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영수 앵커, 엄지민 앵커
■ 출연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더뉴스]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발생했습니다. 처음 발생했을 때 규모가 7.8의 강진이고요. 계속 여진이 발생하고 있고요.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 들으신 것처럼 시리아까지 합쳐서 4000명이 넘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희생자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리고 규모 7.5의 여진도 잇따랐습니다. 추가 피해도 우려되는데요. 이번 지진의 특징은 무엇이고 피해가 커진 이유 짚어보겠습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앵커]
안녕하십니까? 규모 7.8의 강진, 얼마나 강한 지진입니까?
[홍태경]
규모 7.8은 매우 강력한 지진인데요.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1년에 한 차례에서 열 차례 사이로 발생할 수 있는, 전 세계적으로 볼 때요. 굉장히 드문 지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특히 이들 지역 같은 데서는 과거에 자주 발생하기는 했지만 최근 들어서 몇 년 내에서는 없었던 지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해당 지역에서 규모 7.8은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발생했던 경주 지진이 규모 5.8이었는데 이번 지진하고 비교해 보면 규모로 보자면 두 단위가 차이가 납니다. 에너지가 한 단위 차이 날 때마다 32배씩 차이가 나는데요. 두 단위 차이나면 32 곱하기 32 해서 경주 지진 5.8 같은 게 1000개가 동시에 발생한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5.8의 1000배라고요?
[홍태경]
굉장히 강력한 지진이라고 할 수 있고요. 또 진원의 깊이가 비교적 얕기 때문에 에너지가 지표로 빠르게 전달하고 감소하지 않은 상태로 전달됐기 때문에 건물이 파손되거나 붕괴되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앵커]
보도 보니까 9분 뒤쯤에 우리나라 백령도까지도 작은 진동이 감지될 정도라고 하던데. 이것도 이 지진 여파였습니까?
[홍태경]
우리나라 지진계가 설치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감지가 됐었고요. 민간한 분이라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느끼시는 분이 있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진계에 잘 관측된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 지진은 해당 지역에서는 진도로 보자면 진도 8 이상의 굉장히 강한 진동이 발생했고 진동 8 정도 되는 지진동이 발생하게 되면 웬만한 건축물들은 거의 다 붕괴할 수밖에 없는 정도의 진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튀르키예 지역은 기본적으로 과거부터 내진설계가 굉장히 강화된 지역 중 하나지만 해당 지역에 굉장히 낙후된 건물들이 많음으로 인해서 이번에 피해가 커진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앵커]
튀르키예 수도가 이스탄불인데 튀르키예 북부잖아요. 이번에 강진이 발생한 곳은 가지안테프더라고요. 남부더라고요. 남부도 역시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곳 중의 한 곳이죠?
[홍태경]
튀르키예 지역은 큰 단층대 두 가지가 발달하고 있는데요. 북아나톨리아 단층이 튀르키예 북부 지역을 동서 방향으로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1900년대부터 1900년대 후반까지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 주기로 규모 7 내외의 지진들이 연달아 발생해 오고 있었는데요. 그런 지진들이 바로 북아나톨리아 단층에서 발생을 했었습니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동아나톨리아 단층은 북아나톨리아 단층과 시리아 접경지역에서 만나고 있는데요. 거기서 발달한 단층이 북서에서 남서 방향으로 발달돼 있습니다. 해당 지역에는 최근 들어서는 지진이 많지 않았고 응력이 굉장히 많이 누적됨으로 인해서 지진학자들은 과거부터 큰 지진이 유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목되던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규모 7.8 지진이 났고요. 규모 7.8 지진이 굉장히 강력해서 해당 지진으로부터 밖으로 배출된 에너지가 주변 지역에 쌓이게 되고 규모 7.5나 되는 지진이 또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는 일이 이어지게 됐습니다.
[앵커]
지금 조금 전에 이스탄불 수도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정정하겠습니다. 앙카라죠.
[앵커]
이렇게 규모 7.8의 강진이 일어나고 7.5가 연이어 일어났고요. 지금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겁니까?
