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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무너진다"...저출생, 이제는 현실이다

2023.01.25 오후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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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강민경 사회 1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큐]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YTN은 신년을 맞아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심각한 문제로 저출생을 꼽고, 설 연휴 기간 문제점과 해결책을 짚어 보는 연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닷새 동안 저출생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사회가 왜 문제인지 등을 살펴봤는데요.

연속 보도에 참여한 사회부의 강민경 기자와 함께 이번 기획 의도 다시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신년 기획보도 키워드가 저출생입니다. 이 기획 전체를 아우르는 제목도 한국이 무너진다, 저출생 이제는 현실이다거든요. 먼저 키워드를 선정한 배경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사실 저출생, 다른 말로 하면 저출산이라는 문제가 굉장히 큰 문제라는 건 이미 15년 전 정도부터 나온 얘기거든요. 그런데 올해 YTN이 특히 문제의식을 가지고 저출생 문제를 바라보기 시작한 배경에는 당장 서울에 있는 학교들이 없어지기 시작했다는 한 시청자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저희 기획 첫 꼭지이기도 한데요. 서울 도봉고등학교 얘기인데 올해 신입생을 아예 받지 않기로 했고 내년 정도에는 폐교가 된다고 했거든요. 이 부분 한번 리포트 직접 보시겠습니다.

[기자]
서울 도봉고등학교는 올해 신입생을 받지 않았습니다. 내년 폐교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입학한 45명도 모두 인근에 있는 다른 고등학교로 전학 가면서 이제 학교엔 올봄 3학년이 되는 60여 명만 남게 됐습니다.

[기자]
지금 보신 것처럼 이렇게 도봉고등학교 사례를 보고 저희가 찾아봤더니 도봉고등학교 사례 말고도 서울 학교의 폐교 사례가 좀 있었습니다.

서울 지역 일반계 고등학교 가운데 문을 닫는 건 도봉구가 처음이기는 하지만 이밖에도 초등학교와 중학교로 범위를 넓히면 2018년부터 지금까지 서울 화양초등학교를 포함해서 약 3군데 학교가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또 이밖에 단성학교라고 부르는 불리는 쉽게 말하면 남고와 여고, 이런 한 가지 성만 다니는 학교가 있는데. 이런 학교도 최근에 서울에서 신입생을 받지 못해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남고에서는 장충고, 여고에서는 상일여중 등이 올해 남녀공학으로 전환이 된다고 하고요. 이밖에도 남고등학교 중에서는 광운인공지능고등학교, 여고 서울의료보건고등학교 등도 남녀공학 전환을 확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궁금했던 점이 그렇다면 서울에 있는 학령 인구가 어떻게 되나 살펴봤더니 이 부분도 뚝뚝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2000년 기준으로 153만 명이었던 서울시 학령인구가 2010년에 125만 명까지 떨어졌고요.

또 2020년에는 85만 명까지 가파르게 감소했습니다. 이렇게 서울연구원은 2045년 기준을 어떻게 봤나 했더니 학령인구가 58만 명까지 사실상 지금 기준으로 따지면 거의 3분의 1토막이 나는 건데 이렇게 떨어질 거라고 예상을 했는데 이조차도 출생률이 높아질 거라는 낙관적인 전망에서 나온 수치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사실 서울이라는 도시는 늘 사람이 넘쳐나고 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이른바 인구과밀 도시로 늘 논란이 됐었던 곳이거든요. 그런데 이 부분도 사실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시각을 조금 넓혀서 연령대별로 분석을 해 보니까 서울조차도 저출생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또 다른 진실이 나온 셈입니다. 여기서부터 사실 저희가 기획보도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앵커]
학령인구만 봐도 지금 해가 갈수록 계속해서 수치가 떨어지고 있는데. 그렇게 봤을 때는 저출생은 더욱더 눈에 띄는 통계치가 있을 것 같거든요.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출생아 수와 합계 출산율 수를 같이 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지금 우선 언론에 흔히 나오는 합계 출산율부터 말씀을 드리면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합계 출산율이라는 지표인데요.

인구가 이어지려면 아주 단순하게 계산했을 때는 남녀 2명이 아이 2명을 낳아야 합니다. 즉 합계 출산율이 2명 이상이어야 하는데 지금 표로 보시듯이 1970년대까지는 산아제한정책이 나왔을 때까지는 4.5명이었거든요.

