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에루디티오(homo eruditio)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은 학습하는 존재라는 뜻인데요. 저 역시 인간은 평생 배움을 추구한다는 데 동의하는데, 사회에도 그런 분위기가 많이 퍼졌으면 좋겠어요. (야간)학교에 나온다는 건 공부도 하고, 인간관계도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특히 노인분들에게 교육은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경기도 평택시에서 야학 문화 활동에 힘쓰고 있는 황우갑 평택시민아카데미 대표.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재학 시절, 서울과 고향 평택을 오가며 4년여 동안 야간학교 국어 교사로 활동한 것이 황 대표가 내디딘 교육 봉사의 첫걸음이었다.
이후 황 대표는 평택시에 성인들을 위한 한글 교실을 열었다. 지난 1993년부터 지금까지 500여 명이 황 대표 덕분에 한글을 깨쳤다. 황 대표는 지금도 자원봉사자 20여 명과 함께 배움의 기회를 놓친 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또,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해 무료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방과 후 학습, 급식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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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가 30년 가까이 꾸준히 봉사활동에 뛰어들 수 있던 비결은 뭘까?
황 대표는 “제 이름대로 살려고 노력한 덕분인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자랑은 아닌데, 제 이름에 도울 우(祐), 으뜸 갑(甲) 자를 씁니다. ‘남을 돕는 데 으뜸이 되자’는 뜻인데, 이름처럼 남을 돕고 살려고 애를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어릴 때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차리는 게 꿈이기도 했고, 초등학교 때도 슈바이처나 페스탈로치 같은 학자를 좋아했어요. 어떤 일을 하게 되든 봉사하자는 생각을 항상 해왔습니다.“
가르침 받은 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뿌듯함도 컸다는 황 대표.
”한글 모르시는 분들이 60대 이상에선 꽤 많습니다. 특히 산업화 때는 여성분들이 대부분 배움의 기회를 놓쳤잖아요. 이분들은 한글을 완전히 깨치는 데 5년, 10년씩 걸려요.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죠. 그분들이 변화된 순간을 보면 감동스럽죠.“
황 대표는 이러한 공로로 지난 3일,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에서 최고 상인 국민훈장을 받았다.
황 대표는 ”혼자 한 일이 아니다“며 ”자원봉사자 선생님들과 후원자분들, 좋은 일 한다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또 "배움은 언제 시작하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일”이라며 “이러저러한 이유로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용기 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YTN 강승민 (happyjournalist@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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