[홍태경]
그렇습니다. 여진 규모 7.8 정도 한다고 하면 여진이 규모 5나 6 정도에 이르는 것들은 앞으로도 몇 달 동안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또한 작은 규모의 여진을 따져보자면 수년 동안 이어질 공산도 있고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튀르키예 지역에 발달한 이 단층대는 앞선 지진에 의해서 뒤따르는 지진을 방아쇠 효과로 계속적으로 발생시키는 효과들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따라서 아나톨리아 단층에서도 그런 효과로 추가로 규모 7대의 지진이 이어질 공산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지금 속보가 들어오고 있는데 우리나라 튀르키예에 500만 달러, 긴급 인도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하죠. 그리고 어젯밤에 사전조사단을 급파했고 외교부와 119 그리고 코이카 등 3명이 지금 튀르키예로 급파된 상황이라고 전해졌습니다.
구조활동이 더디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곳인데 이렇게 더딘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홍태경]
기본적으로 건물 붕괴가 되게 되면 함몰된 지역으로부터 실종자를 찾는 데 굉장히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많은 재해 더미에서 사람을 구조해내기 위해서는 중장비 같은 것을 활용해서 찾기에 굉장히 제약이 있거든요. 사람의 인력을 통해서 찾다 보니까 굉장히 더딜 수밖에 없는 거고 재해더미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수색에 굉장히 어려움을 겪을 거라고 예상이 됩니다.
[앵커]
앞서 지역적 특성을 쭉 정리해 주셨는데 이번 지진, 피해가 컸던 것 중의 하나가 진원이 굉장히 얕았다고 하더라고요. 18km 정도 됐다고 하는데 이게 다른 지진과 비교해서 얼마나 얕은 겁니까?
[홍태경]
튀르키예 지역에서 발달한 단층대는 기본적으로 판의 겅계부에서 발생하는 단층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판의 충돌대라고 하는 대표적인 지역이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 앞바다 지역인데요. 이런 판의 충돌대 같은 경우에는 다른 판이 다른 판 밑으로 섭입을 하면서 지진을 발생키기 때문에 가깝게는 지표에서 깊게는 600km까지 발생을 하게 되거든요.
동일본 대지진 같은 경우에는 30km 깊이에서 발달했지만 지하로는 200km까지 긴 단층대를 만들어내면서 쪼개졌는데. 이번 튀르키예에서 발달한 이 단층대 같은 경우는 지진이 주로 발생하는 깊이가 지표에서부터 30km 이내에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충돌대에서 발생하는 지진들과는 달리 깊이가 비교적 얕게 되는 거고요. 깊이가 얕기 때문에 규모가 비교적 작더라도 에너지가 감소하지 않은 상태로 지표에 에너지가 그대로 도착하기 때문에 지진 피해가 커지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지진 피해가 커지는 것은 지진 규모뿐만 아니라 진원의 깊이가 크게 좌우하게 되거든요.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의 진원 깊이가 18km대로 얕다 보니까 지진 피해가 굉장히 커지는 거고요. 뒤따른 규모 7.5 규모의 지진도 마찬가지로 진원의 깊이가 11km 비교적 얕기 때문에 크기가 커지게 된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여진들도 진원 깊이가 이전 지진들처럼 얕을까요?
[홍태경]
그렇습니다. 이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지진은 어차피 30km 이내 지역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지구 내부에서 응력을 누적할 수 있는 깊이가 충돌대에서 다른 판이 섭입하지 않는 한 지표에서부터 30km 이내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18km 내에서는 대체적으로 자주 발생하는 깊이가 되겠고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우리나라 경주 지진이 한 11~15km 사이에서 한꺼번에 부서지면서 지진이 발생했는데 해당 지역에 민가가 드물었기 때문에 피해가 적었지만 사실 경주 지진 같은 그런 정도의 피해를 훨씬 더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가 보통 전 세계적으로 불의 고리라고 해서 환태평양조산대 주변 국가들이 많은 피해를 입는데 최근에 보니까 시리아도 큰 피해를 입었고 이란, 이라크 그쪽에서도 지진이 많이 일어나나 봐요.