그런데 1980년, 2.8명으로 떨어진 뒤에 1990명부터 1.5명으로 전환이 됐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비슷한 추세가 유지되다가 2002년 1.1명으로 뚝 떨어졌는데요. 이때쯤부터 정부가 저출산 고령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1.2명을 넘어서지 못하다가 2018년 처음으로 1명 아래로 떨어진 뒤에 지금까지도 이렇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또 다른 수치를 보면 실제로 그러면 신생아 수가 몇 명이 태어나느냐, 이 부분을 봐야 하는데요.

1980년 88만 명가량이었던 신생아는 2000년 기준으로 47만 명까지 떨어졌습니다. 특히 이 감소 추세가 최근 들어 조금 더 심해지고 있는데요. 2016년 기준으로 40만 명, 2019년에는 30만 명을 기록하더니 2021년, 작년 기준으로 현재 26만 명까지 떨어진 수준입니다.

이것도 단순하게 계산을 해 보면 한 달에 태어나는 아이가 2만 명이 좀 넘는다는 거거든요. 이런 인구 상황에서 사실상 사회가 제대로 유지될지는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앵커]
아까 전에 0.8명 같은 경우 결국 둘이 결혼해서 한 명도 낳지 않는다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저출생이라는 말 자체는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다는 말로 연결되는데 사실 어떻게 보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이런 문제는 개인적이고 사적인 영역이잖아요. 이거를 사회 문제로 연결하는 것들은 어떤 게 가능한 겁니까?

[기자]
아직까지 현대사회에서 국가라는 존재가 굉장히 강력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당장 저희들 모두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들이잖아요. 국민이라고 하면 결과적으로는 복지체계를 포함해서 사회 인프라 등 모두 수혜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인프라와 복지를 받던 개개인의 삶이 저출생 때문에 국가 존립이 무너지게 되면 이것조차도 순차적으로 무너지게 된다는 겁니다. 결국 대한민국이 붕괴하면 국가라는 테두리 안에 인프라와 복지를 받던 개개인의 삶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인데 이런 사례 중 가장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아마도 국민연금 문제일 겁니다.

2022년 3월 기준으로 기금이 약 929조 원인 국민연금 기금은 당장 모레 27일이죠. 국민연금 고갈 예측 시점을 발표를 하게 되는데요. 이 시점이 상당히 단축될 거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직전 조사였던 2018년 기준으로 말씀을 드리면 국민연금 기금은 2042년에 적자로 전환해서 2057년쯤에 소진될 거라는 분석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후 여러 조사와 연구 등을 종합해 보니까 이 연금 소진 시점이 저희 예상보다 출생율이 훨씬 더 낮아지면서 한 3년 가까이 앞당겨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확한 발표는 모레 발표를 봐야 하겠지만 이렇게 되면 약 2054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한 30년 후에는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이 될 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연금기금이 고갈되면 실제로 연금을 여태까지 내면서도 실제로 연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는데요. 노년층이 최소한의 노후자금조차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게 되면 과연 사회가 제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고요.

이밖에도 노년층이 많아져서 나라가 나이가 들게 되면 생산능력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산업구조 붕괴도 역시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핵심은 바로 저출생 추세가 이렇게 계속 이어진다면 앞으로 30년 후에 저희는 여전히 대한민국에 살고 있겠죠.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사는 모두가 행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다는 겁니다. 그 부분 때문에 결국 저출생이 또 다른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지금 정부도 저출생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또 10여 년 전부터 출산장려책은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서 하고 있습니다마는 그래도 출생률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일단 핵심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여태까지 많은 예산이 과연 돈이 제대로 쓰여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일단 우리 정부는 저출생 고령화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던 지난 2016년부터 재작년까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272조 원이 넘는 돈을 현재까지 투입했다는 게 공식적인 발표거든요.

특히 지난 2021년은 역대 가장 많은 47조 원을 투입했다고 국가 차원에서 홍보까지 했는데요. 그런데 이 예산을 이번에 기획보도를 준비하면서 YTN이 직접 분석을 해 봤더니 정작 맞벌이 부부는 아이 맡길 데가 없는 이런 현실적인 요구를 하고 있는데 그 요구를 해결할 어린이집 확충이나 직장어린이집 지원 예산은 약 9천억 원 정도에 그쳤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예산은 어디에 많이 쓰였느냐. 이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예산은 현금성 지원. 즉 아동수당 등에 쓰인 건데요. 당장 오늘부터 시작된 이른바 부모급여 지급도 이런 현금성 지급에 속합니다.

물론 전문가들은 현금성 지원 역시 저출생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는 얘기하고 있는데요. 다만 일반적인 청년들이 아이를 안 낳는 이유가 현금을 못 받아서일 가능성은 사실 굉장히 낮거든요.

