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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목사...믿고 따르던 청소년 자매 상습 성추행

2021.03.11 오후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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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신이 운영하는 교회와 지역 아동센터에서 10대 자매를 상습 성추행한 목사에게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교회와 목사를 의지하는 청소년에게 오히려 성범죄를 저질렀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피해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20대 여성 이 모 씨, 10여 년 전 끔찍한 기억이 여전히 지워지지 않습니다.

다니던 교회 목사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자신을 아빠라고 생각하라며 입을 맞추거나, 가슴을 쓰다듬었고, 알몸까지 억지로 보게 했습니다.

범행은 이 씨 친언니에게도 이어졌습니다.

범행 장소는 다름 아닌 교회 내부 그리고 목사가 함께 운영하던 지역 아동센터였습니다.

교회에서 주는 반찬으로 할아버지, 할머니 식사를 챙겼고, 교회에서 장학금까지 연계해주는 터라 피해를 알리기 쉽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교회와 지역 아동센터는 친아버지의 학대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피난처였기에, 쫓겨날까 두려웠습니다.

[피해자 이 모 씨 : 실제 아버지는 날 학대하지만, 이 아버지(목사)는 날 사랑해 줄 거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 사람의 말을 계속 다 따랐던 것 같아요.]

고민 끝에 교회 전도사에게 사실을 털어놨지만, 오히려 거짓말을 한다며 혼났습니다.

그렇게 10년이 지난 2019년, 태연하게 자신들에게 인사하는 목사를 보고 더는 참을 수 없어 고소했습니다.

목사가 운영하던 교회입니다. 사건이 불거지자 목사는 피해자들을 이단으로 몰아세워 비난하는 모습으로 일관했습니다. 용서를 받지도 못했고 반성하는 모습도 없었습니다.

해당 목사는 지난 2012년에도 11살 아이를 추행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70대인 목사는 재판 내내 범행을 부인했지만 1심 재판부는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목사로서 갖는 권위와 피해자들의 어려운 가정환경 등을 악용해 청소년들을 추행했다며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설명했습니다.


목사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 재판을 앞둔 사건, 이 씨는 더는 숨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피해자 이 모 씨 : 숨어야 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가해자고, 내가 오히려 떳떳해져서 이걸 다시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저와 같은 사람들도 모두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YTN 홍성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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