[홍태경]
기본적으로 같은 지체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주변에 부딪치는 판들은 아라비아판, 아프리카판, 아나톨리아판 그리고 유라시아판들이 서로 충돌하는 충돌대거든요. 시리아와 이란 등은 같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과거로부터 역사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지진들 보면 이란과 시리아에서 발생한 지진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래서 튀르키예 지역도 마찬가지고요. 해당 지역에서는 규모 7대의 지진은 자주 예상이 되는 데다가 깊이가 얕기 때문에 피해가 커질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우리나라 상황도 보면 좋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하잖아요. 보도 보니까 한반도 동남부 영남권 쪽에만 활성단층이 최소 14개 정도라고 하는데 이 정도면 우리가 어느 정도로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겁니까?
[홍태경]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활성단층이라고 하는 규정에 의하면 그 규정은 비교적 최근 몇만 년 이내에 지진을 한 번이라도 발생시킨 단층은 다 활성단층 범주에 넣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비교적 범위도 넓게 되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한반도에서 지진이 발생한 기록들을 보면 알려진 단층들과 위치가 겹치지 않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수많은 지진을 유발하는 현재의 단층들은 지하에 숨은 상태로 놓여 있고요. 이름도 붙여지지 않은 상태로 놓여 있는 걸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지금 현재 정부 차원에서 전국적인 지하 숨은 단층들을 찾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고요. 영남 지역뿐만 아니라 수도권도 최근에 완료됐습니다.
이전에 강원 지역과 그다음에는 전라, 충청 지역으로 차례대로 이어지게 되는데요. 이들 조사가 끝나게 되면 전국 규모의 지하 숨은 단층들을 확인하게 될 것이고 그 단층의 규모에 따라서 발생 가능한 최대 규모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앵커]
지금 어느 정도 확인이 된 곳들이 있습니까?
[홍태경]
말씀하신 것처럼 영남 지역이 최근에 완료가 됐고요. 수도권 지역도 최근에 완료가 됐습니다. 그래서 해당 지역의 단층 규모라든가 지하단층 크기 같은 것들을 어느 정도 파악한 상태가 되겠고요. 수도권 서울을 포함한 지역에서도 최근에 조사가 완료된 상태입니다.
[앵커]
경주 같은 경우에는 만약에 지난번에 발생했던 지진이 이런 민가 근처에서 있었다면 큰 피해도 우려가 됐던 상황이라고 말씀해 주셨잖아요.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대부분 지표가 얕은 곳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까?
[홍태경]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제일 자주 발생하는 깊이를 보면 4~10km 사이에서 발생합니다. 그러니까 튀르키예에서 이번에 발생한 지진보다 더 얕은 깊이가 되는데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최대 지진 규모는 규모 한 7 정도까지 보고 있거든요. 규모 7은...
[앵커]
우리나라에서도 규모 7이 발생할 수 있다고요?
[홍태경]
그렇습니다. 역사서 같은 걸 보게 되면 조선왕조실록 등의 피해 사례를 통해서 과거에 발생했던 최대 지진을 산정할 수 있게 되는데 그게 규모 7에 이르게 되는 것들도 나오고요. 또 가깝게는 지진계에 기록된 자료 중에서는 평양 근처 강서 지역에서 1952년도에 발생한 지진이 규모 6.2로 평가된 바도 있습니다. 물론 전란 중이어서 당시에 지진이 일어났는지조차도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했지만 그런 큰 지진들이 한반도 내에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앞서 튀르키예나 시리아 쪽 상황 영상으로 보면 건물 등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려서요. 우리나라 내진 상황은 괜찮은 것인가라는 걱정도 되는데 지금 내진설계 잘 돼 있습니까?
[홍태경]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서 내진 성능이 대폭적으로 강화되기 시작합니다. 특히 지진재해 대처법 등을 통해서 각 건축물에서 필요로 하는 지진 성능, 내진 성능 등이 더욱 강화된 상태고요. 그래서 그런 기준들이 공공시설물이라든가 주요 사회 기반 시설에 다 적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과거 2000년 이전에 만들어진 공공시설물들이 조금 우려가 있는데요. 특히 학교 건물 같은 경우, 초등학교 건물들 가운데 내진 성능이 채 구현되지 않은 건물들이 꽤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것들은 지자체 차원이라든가 교육청 차원에서 보강 작업을 해야 되는데 아직까지 많이 미진한 상태입니다. 서둘러서 그런 부분도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도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는 말씀까지 해 주셨는데요. 지진에 철저히 대비해야 될 것 같습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님과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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