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정자교 일부가 갑자기 무너져 내리면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죠.
그날 비가 유독 많이 왔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피해자들은 늘 그랬듯 그저 길을 걸었을 뿐이었습니다.
정자교에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걸까요.
YTN 취재진이 포털 사이트 로드뷰를 분석해봤습니다.
무려 7년 전, 2016년의 로드뷰입니다.
이미 이때부터 보행로는 서서히 가라앉고 있었습니다.
보행로가 무너지던 날, 균열과 처짐 현장은 더 확연히 드러납니다.
정자교는 지난해 정기 안전 점검에서 '양호' 등급을 받았죠.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징후를, 안전 점검은 왜 지나쳤을까.
그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강민경 기자입니다.
[기자]
멀쩡하던 보행로가 2016년을 기점으로 아래로 조금씩 처지기 시작합니다.
3년 뒤인 2019년에는 난간도 가라앉더니
2021년엔 차도에 희미한 균열이 생겼습니다.
지난 5일 보행로가 내려앉기 직전 CCTV 화면에 포착된 균열과 비슷한 위치입니다.
시설물안전법상 교량 안전 점검은 정기안전점검과 정밀안전점검 그리고 정밀안전진단까지, 크게 세 단계로 나뉩니다.
길이 100m가 넘는 교량으로서 2종 시설물인 정자교는 이 가운데 정기 안전 점검과 정밀 안전 점검만 받으면 됩니다.
전문가들은 우선, 기술자가 맨눈으로 외관을 들여다보는 정기안전점검으론 이상 징후를 발견해 적극적으로 조치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서동진 / 다리안전점검 기술자 : 육안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 당시 설계 기준에 맞게 시공되었다는 가정 아래 점검하는 것이에요.]
분당구청은 지난 2021년 탄천 다리 20개를 정밀 안전 점검하는 데 1억7천만 원 상당을 썼습니다.
다리 하나에 800만 원쯤 들어간 것으로, 이 단가로는 사실상 서류 검사 정도밖에 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최명기 /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정기점검 같은 것을 줬을 때 거기 업체에 대해서 역량이 충분한지에 대해서도 평가하는 이런 것들도 있거든요. 아마 가서 확인해봐야겠지만 안 했을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고요.]
[앵커]
겉보기엔 멀쩡한 갈대밭을 파보니 중계 장비가 나왔습니다.
중국에서 건 전화를 국내 010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경찰이 땅을 파헤친 그 순간에도 각종 통신장비들과 배터리들이 작동 중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원룸이나 차량 등에 설치했던 것들인데, 하도 적발되니까 이제는 땅속에다 묻고 그런다더라고요.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갈대밭에 묻혀있는 플라스틱 상자.
흙을 걷어내 덮개를 열어보니 배터리와 함께 작동 중인 통신 장비들이 들어 있습니다.
중국에 있는 전화금융사기 조직원과 피해자를 '010' 번호로 연결해주는 중계 장비입니다.
[이지완 /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경위 : (중계기 숨긴 장소가) 인적이 드문 노상이나 갈대밭이기 때문에 경찰에 적발될 가능성이 적어서 이런 방법으로 범행했습니다.]
사기 조직이 금융기관이나 검찰, 자녀 등으로 속였는데 확인된 피해자만 45명.
[전화금융사기 피해자 : 010 평범한 전화였어요. 이자를 싸게 해준다고 해서요. 정부지원금이라고. 저는 진짜 정부지원금인 줄 알고 이자가 1.2%, 1.4%….]
중계기를 이용한 사기에는 모두 19명이 가담했습니다.
일당 가운데 9명을 구속한 경찰은 최근 중국에서 24억 원을 챙긴 혐의로 국내 송환한 전화금융사기 조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연결 고리를 찾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 음주운전에, 역주행 사고, 왜 이렇게 잦은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새벽, 고속도로 역주행 사고로 두 명이 사망했습니다.
