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권도 세계 1위 이대훈 선수가 어제(25일) 16강 첫판에서 탈락하자 '센서가 오작동했다'며, 재경기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등장했습니다.
YTN 확인 결과, 사실은 아니었는데요.
이대훈을 꺾은 샛별 라시토프는 금메달을 따고,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한국인 스승에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일본 도쿄에서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태권도 간판 이대훈의 16강 첫판, 1라운드는 압도했지만 야금야금 점수를 내주더니 연장 끝에 졌습니다.
'3수생'으로 찾은 도쿄에서도 금메달 한풀이를 못 한 이대훈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세계 1위'의 충격적인 패배 때문인지, 센서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습니다.
매트에 떨어진 하얀 물질이 상대방 센서고, 그래서 이대훈이 때려도 점수가 올라가지 않았다는 게 요지입니다.
이대훈의 재경기를 요구하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IOC 항의 메일까지, 행동도 이어지고 있지만, '센서 오작동'은 사실이 아닙니다.
세계태권도연맹은 YTN에 보관 중인 이대훈의 '센싱 삭스'를 확인해 보니 양발 모두 11개씩 정상 센서가 붙어있다면서, 상대가 발로 찬 흰색 물질은 떨어진 테이핑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자호구 공식 제조사 '대도' 역시, 몸통과 헤드기어에는 선으로 연결된 센서가 깔렸고 발차기의 방향과 속도, 강도가 뒷목 아래쪽 성냥갑 크기의 송신기를 통해 전달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승부를 가른 마지막 발차기 때, 이대훈이 더 빨라 보였지만, 점수로 인정되는 강도 '24'가 되지 않아 유효타가 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대훈을 꺾고 껑충껑충 뛰며 좋아했던 우즈베키스탄의 19살 라시토프는 승승장구, 금메달까지 걸었습니다.
승리 이후 중계카메라에 쑥 들어온 사진, 얼마 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故 김진영 우즈베키스탄 감독입니다.
고 김진영 감독은 라시토프를 키운 조련사,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훈련하다가 성에 안 차자, 아예 마당 넓은 집으로 이사해 간이 선수촌까지 만든 열혈 감독이었습니다.
라시토프는 올림픽 한 달 전 숨진 김진영 감독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울루그벡 라시토프 / 우즈베키스탄 태권도 선수·68kg 금메달 : 김진영 감독이 여기서 제가 금메달을 딴 것을 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럴 자격이 있는 분입니다. 감독님이 정말 그립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본 도쿄에서 YTN 조은지입니다.
YTN 조은지 (zone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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