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뛰기 우상혁 선수, 가장 긴장된다는 올림픽 결선에서 자신이 한 번도 넘지 못한 높이를 뛰어넘었습니다.
단순히 24년 된 한국기록을 경신해서가 아니라 우리 육상도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는 큰 화두를 던졌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4등을 했지만, 선수도, 지켜본 국민도 환하게 웃을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여자배구도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아무도 실패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애초 쉽지 않은 올림픽으로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기대 이상의 성적,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큰 울림을 줬습니다.
[김연경 / 배구 국가대표 : 저희조차도 사실은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들을 했는데 이렇게 올 수 있게 돼서 너무 기분 좋게 생각하고, 경기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는 것 같습니다.]
반면 한국 야구, 같은 4등이지만 여론은 크게 다릅니다. 6개 팀, 그것도 개최국 일본을 제외하면 소위 A급 선수는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야구는 금메달만 군 면제를 줘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부터, 상대인 도미니카공화국을 오히려 응원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는데요.
패색이 짙어진 동메달 결정전에서 심드렁한 표정으로 껌을 씹는 강백호 선수의 모습은 일본 매체에서도 비판의 대상이 됐습니다.
여기에 대회 전 방역수칙을 어긴 호텔 단체 음주 파문, 국가대표까지 일부 포함되며 불난 데 기름을 부었습니다.
배에 기름 찬 채로 올림픽에 나선 격이라며, 정신 차려야 한다는 야구 원로 김응용 전 감독의 말에 많은 국민이 고개를 끄덕였는데요.
선수들의 부담을 의식한 듯 금메달만을 노리지 않았다는 김경문 감독의 인터뷰 역시 다른 종목이었다면 공감을 받았겠지만, 야구만은 예외였습니다.
[김경문 / 야구대표팀 감독(지난 5일) : 사실 뭐 꼭 금메달을 따야겠다는 마음만 갖고는 오지 않았습니다. 한 경기 한 경기 국민이 납득하는 경기를 하자고 마음먹고 왔는데….]
남자축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8강이면 잘한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올림픽 축구, 유럽국가는 스페인 정도를 제외하면 프로팀에서 차출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 축구에 그렇게까지는 힘을 쏟지 않는 거죠.
반면 우리는 리그에 지장을 주는 장기간 합숙 훈련까지 감수합니다. 월드컵 8강과 올림픽 8강,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죠.
여기에 더 민감한 부분이 있습니다. 연금이나 병역혜택 등의 문제인데요.
수십억 연봉을 받고 프로리그가 활성화된 종목 선수와 4년 동안 올림픽만을 바라보며 훈련에 매진해 온 비인기 종목, 기초체육 선수가 같은 잣대로 평가받는 게 맞느냐는 겁니다.
이 같은 종목별 형평성, 공정성 논란.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은 여론 추이를 보고 적절한 대응방안을 만들겠다고 일단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영상편집 : 박지애 AD
그래픽 : 김효진
YTN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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