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추석 연휴에 일하던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마구잡이로 폭행을 당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오지도 않은 택배를 내놓으라고 따지면서 1시간 동안 때린 건데, 해당 입주민은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제보는 Y], 김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40년 가까이 경비원으로 일하는 80대 이 모 씨.
추석 전날, 일하러 나갔다가 예상치 못한 봉변을 당했습니다.
저녁 8시쯤 택배를 찾으러 온 입주민에게 맡아 둔 물건이 없다고 답했더니 무차별 폭행이 시작된 겁니다.
[피해 경비원 : 여기 찾아봐도 (택배가) 없지 않으냐, (그랬더니) 말을 안 듣는다고 의자에 앉은 나를 잡아채는 거에요. 그때서부터 구타하기 시작하는 거죠.]
입주민은 과도를 찾으며 살해 위협을 하는가 하면, 쓰러진 이 씨 위에 올라타 볼펜이 부러질 때까지 찌르기도 했습니다.
폭행은 1시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이 씨는 갈비뼈에 금이 가고 폐에 염증이 생기는 등 온몸을 다쳐 병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피해 경비원 : 숨만 쉬면 (가슴 쪽) 여기가 콱콱 결려요. 그래서 (팔다리) 이런 데 보니까 안 아팠던 데가 지금 보니까 멍이 잔뜩 (생겼어요).]
이 씨가 일하는 경비실 주변은 인적이 드문 곳입니다.
사건이 발생한 경비실 바로 옆이 도로다 보니 저녁 시간 사람들 발길이 뚝 끊기는데요.
경비실 주변이나 내부에도 CCTV는 전혀 없었습니다.
가해자 역시 이곳이 CCTV 사각지대인 것을 알고 범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폭행하는 도중 이 씨에게 '어차피 이 주변에는 CCTV가 없으니 사람이 죽어도 모른다'는 말을 했다는 겁니다.
이 씨 가족들은 경비실 주변에 제대로 된 방범 장치가 없어 불안했는데 문제가 터졌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피해 경비원 가족 : CCTV를 좀 달아 놓는다든지, 아니면 뭐 안전 벨을 좀 설치를 해둔다든지 사전에 이렇게 안전장치를 마련해놨어야 했는데 그런 게 전혀 없다 보니까 이렇게 사고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경찰은 현재 입주민을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입주민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만취 상태로 범행해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기 이천경찰서 관계자 : 근데 술이 만취돼서 피해자가 '택배 물건 없다, 택배 회사에 알아봐라', 그런다고 화가 나서….]
경찰은 피해자 조사 등을 거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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