶은 것을 결정할 수 있다는 부분에 가장 공감했어요. 그런 여윳돈이 생겨서 평소 하지 않았던 뭔가를 해보겠다 결정할 수 있는 게 생길 테니 그게 가장 공감됩니다.

박: 저는 마지막, 학교가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부분에 공감됐어요.
제가 받았을 때도 확실히 경기도에서 청년을 신경 써주고 있구나, 이런 생각은 들었던 것 같아요. 힘든 거를 알아 주는구나.

이: 저는 두 번째, 친구에게 무언가 사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말이 공감돼요. 제가 25만 원 받은 것으로 누군가에게 사주고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여유가 생긴 게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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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나에게 기본소득은? '투 비 컨티뉴'

<이제 좀 더 현실적인 주제, 논쟁을 토론해 보겠습니다.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논리 중에는 근로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이 있죠. 이에 반박하는 쪽은 기본소득이 취업 준비나 이직에 디딤돌이 되고 결과적으로 근로 의욕을 높인다는 주장입니다.>

박: 취업준비생의 디딤돌 쪽이 더 가까운 것 같아요. 그렇다고 준비하는데 도움이 됐느냐는 의문이 되긴 해요. 제가 취업 준비를 위해서 사용하지는 않았으니까…. 근데 맛있는 밥 한 끼 먹고 하는 것도 하루 행복해지는 것도 취준생에게는 상당히 중요하거든요. 멘탈리티 관리하는 것도.

이: 10만 원 20만 원 30만 원씩 준다고 해서 근로 의욕을 떨어뜨릴 것 같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거든요. 제가 기본소득을 받았을 때는 제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이 돈이 들어온다고 해서 나 일 쉬엄쉬엄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안 했어요. 오히려 제가 벌어들이는 일정 수입이 있는데 부가적인 금액이 분기에 한 번씩 들어오네? 조금만 더 일하면 내가 갖고 싶은 걸 살 수 있겠네? 약간 그런 조금 더 일을 하고 싶은…. 단기 알바나 이런 거라고 해서 일을 좀 더 하고 싶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정: 저는 청년이나 사회에서 조금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지원을 해주는 것은 찬성하거든요. 근데 이것이 정말 필요한 이들에게 어떤 조건을 통해서 선별적으로 지급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조건 없이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줬을 때 그게 정말 모두가 정말 취준생들이 디딤돌로서 그 돈을 사용할 것인가 그 의심도 있고.

박: 돈을 사용하는데 그렇게 크게 무의미하다는 생각은 없거든요.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더라도 친구들에게 '돈 들어왔으니까 밥 한번 살게' 이것만 해도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주변에 좋은 인간관계 형성도 할 수 있고….

정: 모두가 평등함을 느끼라고 나눠줬는데 이것을 사용하는 걸 보니까 격차가 더 많이 나는구나, 라는 걸 느낄 것 같아요. 나는 이걸 받아서 지금 내가 너무 힘들어서 이것만으로도 감사해 이러는데 누군가에게는 소소한 여유고 주나, 마나 야, 라는 걸 보게 되면 더 멀게 느껴지지 않을까?

이: 약간 차별대우를 받는다는 그런 게 사라지지 않을까? 조금은? 다 똑같은 친구고 똑같은 사람인데 똑같이 주면 되게 차별이 없구나, 이런 생각이 들 것 같아요.

<기본소득을 보편적으로, 혹은 선별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애초 본인의 의견 자체가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의견을 나눌수록, 서로 다른 생각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폭은 부쩍 넓어졌습니다. 마지막 순서는 진부하지만, 항상 재밌는 다섯 글자입니다. 나에게 기본소득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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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나에게 기본소득은? '투 비 컨티뉴'


[인터뷰 : 정 하 나]
소.소.한.위.로
이게 과연 좋은 제도일까? 고민을 해봤는데
그래도 '사람이니까' 누군가가 나에게 지원을 해주고 도움을 주면 위로를 받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 : 박 동 찬]
소.소.한.행.복
소소하게 맛있는 거 먹을 때, 커피 마실 때,
pc방 갈 때 소소하게 잘 쓴 것 같아요. 기본소득이 저는 모두에게 이런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 이 건 형]
투.비.컨.티.뉴
"실제로 제가 기본소득을 받아서 사용했을 때도 아 이걸 받았을 때 이번 달에는 어떻게 사용해보지? 기대감을 갖게 된 적도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미래가 조금 기대가 돼요. 과연 어떻게 될까, 기대가 돼서 투비컨티뉴 라고…."

참여해 주신 세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세 분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양시창 [ysc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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