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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자처하는 청년들...고물가 속 카톡 '거지방' 인기

앵커리포트 2023.04.17 오후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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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 번뿐 이라며 외치던 '욜로'와 소비를 과시하던 '플렉스'가 유행하던 게 얼마 전이었는데요.


요즘은 이와는 대조적인 '짠테크'나 '무지출 챌린지'가 젊은이들 사이에 놀이문화처럼 확산하고 있습니다

2030세대들 사이에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의 이른바 '거지방'이 인기인데요.

한 달 지출 목표를 닉네임으로 쓰고 어떤 지출을 할 건지 대화 참여자들의 승인을 얻어 지출하거나, 지출 후에 합리적인 소비였는지 얘기하는 절약 정보 대화방입니다.

하지만 이름부터 '거지방'을 내세운 만큼 이 방에서 소비 승인을 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 목이 마른데 생수 한 병 사도 되겠냐고 묻자, 600원도 사치라면서 참았다가 회사 가서 마시라는 채팅이 올라옵니다.

생수도 안 되는데 담배 허락이 떨어질 리가 없죠.

담배 한 갑만 사겠다는 얘기엔, 흡연실에 가서 30초 동안 숨을 들이켜고 간접흡연을 하라는 답변이 달립니다.

절약을 재치있게 강권하며 일종의 놀이문화가 된 모습인데요.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절약은 소비와는 다르게 즉각적인 즐거움이 없어 쉽지 않은데, 이를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실천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한 이용자는 다른 사람들의 소비 행태나 혼나는 걸 보면서 자신의 소비를 돌아보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는데요.


고물가와 경기 부진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거지방' 놀이.

'해학의 민족'답게 힘든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극복하는 청년들이 재밌다는 반응이 많은데요.

하지만 혐오적인 표현인 '거지'라는 단어가 누군가에겐 상처를 줄 수 있는 만큼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눈에 띕니다.


YTN 윤보리 (ybr07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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