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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큐] '선 넘은' MBC 올림픽 중계...국경 넘은 '나라 망신'

2021.07.26 오후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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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지난 23일 개막한 도쿄올림픽.


선수들은 지난 몇 년간 흘린 구슬땀의 결실을 맺기 위해 열전을 벌이고 있고요.

TV를 통해 지켜보는 국민의 응원도 열렬해지고 있죠.

중계를 맡은 각 방송사도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놓치지 않고 전하기 위해 경쟁입니다만, 최근 MBC의 올림픽 중계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개회식을 생중계한 MBC는 각국 선수들이 입장할 때 마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사진을 같이 띄웠습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 사진을 보시죠.

다름아닌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진입니다.

한 나라를 소개하는데 '인류 역사상 최악의 핵 재난'으로 꼽히는 사고 장소의 사진을 띄운걸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다른 방송사는 어땠는지 비교해봤습니다.

KBS는 모든 나라들이 똑같이 수도와 인구, 참가선수 등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소개했고요.

SBS는 우크라이나 지도 그리고 간략한 소개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여자 유도 선수의 이름으로 특징을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MBC의 경우 우크라이나 소개만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이티 선수단을 입장 때는 현지 폭동 사진과 함께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 이라는 문구로 소개했습니다.

정치와 스포츠는 분리한다는 올림픽 정신에 걸맞지 않죠.

노르웨이 선수단 입장 땐 연어, 이탈리아는 피자, 터키는 아이스크림을, 루마니아에는 드라큘라 사진으로 소개해 머리를 갸우뚱하게 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언론들도 MBC의 중계를 비판했습니다.

모욕적인 이미지와 고정관념이 담겨 있다며 나라 망신을 시켰다는 표현을 쓴 매체도 있었습니다.

세계 각국의 누리꾼들도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러시아 출신 방송인으로 한국으로 귀화한 일리야는 SNS를 통해서 분노를 표현했습니다.

무식하고 무지하다고 MBC를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루마니아와의 축구 경기에서 전반전이 끝나고 난 후 MBC가 내보낸 경솔한 자막이 또 다시 논란이 됐습니다.

전반전이 끝나고 스코어를 표하는 오른쪽 상단에 "고마워요 마린" 자책골 이라는 자막을 내보낸 겁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다른 나라에서 저렇게 자막이 달렸다면 기분이 어떠했겠느냐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MBC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참가국을 소개하면서 약소국들에 부정적인 설명을 달아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짐바브웨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수단은 '오랜 내전으로 불안정'이라고 소개하고, 사막기후인 차드는 '아프리카의 죽은 심장'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또 키리바시는 '지구온난화로 섬이 가라앉고 있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국가의 국민이 들으면 충분히 기분이 상할만한 내용이죠.

MBC는 개회식 중계 논란에 쉽게 소개하려는 의도였다, 배려와 고민이 부족했다고 사과했지만, 12년 전 방통위로부터 중징계인 '주의' 조치를 받고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다는 사실에 비판은 더 거세졌습니다.

오늘 오후 MBC 사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방송사마다 올림픽 중계방송을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왜 이렇게 세심하지 못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올림픽에는 '승리의 짜릿함'도 있지만 어려운 환경을 극복한 투혼도, 최선을 다한 아름다운 패배도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인의 축제'라 부르는 것이겠죠.


하지만 MBC는 올림픽 정신보다는 오락과 흥밋거리에 치중한 듯 그 나라 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일을 저질렀습니다.

국경을 넘은 나라 망신이라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MBC의 '선 넘은 중계'에 대한 전 세계 시청자들의 비판에 고개 숙인 MBC가 반복되는 실수를 막을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강려원 (ryeowon01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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