그러니까 유인책은 될 수 있지만 그게 저출생 극복의 근본적인 원인이 될지는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그래서 실제 YTN이 이 보도를 준비하면서 청년들을 만나봤더니 이런 대답을 내놨는데 한번 같이 들어보겠습니다.

[김민경 / 경기 평택시 안중읍 : 아이를 낳을 때도, 아이를 키우는 비용도 많이 들어갈 테고. 아직 내 집 마련하기도 되게 힘든 시대에서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게 생각보다 좀 힘들고 어렵지 않겠냐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김예진 / 경기 수원시 금곡동 : 키우다 보면 교육할 것도 많고 아기들 생활에 필요한 기저귀나 분유 이런 것들이 물가가 오르다 보니까 부담되는 것도 많고. 부부가 합쳐서 돈벌이할 때 가장 그 부분이 많이 차지하는 거 같아요.]

[기자]
지금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과적으로는 아이를 안 낳는 이유가 아이를 낳았을 때 당시 국가 지원이 부족하다는 게 아니라 아이를 낳을 환경이나 구조가 안 된다는 이유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접근이 부족하지 않았나라는 지적이 지금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래서 정부에서 현금성 지원 정책이 나올 때마다 여론이 거기에 부응하지 못하는 이유도 하나가 되겠죠. 사실 이 문제는 심각성에 비해서 항상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갑갑한 뉴스로 꼽히는 뉴스 중의 하나인데. 강 기자가 이번 기획 준비하면서 만나본 전문가들 해결방안으로 어떤 아이디어들이 나왔습니다.

[기자]
사실 저희가 이 보도를 마지막 꼭지로 해결책 보도를 준비하면서 전문가들을 10명 넘게 만났는데 인구학, 여성학, 사회학 전문가들이 모두 다 하나같이 하는 말이 저출생 문제는 쉽게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다. 쉽게 극복하려고 하면 안 된다, 이런 조언이었습니다.

그런 만큼 사회 구조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를 순차적으로 그리고 단기에서부터 중기 그다음에 장기까지 천천히 이어져야 한다는 건데요. 그래서 저출생 키워드를 제가 여태까지 보도와는 다른 다른 세 가지 방향으로 한번 준비를 해 봤거든요.

일단 첫 번째, 단기 정책으로는 이민자 수용을 뽑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민자 수용은 사실 이번 기획보도에는 담지 못했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굉장히 강조한 부분이거든요.

쉽게 말하면 생산 가능한 노동력을 외부에서 수혈하자는 의미인데. 가장 1차원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이기도 합니다. 다만 저희가 이번 보도에 담지 않은 게 조금 더 집중적으로 분석을 해야 돼서인데 이게 한국사회에 맞는 방법인지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한국사회는 우리에 대한 집단의식이 굉장히 강하거든요. 그리고 단일민족 정체성도 있어서 이민자를 수용했을 때 오히려 더 큰 사회 갈등을 촉발할 우려를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음으로는 중기정책인데요.

쉽게 말하면 다양한 가족구조를 인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한국사회는 아직까지 정상 가족에 대한 신화가 있거든요. 남녀가 만나서 결혼을 한 다음에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하나의 인식이 있는 건데 그러나 인구 1명이 아쉬운 현재 상황에서는 이른바 인구 낭비 제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동거를 포함해서 육아공동체 같은 다양한 가족 구조도 일단 받아들이고 여기서 태어난 아이들 역시 한마디로 똑같은 혜택을 받도록 국가가 지원을 해 줘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가장 어려운 부분인데 예측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청년들 같은 경우에는 고용과 소득, 주거 안정성을 확실히 보장해서 청년들에게 내 삶이 어느 정도 보장이 될 수 있다, 예측을 할 수 있다라는 안정감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부분이거든요.

가장 어려운 해결책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뒤집어서 보면 저출생 해결의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기도 하거든요. 내가 아이를 낳아서 키울 때 어떤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하나의 안정감, 자존심 같은 것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부분입니다.

주거안정성과 소득안정성 모두 단기간에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이기는 하지만 지금 말씀드렸다시피 단기와 중기, 장기로 좀 과제를 나눠서 순차적으로 또 같이 진행을 하다 보면 점진적으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실마리 정도가 보이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무너진 한국 사회를 조금이라도 막아세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이번 보도 준비했습니다.


[앵커]
인구 1명이 아까운 사회에서는 인구 낭비 제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를 포함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주제였습니다. 사회부 강민경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기자]
고생하셨습니다.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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