전기차 한 대가 갑자기 유턴해 16km나 역주행했고요,
마주오던 차는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화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김근우 기자입니다.
[기자]
어두운 새벽,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들이 다급히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터널에서 차 한 대가 역주행해 나타난 겁니다.
속도를 줄여 봤지만 결국, 차 한 대가 역주행 차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큰 폭발이 일어납니다.
사고가 난 건 새벽 4시 반쯤입니다.
양쪽 차 운전자 2명이 숨졌고 전기차가 폭발해 불이 붙었습니다.
운전자들이 모두 숨진 데다, 차를 돌리는 곳에 CCTV가 없어 경위 파악에는 시간이 걸릴 거로 보입니다.
[송윤용 / 경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장 : 한 50km 정도를 정상적으로 잘 갔거든요. 가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거기서 그냥 유턴을 해버렸어요. 유턴해서 거꾸로 올라갔던 길로 16km 정도를 밑으로 내려왔거든요. 그래서 그 지점에서 지금 사고가 났습니다.]
[앵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만취 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9살 배승아 양을 추모하는 현장입니다.
하나같이 입을 모아 안전 울타리 하나 없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승아 양을 포함해 4명을 친 만취 운전자는 구속됐습니다.
승아 양은 세상을 떠났고, 다른 친구 1명은 머리 수술을 받고 현재 중환자실에 있습니다.
뒤늦은 후회, 뒤늦은 사과.
피해자들에게 다 무슨 소용입니까?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게 어른들에게 남은 몫입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A 씨 : 너무 죄송합니다. 유가족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거듭 (드립니다.)]
열다섯 살 차이가 나는 막둥이를 잃은 오빠는 승아 양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오빠 생일로 해 둘 정도로 서로를 아꼈다며 울먹였습니다.
[배승아 양 오빠 : 좋은 곳 가서 행복하게 지내고 다음 생에도 오빠랑 엄마랑 같이 이렇게 만나서 그냥 같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사고 지점 바로 옆으로 화단 지지용 철제울타리가 설치돼 있었지만, 그나마도 2년 전쯤 화단만 남기고 철거됐습니다.
승아 양이 사고를 당한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김 안젤라 / 인근 주민 : 건너편 쪽으로 보면 가드레일 펜스가 다 쳐 있어요. 원래 다 그렇게 돼 있어야 하는 거였거든요.]
[앵커]
중앙선도 넘나들고, 어린이보호구역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만취운전자, 여기 또 있습니다.
만취 상태로 3km 가까이 위험천만한 음주운전을 이어갔습니다.
"위험하다, 빨리 출동해달라"
위험을 감지하고 뒤따르며 추격한 택시기사 신고로 붙잡혔습니다.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는데요,
면허 취소 수준이라 면허는 당연히 없어지겠습니다만, 다시는 운전대 잡지 말았으면 합니다.
이성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우회전하던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천천히 반대 차선 도로로 진입해 주행합니다.
하지만 똑바로 주행을 못 하고 차량이 옆으로 이리저리 휘청거립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중앙선을 침범하는가 하면 도로 옆 경계석과 부딪힐 뻔하기도 합니다.
이 차량을 추격하고 있는 사람은 택시 기사 A 씨.
[A 씨 / 음주 차량 추격 택시기사 : 차가 왔다 갔다 하면서 역주행했다가 제 차선을 못 타고 있어요. 경찰관 출동 부탁드릴게요. 사고 나겠다, 어어.]
차량을 운전한 사람은 26살 B 씨로 경찰 조사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인 0.104%로 확인됐습니다.
[A 씨 / 음주 차량 추격 택시기사 : 중앙선 침범하면서 고개 넘어갈 때 그곳이 스쿨존이 두 군데가 있어요. 다른 불법 주차 차량과 충돌 위험도 있었고 중앙분리대까지 다 밀 뻔했거든요.]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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